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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냉장고’ ‘습기찬 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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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냉장고’ ‘습기찬 세탁기’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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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가전업체와 소비자간에 갈등이 심심치 않게 일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고급 냉장고에 초파리가 들끓고 세탁기가 작동하지 않는 것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다. 하지만 더욱 갈등을 부채질 하는 것은 이들 제조업체가 ‘나몰라라’라는 반응을 보이며 소비자 잘못으로 떠밀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보증기간 지난 뒤 발견한 ‘불량’
경기도 안양시 가정주부 이 모(28세) 씨는 지난 2007년 11월 혼수용으로 A사 냉장고를 185만원에 구입했다.
이후 한동안 이상없이 사용했으나 이듬해 7월 냉장고를 열어 보니 초파리가 죽어 있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음식물 보관을 잘못해 파리가 꼬인 것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냉장고에는 매년 여름마다 초파리가 발견됐으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분명히 지난 2년 동안 “음식물 따라 파리가 들어간 것”이라는 A사 측 A/S기사의 말만 믿고 조언대로 냉장고 청소를 실시해 왔다고.
이달 초 A/S기사의 제의로 스팀청소를 다시 하고 음식물을 다 꺼낸 뒤 한동안 사용하지 않는 실험을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A사 측은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이 씨에게 감가상각 비용을 뺀 후 보상해주겠다고 주장했다. 제품의 하자는 인정하지만 품질보증기간 1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5일 늦게 온 A/S기사 “진작 말하지”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박 모(여·38세) 씨는 지난 2008년 혼수용으로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이성) 클라쎄 세탁기 'DWD-T125WWG'를 할인가 70만원에 구입했다.
박 씨는 최근 세탁을 위해 전원을 켜다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작동 표시부에 습기가 가득 차 있는 데다 코드를 꽂으면 ‘딕딕딕’ 소리만 울리고 작동이 되지 않았던 것.
박 씨는 당장 대우일렉트로닉스 측에 수리를 신청했다.
그러나 일이 밀렸다며 5일이 지나서야 방문한 A/S기사는 오히려 “배관이 파열돼 회로가 전부 손상됐다. 조금만 빨랐어도 회로판을 살릴 수 있었는데 왜 진작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고. 만약 세탁기 코드를 계속 꽂아둔 채로 두었더라면 회로판이 합선 됐을 수도 있었다는 게 A/S기사의 설명이었다.
박 씨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17만6천원이나 되는 수리비였다.

책임 회피하는 태도에 더 화 나
박 씨는 “솔직히 하자를 인정했으면 이렇게까지 항의 안 하는데 자꾸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늑장 A/S로 문제를 더 크게 만들고도 에어컨 수리 때문에 늦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해 더욱 화가 났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정확한 하자원인은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급수벨브 문제로 작동표시부에 습기가 찬 것이지 제품 자체의 결함이 아니다”라며 “방전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어느 가정의 세탁기든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리비의 경우 적절하게 책정된 가격에서 14만1천원으로 20% 할인 해주기로 한 것을 고객이 거부했다”라며 “다만 A/S가 늦었다던지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사실인 만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안광석 기자 novus@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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