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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결함으로 소비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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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결함으로 소비자 울상!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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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자동차 결함으로 소비자 울상!
“수입차 못 믿겠고 국산차 AS 어렵고”

운전자들이 값비싼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은 과시욕 못잖게, 품질과 안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수입차는 고장이 잘 나지 않고, 사고 때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최근 벤츠와 폭스바겐, 푸조, 혼다 등 유럽과 일본 자동차의 특정 모델에서 동일한 결함이 반복돼 소비자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해당 차량 포털 동호회, 그리고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는 각 모델에서 발견되는 공통 결함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벤츠는 동절기 CDI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시동 꺼짐 △혼다는 고속 주행을 할 때 발생하는 소음 △폭스바겐은 시동 꺼짐을 유발하는 디젤차 변속기 △푸조는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변속기 등의 문제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벤츠 겨울철 시동 불량 “연료 탓”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젤 차량이 날씨가 추운 동절기에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꺼지는 고장이 잦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포털 벤츠동호회와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시동 불량은 벤츠의 220CDI와 280CDI 모델에서 주로 발생한다.
동호회 회원 A씨는 “작년 겨울 강원도를 찾았다가 이른 아침 시동이 걸리지 않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연료필터 쪽에 뜨거운 물을 10여 분 간 붓고서야 시동을 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디젤 연료의 파라핀 현상으로 시동 불량이 발생하는 것일 뿐, 차량 결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동 불량으로 입고된 차량을 분해해 보니 연료가 굳어있더라. 연료주입이 안 된 차량은 당연히 출력저하로 시동 불량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서비스센터를 찾으면 무상 수리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올해 설 연휴에 시동 불량 고장을 겪었다는 또 다른 동호회 회원 B씨는 “당시 기온이 영상이었고, 주변에 함께 있던 투싼, 싼타페 등의 다른 디젤차들은 시동 불량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회사 측은 제작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디젤연료인 경유의 경우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연료에 녹아있는 파라핀 왁스라는 물질이 빠져나와 뿌옇게 흐려지며 알갱이를 생성, 연료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그리고 이 알갱이들은 연료필터를 막아 시동 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경유가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하는 온도를 운점이라 하는데 우리나라는 겨울철인 11월 15일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 규정된 운점(영하 16도)을 적용한 경유를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폭스바겐 “가다 서다 하다가 꺼진다”
TDi 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해서는 저속 구간에서의 변속 시 시동이 꺼진다는 집단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11월 폭스바겐의 2010년형 제타TDi 차량을 구입한 서울의 박 모(남)씨. 구입 일주일 만에 차량의 시동이 꺼져 변속기프로그램을 초기화 하는 정비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3일 시동은 또 다시 꺼졌다.
박 씨는 “차가 막히는 저속 구간에서 30분에서 1시간 가량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경우, 차에서 울컥거림이 발생하고 곧 시동이 꺼지게 된다. 언덕에서 더욱 심하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시동이 꺼지는 하자를 지적하는 운전자들은 박 씨 외에도 인터넷 포털 동호회와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시동이 꺼지는 결함 사례를 수집하는 카페도 등장했다. 현재 130여건의 사례가 각 동호회를 통해 수집돼 있다. 이들은 “파사트, 골프, CC, 티구안 등 폭스바겐 거의 전 차종의 TDi에서 시동 꺼짐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사 측은 저속 변속 중 오류가 발생하는 제작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입 모으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폭스바겐 차량의 시동을 자의적으로 꺼트리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시동 꺼짐 결함을 많이 겪었음을 반증한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변속기를 수동으로 전환해 2단에서 출발할 경우 엔진 부하로 시동이 꺼지는 것 같다. 이 같은 문제로 리콜 된 사례는 없으며, 현재 소비자들의 불만을 인지해 정밀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푸조 차량 변속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006년 푸조의 하드탑 컨버터블인 ‘307cc’을 구입한 김 모(남)씨는 작년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 동안 1주일 간격으로 고속도로 주행 중 기어가 빠지는 고장을 겪었다.
