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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호] 식용곤충 ‘입 안으로’…미래 고단백 식품으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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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호] 식용곤충 ‘입 안으로’…미래 고단백 식품으로 각광
  • 한기홍 기자
  • 승인 2018.12.13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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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올해 4월 식용곤충 시리얼 출시

[소비라이프 / 한기홍 기자] 오늘도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는 굶주림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의 식량 생산량이 전체 인구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굶주림의 땅은 범위를 넓혀갈 것이며, 그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 역시 점점 빠르게 늘어갈 것이다.

식량난 해결 위한 대안으로 떠올라
영화 ‘설국열차’는 ‘맨 끝 칸’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을 먹는 장면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메뚜기, 개구리, 번데기 등을 먹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 장면을 편하게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 우리 삶이 기후변화, 물 부족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 식량마저 부족해진다면 얼마든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다. ‘식용곤충’은 그런 때를 대비해 제법 오래 전부터 대체식량으로 활발하게 논의 돼 왔다.

전 세계가 곤충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초 제주도에서는 식용곤충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려 다시 한번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이번 ‘식용곤충 특별전 및 심포지엄’은 미래식량으로서 곤충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특별전에는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를 비롯해 살아있는 곤충 4종과 식용곤충으로 만든 초가굼벵이 등 20여 개 업체에서 개발한 제품이 전시됐으며 시민들이 곤충 요리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또한 심포지엄에서는 △식용곤충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식용곤충 산업 동향 및 안전성 확보 방안 △해썹 적용 방안 △제주 곤충자원 현황과 이용 방안 △식용곤충 안전 생산 및 상품화 사례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종합토론 시간에는 식용곤충 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의견을 나누며 제주의 식용곤충 영농조합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이번 심포지엄의 제안들을 바탕으로 소비자, 생산 농가, 산업체와 협력해 식용곤충의 안전성과 표준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지바·쿠키 등 식품 개발
식용곤충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인 동시에 단백질이나 오메가3와 같은 풍부한 영양분을 갖춘 식량이라는 점, 비교적 작은 사육 공간과 적은 사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에 환경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는 다양한 식용곤충 상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까지 종자보급센터를 설립, 한국곤충식량 시장에 대한 발전을 도모하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70~80년대 먹을거리가 부족해 간식으로 챙겨 먹던 곤충이 이제 어엿한 산업 아이템이 된 것이다. 곤충을 이용한 에너지바·쿠키·파스타·마카롱 등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소나 닭처럼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농가가 생기고 있고, CJ제일제당 등 대기업도 곤충 식품 연구 개발에 뛰어든 실정이다.

곤충이 미래식량으로 떠오른 것은 무엇보다 식량난 때문이다. 지금 같은 추세로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면 2050년 세계 인구는 현재의 70억 명을 넘어 90억 명이나 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금도 전체 인류의 6분의 1이 굶주리고 있는데 20억 명이나 늘어나면 식량난은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경작지를 무작정 넓힐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설사 넓힌다 하더라도 고품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구할 방법은 막막하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길러서 먹는’ 식용곤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소고기보다 영양 뛰어나
식용곤충의 단백질 함유랑은 소고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마그네슘·칼륨 등 무기질이 많아 신규 식품소재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핫’한 산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의 식용곤충산업 역시 지난 2015년 60억 규모에서 오는 2020년 1,014억 원 규모로 급격한 성장이 전망되며 농업분야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국내 곤충식품산업은 2016년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쌍별이(쌍별귀뚜라미),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애(장수풍뎅이 유충) 등 옛날부터 식용으로 쓰였던 곤충 4종이 일반식품원료로 인정되면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됐다. 

곤충은 일반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영양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생산에 따르는 환경 파괴 요소가 적다. 게다가 식용곤충의 단백질 성분은 58~80%에 이르며, 기존 육류 단백질원에 없는 식이섬유와 필수아미노산, 비필수아미노산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현존 단백질원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 물 1만 5,400리터를 사용해야 한다면 식용곤충의 경우에는 사용되는 물이 아예 없거나 최대 3,700리터 수준에 불과하며, 생육기간이 짧아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제점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한우 4.2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자동차 1대에 맞먹는 반면 곤충은 그런 문제가 없으며 소처럼 넓은 사육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곤충으로 소를 대체 하는 게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얘기다.

이마트, 식용곤충 시리얼 판매
식용곤충이 미래식량으로의 가치와 기존 가축 대비 친환경성, 사육의 효율성 등에서 부가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에서 곤충을 이용한 식품사업이 서서히 몸을 불리고 있다.

이미 지난 2016년 식용곤충을 주재료로 하는 레스토랑이 문을 연 바 있으며, 올 4월부터는 이마트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미래식량인 식용곤충 시리얼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과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분말상태의 곤충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서서히 ‘먹는 곤충’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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