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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하드디스크 고장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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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하드디스크 고장 나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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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문고

새로 산 하드디스크 고장 나
데이터 몽땅 날아가면 누구 책임?

소중한 개인정보가 몽땅 날라갔는데 판매자는 하드웨어만 취급한다며 나몰라라 하고 있어요.”
PC 하드, 휴대폰, 노트북 등 데이터 저장 장치가 고장 나거나 교체 도중에 개인 데이터가 송두리째 날아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업체들이 이 같은 피해를 복구해줄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규정 탓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저장의 경우 모든 사무용기기에 보편화된 추세나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 등에는 하드웨어 손상 보상규정만 마련돼 있을 뿐 데이터나 소프트웨어 훼손관련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소중한 데이터를 잃은 소비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데도 관련 업체들은 ‘보상과 복구의 의무가 없다’며 팔짱만 끼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물론 HP, 웨스턴 디지털 등 외국 기업들의 제품을 구입했다가 고장으로 데이터를 날렸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라고 있지만, 업체들이 적극적인 보상에 나서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알고보니 손쉬운 복구…“규정 없어서 안해”
경남 마산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26세) 씨는 몇 달 전 국내 유명 업체 A사에서 구입한 PC 하드디스크가 고장을 일으켜 저장해 둔 정보가 몽땅 날라가는 일을 겪었다.
항의를 했더니 고객서비스센터 측도 하드디스크가 불량인 점을 인정하며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저장정보를 복구해달라고 하자 회사 측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내부규정상 데이터는 복구를 해줄 수 없다고 했다.
A사에 따르면 PC 구입 전 배포한 사용설명서에도 데이터 유실 피해 예방 관련 문구가 기재돼 있다는 것.
김 씨가 “일일이 그런 문구를 확인하고 PC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요즘 어디 있느냐. 더욱이 PC 소유자인 언니는 만삭인 상태라 확인할 여유조차 없었다”고 거듭 항의해 봤으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이후 김 씨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제보하고 난 뒤 업체는 “관련 규정은 없으나 고객만족 차원에서 A/S를 결정했다”며 데이터를 복구해줬다.
김 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제품불량은 인정해 놓고도 처음부터 복구할 수 있는 것을 규정 때문에 안 된다고 하다가 번복한 사실이 고객을 우롱한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제품교환은 가능, 정보복구는 안돼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석 모(남·44세)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최근 석 씨는 세계적인 하드디스크 생산업체 B사의 2테라바이트짜리 고용량 하드 드라이브(사진)를 구입했다. 이후 이틀에 걸쳐 기존 PC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새로 산 하드에 옮기는 작업을 수행했다. 오랜 숙원이었던 하드를 구입했다는 기쁨도 잠시, 다음날 PC를 켜보니 새 하드에 담긴 정보가 인식되지 않았다.
석 씨는 당장 B사의 고객센터에 항의전화를 걸었다. 업체 측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다”며 반품하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답변했다. 물론 날아간 데이터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며 복구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석 씨가 “소비자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제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하드를 판건데 피해부분을 보상해 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계속 항의해봤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석 씨는 자비로 수십만 원을 들여 개인 데이터를 복구해야 했다.

현행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는 PC 주변기기 등을 사무용기기로 분류해 1년의 품질보증기간과 물품교환, 구입가환급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구입 도중에 생긴 하자라든지, A/S 중 생긴 피해유형도 명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중에는 제조업체 실수에 의해 데이터가 사라진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 기준이 없는 상태다.
관련 업체들은 사용설명서마다 피해 예방을 위해 '중요한 정보는 USB 등 외장디스크에 저장해야 한다'고 표기는 해두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이를 확인하지 않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관련 피해가 생길 시 소비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업체 측과의 합의 내지 소송을 통한 방법 외에는 길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외국업체들에서도 데이터 피해 보상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태며 소비자들은 불편하더라도 사전에 USB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백업 받아두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안광석 기자 csnews@csnews.co.kr

따르릉
모범직원상으로 받은 정수기 A/S 거부
정수기에서 물이 새는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해당업체가 책임을 미루고 A/S를 거부했다며 소비자가 불만을 터트렸다. 경북 포항시에 거주하는 박 모(남·32세) 씨는 지난 2005년 A사 정수기를 상품으로 받았다.
당시 해당 업체 계열사에 근무했던 박 씨의 아내가 모범직원상으로 받은 것이라 당장 쓰지 않고 있다가 몇 년후 업체에 의뢰해 부산에 있는 처가에 설치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후 ‘쉭쉭’ 소리와 함께 정수기에서 물이 대량으로 새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바닥 마감재(합판마루)가 부풀어 올랐고 정수기가 있던 자리의 마감재는 썩어들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박 씨는 2년 전 정수기를 설치해줬던 담당기사 장 모 씨에 수리를 의뢰했다. 그 결과 필터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명됐다.
장 씨는 필터가 터진 것이지 설치문제는 아니라면서 “정식으로 멤버십 가입이 안 돼 있어 수리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박 씨가 연거푸 서비스센터에 유선상으로 항의해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멤버십 서비스란 무상기간이 끝난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주기적으로 정수기 제품 등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박 씨는 “필터문제면 제조업체 과실 아니냐. 멤버십이 아니라는 이유로 A/S를 못받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렇다고 업체 측에서 멤버십 관련 안내를 해준 적도 없다’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멤버십 소비자가 아니라고 A/S가 안 되는 경우는 없다”며 “자세한 경위를 파악중이지만 해당 제품 필터의 경우 오래동안 가동하지 않다가 갑자기 수압을 받아 파손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멤버십 관리 서비스의 경우 제품 관리상 요금이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강요사항은 아니다”라며 “이를 미리 소비자에게 알리는데 해당고객과 가입자가 아닌 다른 가족에게 설명하면서 커뮤니케이션상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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