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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볼보 S80D5’ 고속주행 중 시동 꺼져 ‘죽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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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볼보 S80D5’ 고속주행 중 시동 꺼져 ‘죽을 뻔’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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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볼보 S80D5’
고속주행 중 시동 꺼져 ‘죽을 뻔’
전문가들, 제조판매사 부정직 더 큰 문제…잘못 시인 않고 사과도 없어

최상열·saintychoi@hanmail.com
자동차산업전문가, 넥스텔리전스(주) 신사업연구소장

자동차의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은 일반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 출고 후 1년 이내에 80% 이상이 발생하는 주행 중 시동 꺼짐 사고는 국내에서만 연간 5000건은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대부분의 경우 자동차 판매회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정비요원이 나와 부품교환과 정비를 요구한다. 소비자들은 진짜 시동 꺼짐의 원인을 모르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차를 정비하게 된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겪는 문제는 자동차 시동 꺼짐보다 바로 이런 A/S 등 정비시스템 구조에 있다. 소비자단체와 함께 소비자들이 정부에 법 개선을 요구해야 하는 대목이다.
소프트웨어 이상 작동이라면 부품교환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해야 하고, 이 경우는 자동차회사가 인정하지 않으면 알아내기가 사실상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자동차회사에서 테스트를 하면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동차회사가 이를 숨기고 부품이상인양 부품교환과 정비만 소비자에게 알리고 소프트웨어의 이상 및 재설치를 속이는 게 문제다.
소비자피해구제를 요청하는 내용 중에도 이렇게 속아서 각종 부품을 모두 갈고,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한 경우가 많다. 자동차 정비 전문가들이 보면 정말 황당한 일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신모씨의 사례는 소비자보호에 소홀한 자동차제조판매사들의 무책임한 대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제승용차 볼보와 관련한 신씨의 신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S80 D5(2010년식, 신차)는 출고된 지 겨우 14일 만이며, 주행거리 500km, 1박 2일 동안 A/S 받은 지 3일 만에 중대결함에 의한 고장 사고를 일으켰다.
S80 D5는 사고 발생 전인 11월 21일 주유 경고등 불량, 11월 23일 네비게이션 작동 불량, 11월 23일 센서 작동 공조 오토시스템 불량으로 인해 11월 24일에서 25일까지 1박 2일 간 차량 전체에 대한 점검 A/S를 받고 이상 없다고 출고시켰음에도 불구하고, 11월 28일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결함이 발생했다.
사고발생 후 고객센터 업무처리 미숙으로 인하여 두 번의 렉카 출동, 늦은 사고 대응으로 고객을 고속도로에 4시간 이상 방치 후에도 거짓말로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
언론 보도내용을 더 살펴보면 “시속 130㎞로 주행하던 중 비상경고등이 한두 번 켜진 뒤에 차가 덜컹거리면서 갑자기 속도가 반으로 줄었다. 핸들을 움직여도 꼼짝하지 않은데다 브레이크가 딱딱해지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볼보코리아 측은 “사고원인 조사결과 차량 컴퓨터와 센서 간 통신에 일시적인 오류가 생겨 일어난 사고”라며 “부품교환을 통해 정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통신 오류 때문에 부품 바꾼다?

자동차의 컴퓨터화·전자화로 차내 통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볼보와 같이 디젤엔진에서 채택한 커먼레일시스템(운전상태에 알맞은 연료를 제어해 연료를 직접 연료실에 분사하는 방식)이나 기계장치, 센서 등과 관련된 문제가 아닌 일시적 차내 통신의 문제라면 이는 부품교환이 아니라 차내 통신의 소프트웨어가 어떤 문제로 인해 특정상황에서 버그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불특정한 상황, 즉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컴퓨터가 오작동하여 잘못된 신호를 차내 기계장치에 보내거나 운전중단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신 씨의 경우 시동 꺼짐 사고 전에도 이상 징후가 많았다고 한다. 구입 직후 네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고, 후방주차 경보기가 울리지 않아 안전점검을 받았다.
신 씨는 회사 측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차를 넘겨받은 뒤 4일 만에 고속도로에서 시동이 꺼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부품의 이상보다는 차를 감지 통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지만, 이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접하는 컴퓨터를 생각하면 된다. 컴퓨터가 갑자기 다운(작동이 중단)되는 경우와 같다. 컴퓨터는 다시 껐다 켜면 되지만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잘못 수리하면 고발" 외쳐라

시동 꺼짐을 예방하려면 주의해야 할 일이 제법 많다.
디젤차의 경우 항상 엔진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커먼레일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사제연료도 사용하면 안 된다.
변속기어 주변을 치워서 혹여 물건 등을 찾다가 기어가 중립에 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LPG차량은 EGR밸브도 체크해야 한다.
배터리 주변도 살펴서 흰색가루가 묻어있으면 전극 체결부위(단자부)를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무상 정비 수리 기간이 끝나 정비를 받을 경우 원인을 모르고 부품만 갈아치우는 사기꾼들을 조심해야 한다.
다양한 원인 불명의 시스템 불량이 반복되면 소프트웨어를 의심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완전히 새로 깔거나, ECU (Eletronic Control Unit·전자제어장치)를 교환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개 시동 꺼짐이 신차구매 후 1년 이내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여서 A/S를 요청하면서 “잘못 수리하면 고발한다”고 외치면 제대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볼보가 새롭게 내놓은 S80 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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