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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호] 책 ‘듣는’ 시대, “오디오북은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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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호] 책 ‘듣는’ 시대, “오디오북은 진화 중”
  • 한기홍 기자
  • 승인 2018.09.0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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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한기홍 기자] 스마트폰에 매달려 짧고 순간적인 정보를 흡수하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한 현대는 이른바 ‘디지털 시대’다. 책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일상은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들로 채워졌고, 우리는 이미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책을 좀 더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작가·연예인의 목소리를 입힌 오디오북이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독서율 줄어도 전자책 이용 늘어
책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시각과 청각으로 정보를 전하는 매체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가상의 영역에 머물며 스스로의 생각과 사고를 요구하는 독서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바쁜 생활로 인해 순수하게 ‘책만’ 읽는 시간을 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초 발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도서(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이는 지난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 학생은 3.2% 감소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사람은 성인 24.5%, 학생은 49.6%여서 독서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평균 13.8권으로 지난 2015년 14권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이책 독서량은 성인 평균 8.3권으로 2015년 9.1권에 비해 0.8권 줄었지만, 독서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종이책과 전자책 독서시간(성인 평균 평일 23.4분, 주말 27.1분, 학생 평균 평일 49.4분, 주말 68.1분)은 2015년 대비 성인의 경우 평일 0.6분과 주말 1.8분, 학생의 경우 평일 4.4분과 주말 9.2분이 증가했다. 게다가 연간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4.1%, 학생 29.8%로 성인과 학생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어떤 형태로든 독서 환경만 간편해진다면 독서자의 독서량은 더욱 증가할 수도, 어쩌면 전체 독서 인구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독서환경 조성 정책’ 분야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역의 독서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독서활동 지원 △다양한 독서동아리 활성화 △국민 참여 독서운동 전개 △다양한 매체에서 독서 권장 등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책 ‘들으며’ 다른 일도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면에 있어 유용한 도구를 마련해 줬다. 특히 전자책과 오디오북 같은 미디어 출판물들은 상호 매체적, 상호 문화적인 독서를 가능하게 했다. 이제 독자들은 때와 장소, 편리나 목적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독서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요즘에는 책은 ‘읽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운전, 요리, 아이를 볼 때 등 일상에서도 오디오북으로 ‘듣는 것’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출퇴근 시간, 운동과 여가 시간에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어 오디오북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크다.

시력이 좋지 않아서, 혹은 몸이 좋지 않아서 장시간 책 읽기를 할 수 없는 사람들뿐 아니라 운동이나 운전과 같은 단순 활동 중에 독서를 병행하고 싶은 사람, 종이책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세대, 풍부한 감성 표현이 가능한 멀티미디어의 방식으로 책을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오디오북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 중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읽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소 반나절이나 그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 소설 한 권을 읽었다면 오디오북의 경우 3시간 남짓 분량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작가 목소리로 감정 살려
이처럼 이용자들이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서다. 지난 4월 미국의 오디오북 협회(APA)가 오디오북을 써 본 18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오디오북을 왜 듣는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81%로 가장 많았고,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서(80%)’, ‘휴대가 간편해서(75%)’ 등이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차에서(65%)’, ‘잠들기 직전(52%)’, ‘집안일을 하면서(45%)’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만족을 드러냈다.

시간이 갈수록 오디오북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성우가 책 한 권을 몽땅 낭독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작가를 투입해 ‘팬심’을 자극하거나 텍스트 거부감이 심한 10대들을 타깃으로 연예인을 섭외하기도 한다. 아울러 문맥에 맞는 배경음악(BGM)을 넣거나, 감정을 담아 목소리 연기를 하도록 하는 등 종이책에선 느낄 수 없는 박진감과 현장감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오디오북이 1년간 책 한 권 읽지 않을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는 독서율을 끌어올리게 될지 출판업계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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