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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호] 4차 산업혁명시대,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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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호] 4차 산업혁명시대,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 추진해야
  •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 승인 2018.11.2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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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최근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찬성 측은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과 새로운 기술 기반의 글로벌 공유경제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 측은 면허를 소지하지 않은 카풀 기사들은 승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며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흔드는 카풀 서비스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신 시장이 창출되면 기존 시장은 침식당할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기득권을 가진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의 갈등이 유발된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제2, 제3의 카카오 카풀 서비스 논란이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러한 갈등을 상생의 길로 조정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책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새로움의 기본 방향은 국민의 편익을 기반으로 해야만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성공적인 국민 중심의 산업혁신 정책 수립을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 기존의 공급자 이득이 아닌 소비자 편익이 우선되는 정책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기술 등장에 따른 신·구 공급자 간의 갈등에서 기득권 집단의 저항에 밀려 정책 혁신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포용성장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전 세계 191개 국가, 3만 4,000여 개 이상이 도시에 진출해 있는 에어비앤비는 창업한 지 10년이 채 안됐지만, 이미 3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보유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도시 민박업자들이 불법 영업을 하거나 우회 등록해 영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기존 숙박업계 등과의 마찰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다소간의 마찰이 있을지언정 정책의 방향은 변화와 혁신을 지향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소비자의 편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소비자의 권익이 중심이 되는 데이터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연료로 미래 기술 구현의 기반이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데이터를 공유·유통하고 활용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데이터 이용률은 7.5%에 불과하다. 데이터 유통도 개별 기업 중심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거래제도 역시 미비한 상태이다.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하게 잘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위험만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개인정보는 최대한 보호하되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는 활발하게 거래되도록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개인의 정보와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제도 장치는 강화하되, 한편으로는 데이터 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해야 한다.

셋째, 복잡하고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해·활용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교육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 급격한 기술 변화에 취약한 국민들이 소외된다면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달성할 수 없다. 특히, 고령층, 사회 취약계층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고 있기에 디지털 리터리시 교육을 강화해 기술 활용 부분에서 취약한 소비자 편익도 지켜나가야 한다.

이미 경쟁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 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혁신 생태계 마련을 위해서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특정 이익집단이나 공급자가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다면 결국 소비자의 외면 속에 소멸되면서 국가 경제 쇠락에 일조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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