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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뇌과학에서 배우는 남아·여아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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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뇌과학에서 배우는 남아·여아 교육법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8.05.10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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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차이 인정하고 양육해야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미혼이었던 여성 A씨는 어쩌다가 유아용품 매장에서 하늘색과 분홍색으로 성별이 대비된 제품을 볼 때면 ‘노랑!’을 외치곤 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남자’ ‘여자’ 구분은 한참이나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라는 논리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 역시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고 보니 하늘색과 분홍색으로 대별되는 성별 구조에서 생각보다 자유롭지 못함을 깨닫는다. 차라리 딸을 둔, 엄마노릇이 능숙한 친구를 보며 자신의 육아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아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라고 합리화하고 나니 속은 좀 편하다.

 
‘본성’ 지키며 ‘학습’ 도와야
아들과 딸을 동시에 키우는 엄마의 경우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 비해 산만하고 부산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뇌과학자들은 성격의 차이보다 뇌구조에서 비롯된 생물학적 성별의 차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고, 느끼고, 반응하는 것은 타고난 뇌에도 성별이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타고난다 vs 길러진다’는 식의 논쟁보다는 자연이 준 ‘본성’과 양육에 의한 ‘학습’으로 아이의 발달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자아이, 유대 가운데 자아형성해
뇌가 여자아이에게 제일 먼저 요구하는 일은 상대의 ‘얼굴을 살피는 것’이다. 여자아이는 태어나 몇 주가 지나면 자신이 마주하게 되는 얼굴들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눈이 맞으면 상대를 향해 미소 짓기를 학습해 가며 얼굴표정만으로도 부모와의 긴밀한 유대 맺기가 가능해진다.

여자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감정적 표현에 관심이 많으며,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토대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인지 성가신 존재인지를 설정한다. 즉 이것은 상대의 태도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자아를 형성해 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자아이가 공격적인 태도를 나타낼 때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하는데, 여자아이의 경우 홀로 남겨졌다고 느낄 때나 세상이 자신과 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느낄 때 공격성을 생존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행동을 훈육할 때는 귀납적 질문이 효과적이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이 너에게 똑같이 행동하면 어떤 기분이 드니?”라고 물어보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이 받을 피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단 여자아이에게는 부모와 관련된 질문이 피해자와 관련된 질문보다 더 공정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네 행동 때문에 실망했다”는 말을 덧붙여주는 게 좋다. 결국 여자아이가 공정하게 훈육 받는다고 생각하게 하려면 귀납적 질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말고 피해자보다는 부모나 다른 어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야 한다.

남자아이, 경쟁 즐기며 범위 넓혀가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와 달리 사람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마치 난폭한 싸움과도 같은 장난을 즐기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경쟁하듯 대화를 한다. 남자아이의 놀이는 신체접촉이 크고 시끄러우며 끝없는 갈등을 야기하면서까지 장시간의 참여를 요구한다.

남자아이는 목표를 겨냥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육체적 고통을 잘 견디며 활동의 범위를 넓혀 가고자 애쓰는데, 그것은 남자아이의 뇌가 여러 분야와 공간에 흥미를 갖고 사물을 탐색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수학적 추론, 도형-배경 지각, 공간 개념에 뛰어난 능력이 있는 남자아이들은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 만지고 조립하며 분해하는 일이 많다. 새 장난감을 주었을 때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이 더 독창적으로 가지고 놀며 퍼즐조각을 맞추거나 3차원의 물체를 조립할 때에는 여자아이보다 2배 더 빠르고 실수는 2배 더 적다.

공정성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남자아이에게는 원칙에 의한 질문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남자아이를 훈육할 때는 원칙이나 규정에 맞느냐를 따져야 한다. 예를 들면 “숙제 먼저 하고 TV보기로 했잖아. 앞으로는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해”라는 식이다.

성별 토대로 아이에 맞는 방법 찾아야
여자아이는 조용히 앉아서 듣거나 생각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현대 교육환경 속에서 남자아이보다 유리하다. 반면 남자아이의 뇌가 원하는 것은 이와 정반대다. 남자아이의 세상은 온통 활동과 탐험, 사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엔 맥기네스는 읽기와 쓰기에 집중된 현재의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은 남학생의 재능과 선호에 반하는 일종의 ‘음모’와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각 및 공간지각능력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남자아이는 언어와 수학을 함께 활용해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아이의 시각 및 공간지각능력은 특별히 더 발달하지 않는 반면 남자아이의 경우는 수학이 단순계산의 차원을 넘어 이론의 추상적인 패턴을 인식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두각을 나타낸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가진 학습방식의 차이 중의 일부는 성별에 따른 인지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물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특정한 방식으로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학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이 선택하는 학습방식은 성별 인지적 차이로 인한 영향력이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들을 지도할 때 성별을 고려하되 본인에게 효과적인 방식이 아이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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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3-07-29 15:28:20
고정관념과 차별은 하지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