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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를 통해 알아보는 신문기자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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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자를 통해 알아보는 신문기자의 모든 것
  • 천보영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1.21 0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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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신문기자의 솔직담백한 기자의 삶에 대한 목소리
[소비라이프 / 천보영 소비자기자] 많은 학생들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기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기자는 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다닌다”, “기자는 24시간 일하는 직업이다” 등의 편견이 생길 정도로 기자의 삶에 대한 적지 않은 오해가 있다. 필자는 지난 2일 대형 신문사의 현직 신문기자 A씨를 만나 실제 기자의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하는 그 인터뷰이다.
 
천보영 소비자기자 : 안녕하십니까, 소비라이프의 천보영 소비자기자입니다. 저는 대학생 신분의 시민기자로서 약 4개월간 기사를 써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기자의 삶은 어떨지 궁금하여 이렇게 찾아 뵈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현직 기자 A씨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B신문사 A기자입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답변하겠습니다.
 
천보영 소비자기자 : 감사합니다. 우선 첫 번째 질문입니다. 기자가 되기 전에 생각했던 삶과, 실제로 기자가 된 후의 삶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현직 기자 A씨 : 저는 앉아서 오랫동안 무엇을 하는 것을 싫어해서, 앉아서 글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취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정말로 직접 나가서 취재하는 시간이 많아요. 취재하는 시간이 50%라고 치면, 나머지 반은 앉아서 기사를 작성하는 시간입니다.
 
▲ 사진 출처 : pixabay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다면 신문기자의 구체적인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현직 기자 A씨 : 9시에 출근을 하고 그날 취재하고 써야할 기사에 대한 아이템을 구상합니다. 그런데 보통 아이템 구상은 전날에 해 놓습니다. 그 후에 기사에 쓸 내용에 대한 계획서를 올린 다음, 데스크에 갑니다. 데스크는 각 취재 편집 부장님과 국장님들과 모여서 오늘 지면을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하는 시간을 갖는 장소입니다. 계획서를 승인 받으면, 그 아이템에 대한 취재를 하고, 만약 아이템에 대한 세부적인 피드백이 주어집니다. 다른 주제나 아이템으로 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지면 그 아이템으로 취재하게 됩니다. 데스크 회의가 끝나면 부서회의를 합니다.
 
오전 10시쯤이 되면 기자들이 취재를 하러 나갑니다. 보통 본인에게 정해진 출입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교육분야 출입처는 교육청인 것이죠.  회사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저희 신문사의 경우 기사 마감은 5시입니다. 인터넷 신문사는 취재 하자마자 바로 올려야 하지만 저희는 종이신문도 발행하는 신문사이므로 5시에 마칩니다. 신문발행 기계가 돌아가는 시각은 9시 반 부터이죠. 5시에 신문기자의 모든 일과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내일 쓸 기사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죠. 계획업무까지 마무리 되면 자유시간입니다.
 
따라서 신문기자는 생각보다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직업으로 손꼽혀지기도 합니다. 주변에 결혼하시고 아이를 키우시는 선배님들께서도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들 하십니다.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군요, 제가 생각했던 신문기자는 급하게 끼니를 때우며 24시간 긴장하며 일해야 하는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인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현직 기자 A씨 : 방송기자나 인터넷 신문사의 기자의 경우 사건 사고가 터지면 바로바로 취재해서 알려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밤샘 취재도 하고 갑자기 취재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신문기자는 어찌됐든 아침에 신문이 배포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취재나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는 방송기자나 인터넷신문 기자에 비해 드문 편이죠.
 
▲ 사진 출처 : pixabay
 
천보영 소비자기자 : 많은 취준생과 학생들은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기자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학점, 작문 및 논술실력, 어학능력, 자격증, 성격 등의 역량들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역량은 무엇입니까?
 
현직 기자 A씨 : 기자는 가장 최우선적으로 인간관계 능력이 좋아야 합니다. 기자는 처음만난 사람과도 밥을 잘 먹을 줄 알아야 하고, 상대방을 편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하는 직업입니다. 더불어 기자라는 직업이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여 정의롭고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안 좋은 이야기도 서슴없이 써야 하죠.
 
