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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중국 발 쓰레기 대란, 사실은 잘못된 분리수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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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중국 발 쓰레기 대란, 사실은 잘못된 분리수거 때문
  • 추재영 기자
  • 승인 2018.05.09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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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배출법 따로 있지만 홍보 부족해

[소비라이프 / 추재영 기자]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들이 겪었던 쓰레기 대란은 지난 달 1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재활용 업체들이 플라스틱과 비닐 등 재활용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는 작년까지 전 세계의 폐기물들의 절반 가까이를 수입했던 중국이 지난해 돌연, 2018년부터는 재활용 폐기물 24종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다.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 금지는 전 세계가 ‘쓰레기 위기’를 맞게 한 엄청난 조치였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낮아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해졌다. 환경당국의 긴급조치로 쓰레기 대란은 일단락 됐지만 국민들 사이 자성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종류별로 모아서 내놓기만 하면 된다 싶었던 안일한 생각들이 결국 쓰레기 대란을 초래하게 됐다는 자각도 ‘꼼꼼한 분리수거’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류별 배출법 따로 있지만 홍보 부족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평생 동안(약 70년)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55톤에 달한다. 쓰레기 종량제(폐기물 발생량에 따라 처리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를 실시한 이후 쓰레기양이 줄어들고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재활용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이유는 자원 절약을 위해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각 가정마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제대로만 실천하다면 국가적으로는 큰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생활 속 쓰레기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종류별 올바른 배출법이 헷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꾸준한 실천으로 습관화한다면 주변을 깨끗이 함은 물론 자원을 순환시키는 데 도움을 줘 환경문제에 기여할 수도 있다.

한편 쓰레기 분리배출 요령과 관련, 기준과 지침이 존재하지만 각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이를 지킬 수 있는 당국의 교육이나 홍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윤모 씨(61)는 “예전에는 우유곽을 물로 헹구고 납작하게 접어 버리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요즘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심모 씨(27)는 “쓰레기 재활용과 관련한 교육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업체들의 일방적인 수거 불가 통보도 옳지 않지만 지방자치단체도 분리수거를 맡겨두고 손 놓고 있었다”며 “주민들도 재활용 분리배출을 깔끔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 구분 주의해야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의 구분은 ‘동물들이 사료로 먹을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음식물 쓰레기는 동물의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소·돼지·닭 같은 동물들이 먹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것만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

영양과 수분이 없는 것(양파·옥수수의 껍질, 파·마늘의 뿌리, 커피·녹차의 찌꺼기 등), 딱딱하거나 뾰족하여 목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견과류 껍데기, 각종 뼈), 포화지방산이 많아 섭취 시 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것(동물 내장·비계), 염분이 많은 장류(된장·고추장), 독성이 있는 것(핵과류의 씨) 등은 음식물쓰레기에서 제외한다. 다만, 수박이나 참외처럼 연한 과일의 씨는 음식 쓰레기로 배출해도 무방하며, 사과와 같은 연한 과일 껍질은 영양이 풍부해 오히려 사료의 좋은 재료로 재활용 될 수 있다.

 
비닐·플라스틱, 이물질 제거 후 세척해야
비닐이나 플라스틱의 경우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묻었다면 깨끗이 씻어서 배출해야 한다. 해당 폐기물을 소각할 때 오물이 묻어 있으면 중금속이나 다이옥신 등이 발생해 환경과 인체에 해롭기 때문이다.

종이팩이나 페트병류은 내용물을 비우고 가급적 물로 헹군 후 압착해 배출한다. 특히 흡연자들은 페트병을 재떨이 용도로 활용하고 꽁초 등 이물질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물질이 있다면 분리수거가 아닌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종이는 물기 없이, 유리병은 재질별 분리
신문지나 전단지·노트·서적 등 종이류는 물에 젖지 않은 상태로 묶거나 박스류에 담아 버려야 한다. 단 비닐 코팅된 전단지는 함께 버려서는 안 되며 코팅된 책표지나 노트의 스프링은 제거해야 한다.

음료수 등을 담는 유리병은 재질이 다른 뚜껑을 제거해 내용물을 비운 후 배출하면 된다. 일반 유리잔이나 맥주잔도 같은 방식으로 배출하면 되지만 냄비 등으로 쓰이는 가스레인지용 내열유리는 일반유리와 함께 섞이면 안 되기 때문에 특수마대(불연물질용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버려야 한다. 깨진 유리는 재활용이 불가해 신문지로 싸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한다.

부탄가스는 비우고, 우산은 뼈대 분리 후
철이나 알루미늄 재질의 캔류 역시 내용물을 비우고 재질이 다른 뚜껑과 분리해 배출한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부탄가스는 반드시 송곳 등으로 노즐을 눌러 잔여 가스를 제거한 후 캔류로 배출해야 한다.

공구류·철사·못 등 고철은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고철류로 분류해야 하며 우산은 가급적 뼈대를 분리한 후 뼈대는 고철로, 나머지는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린다.

 
스티로폼은 깨끗한 상태로 내놓아야
스티로폼은 테이프 등을 제거해야 하고 이물질이 묻었다면 물로 씻어 깨끗한 상태로 내놓아야 한다. 스티로폼이 재활용 대상이기는 해도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컵라면 용기의 경우 씻어낸 후에도 라면국물이 배어있다면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그 외 폐기 방법이 특수한 품목
발생 빈도가 낮은 쓰레기들은 그 처리 방법도 익숙하지 않지만 저마다 간편한 분리 배출 방법이 있다. 의약품은 반드시 약국마다 배치된 의약품 수거함을 이용해 처리하고 튀김 요리 등을 하고 남은 폐식용유는 음식물 등 이물질과 섞이지 않도록 따로 모아뒀다가 동주민센터와 같은 지자체 폐식용유 전용수거함에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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