UPDATED. 2024-04-23 15:17 (화)
[인터뷰] 모든 존재와의 공존을 말하는 '지구별고양이'
상태바
[인터뷰] 모든 존재와의 공존을 말하는 '지구별고양이'
  • 신은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2.28 1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기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지구별고양이'와의 인터뷰
▲ '지구별고양이'에서 돌보고 있는 길고양이 중 한 마리

[소비라이프 / 신은주 소비자기자] 길고양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이 살기에 세상은 너무나 각박하다. 여기저기 난 도로들과 강추위, 그리고 겨우 튼 보금자리를 침범하는 사람들. 고양이들은 존재만을 이유로 고통을 받고는 한다. 이처럼 여러 아픔으로 고통 받는 고양이들을 돌봐주는 곳이 있다. 바로 ‘지구별고양이’다.

‘지구별고양이’는 고양이 카페로, 품종묘를 둔 여타 고양이 카페들과 달리 길고양이들로 가득하다. 또 하나 크게 다른 점은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카페는 갈 곳없는 고양이들에게 포근한 안식처를 제공하고 이들을 입양할 사람을 찾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구별고양이 직원은 모두 봉사자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지구별고양이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지구별고양이를 처음 시작한 조아연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구별 고양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과거 집에서 유기묘를 돌보고, 또 이 아이들을 입양 보내는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낯선 사람(입양자)을 만나고 그 사람의 집으로 가야 했는데, 이 부분이 서로에게 부담스러웠다. 열려있는 장소에서 누구나 유기묘를 볼 수 있고 유기묘 상담도 진행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양이 카페를 생각하게 되었다.

직원들이 무급 봉사자인데, 이를 가능케 한 내부 체계는
처음에는 혼자서 입양상담을 진행하고 유기묘를 구조하고 병원비를 담당했다. 사실상 혼자 힘으로는 물질적인 부분과 육체적인 부분 모두 힘들었다. 그러다가 단골손님 한 분이 수요일마다 카페 일을 도와주게 되었고, 그렇게 한 명 한 명 봉사자가 늘어났다. 그렇게 지금까지 지구별고양이가 이어질 수 있었다. 현재 입양 상담을 진행하는 직원은 총 세 명이고, 카페에는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구별 고양이를 이어나가며 가장 힘든 부분은
병원비가 힘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품에 안았던 고양이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이다. 그럴 때면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럴 때는 입양을 가서 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사진을 본다. 이처럼 심적으로 힘겨운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지구별 고양이를 이어나가며 가장 뿌듯했던 일은
심하게 아팠던 아이들이나 사람을 지나치게 경계했던 아이들, 이러저러한 이유로 새로운 가족을 찾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입양을 가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기쁘다. 언제나 행복을 주는 일이다.

지구별 고양이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입양을 생각한다면 고양이에 대해 공부도 해야 하고, 고양이를 키워서 좋을 점보다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인지했으면 한다. 후에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시간이 지나더라도 고양이들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입양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

지구별 고양이를 방문하지 않아본 이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현재 많은 고양이 카페가 있고 이 순간에도 많은 고양이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안에서 많은 유기묘 카페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 유기묘 카페는 다른 고양이 카페에서 볼 수 있는 품종묘보다는 길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이 많다. 그런 고양이들에게도 많은 매력이 있으니 이를 알아주었으면 한다.

지구별 고양이에 대한 소신, 혹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지구별고양이만이 아니라 개인으로 유기묘를 도우거나 하는 쉼터에서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많은 고양이들을 입양 보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두 마리를 보내더라도 얼마나 잘 보내는지가 더 중요하다. 또한, 입양을 간 아이들의 모습도 계속해서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팠던 고양이들이 따스한 공간에서 사랑을 받으며 지낼 수 있는 지구별고양이는 여전히 유기묘들의 많은 아픔을 품고 있다. 사람의 고통과 고민이 다양하듯이 고양이의 상처와 아픔도 그러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공감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반려동물을 하나의 유희거리 혹은 자랑거리로 여기지 않고 진정 함께 많은 것을 나누고 사랑할 존재로 여겼으면 한다. 여러 존재들과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뤄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