그런데 안 좋은 이야기는 보통 친해져야 많이 들려온다고들 합니다. 따라서 벽을 허물고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대하는 법’을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너무 가까워지거나 친해지게 되면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이 종사하는 기업 또는 기관의 어두운 면을 기사로 쓰기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적절한 거리를 두되 절대 타인을 상대로 ‘갑질’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또 너무 굽신거려서도 안 되죠. 오로지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객관적이면서도 친근하고 자신감 있게 사람들을 잘 대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특히 언론, 방송 쪽이 인맥과 인간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분야이므로 이점을 유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자리도 잘 견뎌야 하고, 담배를 펴야 친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힘들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인간관계능력을 갖춰나간다면 문제없습니다.
 
▲ 사진 출처 :pixabay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군요, 하루아침에 얻기는 어려운 역량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작문 실력이 가장 중요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현직 기자 A씨 : 맞아요, 작문실력은 사실 입사시험 때 논술 시험 외에는 회사에서 다 가르쳐줍니다. 작문에 서툴던 신입사원들도 몇 개월의 교육 후에는 다들 비슷하게 기사를 잘 씁니다. 요즘은 논술 시험을 폐지하는 신문사들도 있답니다. 작문실력은 교육 후에도 충분히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죠.
 
천보영 소비자기자 :  기사작성에 대해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좋은 기사란 어떤 기사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직 기자 A씨 : 음, 좋은 기사란 사실에 입각해 객관적으로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라면 편향적인 사고를 갖지 않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사를 작성해야 하죠.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군요, 그런데 기자는 사회의 부조리한 것들을 파헤쳐 국민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그렇다면 완벽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기사를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현직 기자 A씨 :  맞아요, 그 점이 기자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죠. 어떤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써야할 때는 상반된 입장의 근거를 모두 기사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더라도 써야하죠. 그렇게 작성한다고 해서 기자로서의 본분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이 사건을 중립적으로 마주했을 때, 뚜렷한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국민들 또한 같은 상황에서 저와 같이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믿는 것이죠.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군요, 제가 쓴 기사는 저의 의견이 다분히 포함된 글인 경우가 많았는데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 드리겠습니다. 저의 전공은 신문방송학과입니다. 따라서 전공과 기자라는 직업이 연결되는데요, 경영학과이면 경영 쪽 기사를 다루는 경영전문기자, 건축과이면 건축 및 부동산 관련 기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더 전문적이라 좋을 것 같은데, 만약 비동일계열인 학생들도 전문 분야의 기자가 될 수 있나요? 예를 들면 교육학과를 졸업하지 않았는데, 교육 관련 기자가 될 수 있나요?
 
현직 기자 A씨 : 네 가능합니다. 굳이 그 분야의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기자 활동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법이나 의료 쪽은 전문적 자격이나 학위가 없다면 기자로 활동하는데 아무래도 제약이 있습니다.
 
천보영 소비자기자 : 아하 그렇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조심스러운 질문일수도 있습니다만, 저희 인터넷 신문사에서는 타인의 글을 베껴온 기사는 승인이 되지 않는데요, 실제로도 기사를 베껴서 쓰는 경우가 있나요?
 
현직 기자 A씨 : 네, 안타깝게도 정말 많습니다. 기사를 사오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티 안 나게 말만 바꿔서 기사로 작성하도록 지시받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직접 취재하지만, 취재를 하지 못했는데 어쩔 수 없이 꼭 넣어야 하는 사건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개선되어야 할 점이지요.
 
천보영 소비자기자 : 그렇군요, 기사도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인데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님, 기자 지망생인 학생들과 취준생들의 궁금증을 솔직담백하게 풀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취재에 흔쾌히 응해주신 점도 정말 감사합니다.
 
현직 기자 A씨 : 아닙니다. 도움이 되었을지 잘 모르겠네요. 꼭 기자가 되셔서 회사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든 기자 지망생 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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