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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프락치’ 문화, 새내기들에게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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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프락치’ 문화, 새내기들에게 도움될까
  • 서재현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1.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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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분위기 완화시켜주기도 하지만 새내기 속인다는 비판도

▲ 사진 : Pixabay

[소비라이프 / 서재현 소비자기자] 19학번 새내기들의 대학 합격 공지가 난 후, 꾸준히 대학 내에서 과 별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 생성되는 새내기 톡방에 기존 재학생들이 몰래 들어가 새내기인 척 연기를 하는 ‘프락치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프락치(Proxy)란 일반적으로 타인을 위해 행동하거나 발언할 권한을 부여 받은 사람을 일컫는 표현이다. 새로 생성되는 새내기 단톡방에 몰래 들어가 있는 역할을 하는 선배들을 ‘프락치’ 혹은 ‘엑스맨’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프락치 문화가 과연 새내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 대학 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우선 프락치 문화의 긍정적인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 새내기들의 빠른 적응을 돕는 것이 프락치들의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프락치들은 단톡에서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자 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요즘 근황을 묻거나 사는 곳 혹은 출신 지역을 묻는 등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내어 새내기들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새내기들 모두가 함께 궁금해 할만한 내용들을 대표로 ‘선배’에게 물어보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불어 새내기들이 선배와 처음 대면하게 될 공식 과 행사 이전에 새내기들끼리 먼저 만날 수 있도록 모임을 주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프락치 문화는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새내기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도우며 선배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순기능이 있다.

프락치 문화를 비판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리 선한 의도로 프락치를 자처해도 새내기들을 속인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 재학생은 과거 신입생 때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대학 입학 후 겨우 친한 친구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 친구가 프락치 역할을 하는 선배임을 알게 되었을 때 불쾌함을 느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간혹 프락치가 너무 티 나게 컨셉을 잡고 연기를 하는 것 때문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호소하는 등, 프락치 문화는 신입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재학생들의 재미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프락치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프락치 개인의 역량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프락치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새내기들의 적응을 돕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프락치임에도 새내기 톡방 내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으면 새내기들을 감시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풍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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