130만원을 들여 한 차례 변속기 유압조절 밸브를 수리했지만 기어가 빠지는 고장의 재연은 막을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서비스센터를 찾은 김 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됐다. 변속기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700만원의 수리비용을 안내받았기 때문. 김 씨는 “3년 6개월간 겨우 4만6천km 밖에 타지 않은 차량의 변속기가 잦은 고장에 시달리더니 이젠 통째로 갈아야 한단다. 두 달 새에 변속기 수리비로만 1천만원이 들게 생겼다”고 분개했다.
변속기 문제는 비단 김 씨의 307cc 차량만의 문제가 아니다. 포털 동호회에는 푸조 차량의 변속기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다. 회원들은 게시판을 통해 “푸조는 기어를 넣을 때 차가 퉁퉁 튀는 느낌이다”, “변속기가 전반적으로 약해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 같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푸조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푸조 차량의 미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내 브랜드도 마찬가지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특정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리콜 요구도 봇물 터지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구형 수동모델의 플라이휠 변형 △기아차 로체이노베이션은 엔진 소음 △GM대우차 라세티프리미어는 자동변속기 기어비 △쌍용차 액티언 및 액티언스포츠는 변속기의 원활한 작동 문제 등이 소비자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음 등 일부 결함은 개인의 감성이 개입될 수 있다. 하지만 한둘의 불만이 아닌 결함에 대한 집단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제조상의 하자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측은 적극적인 자세로 귀 기울여, 리콜 등의 실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로체이노베이션은 경유 차”?
기아자동차 로체이노베이션의 경우 엔진 소음이 가장 큰 불만이다. 카포털 회원 A씨는 2010년형 로체이노베이션의 차주. 그는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지 않은 공회전 상태일 때 차량 엔진에서 ‘타타타탁’처럼 체인 도는 소음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유차라는 웃지 못 할 질문까지도 받았다”며 “차 때문에 원형탈모 생기겠다”고 탄식했다.
로체이노베이션의 엔진 소음 문제는 포털 동호회인 마이로체클럽에서도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동호회 회원 B씨는 “아침 차를 타고 집을 나서면 얼마지 않아 엔진에서 ‘웅웅’거리는 소음이 발생한다. 또 소음 때문인지 몰라도 언덕을 오를 때는 차량의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리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아차 측은 “로체의 경우 쏘나타와 같은 쎄타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소음 문제는 개인 감성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문제다. 회사 측이 파악하고 있는 소음 관련 민원은 없다”고 일축했다.

현대 싼타페 “클러치 망가질라”
현대자동차의 2003년식 수동 싼타페를 가진 성남시 신흥동의 이 모(남·48세)씨. 이 씨는 수동 싼타페 차량에 대해 클러치의 내구성과 이에 따른 플라이휠 열변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1, 2단의 저단에서 차량에 힘이 없고 코너링을 하거나 언덕을 오를 때 클러치를 많이 밟아야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이 같은 주행 방식 때문에 클러치가 많이 닳게 되고 열이 발생해 맞물려 있는 플라이휠이 열변형을 일으킬 가능성 또한 높다는 것이다. 클러치는 소모품이지만 플라이휠은 폐차 시까지 사용가능한 내구성부품이다. 이러한 문제는 현대차도 인식하고 조치를 취했다. 2004년 차량의 기어비를 재조정함과 동시에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에게 수동변속기와 플라이휠을 무상 교체해 줬다. 다만 클러치는 소모품이라 무상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기서 잡음이 발생했다. 이 씨는 “폐차 할 때까지 20만원 가량의 클러치를 3~5번 정도 갈아야 한다. 기어비를 재조정하기 전의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클러치 열로 인한 플라이휠 변형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1회만 무상 교체해 주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다. 현대차는 문제 차량을 제작한 것에 책임을 지고 리콜을 실시하던지, 플라이휠의 무상AS를 계속 해줘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통상 플라이휠을 한 번 교체하는 데는 공임비 포함 1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현대차 측은 “플라이휠 변형 결함에 개선품 무상 교환을 실시했으며, 이후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싼타페 동호회인 싼타페사랑동호회(www.santafelove. com)에서는 이 씨와 같은 문제를 겪는 소비자들이 즐비했다. 게시판에는 싼타페 클러치의 설계상 제작결함 문제를 지적하는 원성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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