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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나는 흰 사슴이 되었습니다.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1324ti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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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7  10: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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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작년 10월의 마지막 밤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저녁이었다. 고등학교 친구가 용해원의 詩 <가을의 노래>를 언급하면서 가을여행을 가자고 나를 압박했다.

 ……‘오색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가을 색을 말할 수 없습니다.’……

얼마 후에 만추(晩秋)의 한라산을 다녀왔다. 가을 색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졌다는 것이 기뻤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한라산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한라산을 종주한 8시간은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사유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한 편의 시를 썼고 한 폭의 자화상을 그렸고 한 권의 자서전을 쓴 기분이다. 한라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나는 한 마리 토끼가 되었다.
은하수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옛 사람들에 대한 놀라움은 많다. 그 중의 하나가 뛰어난 작명 솜씨다. 브랜딩에 대하여 공부하고 있는 필자 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한라산의 작명도 절창이다. 한라산의 漢은 일반적으로 한나라 한자로 알고 있는데 은하수 ‘한’자의 뜻도 살포시 숨어 있다. 한라산의 拏는 붙잡을 ‘라’자다. 연결하면 ‘한라산’은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은 산이라는 의미다. 우리 동요에서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한 마리의 흰 사슴이 되었다.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백두산, 금강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영산으로 우뚝하다. 산마루에는 분화구였던 백록담이 있다. 이 백록담의 이름 역시 문학적이며 빼어나다. 흰 사슴이 물을 먹는 연못이라니 상상의 나래가 절로 펴진다. 상상력이 중요한 가치다. 창조력이 중요한 역량이다. 자연으로의 여행은 이러한 값진 교육을 공짜로 제공해 준다. 한라산 백록담에의 오체투지는 그 어느 곳 보다 큰 창조력의 선물 보따리를 선사해 준다.  

나는 패배자가 되었다.
한라산의 높이는 1950미터. 1950번의 번뇌를 생각했다면 사기일까? 오르고 내려
오면서 몇 번이고 하느님, 부처님을 불렀다. 몸이 힘들고 지쳤기 때문이다. 수많은 반성도 했다. 숨이 찼기 때문이다. 평소 건강 관리의 문제점을 느꼈다. 눈앞이 노래졌다. 목표가 무색했다. 나는 한라산에 오기 전에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정했었다.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산을 오르고 내려 오는 내내 제 몸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운 목표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한라산을 상징하고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진 100장, 에피소드 10개를 수집한다.’

나는 죄인이 되었다.
제주도의 겉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지난 역사는 슬프고도 아프다. 바로 4.3사건이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의 아름다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을 가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 같다.  

현기영의 소설<순이 삼촌>에 나오는 내용이 하나의 장면으로 눈앞에 어른거렸다.
 
“군경 전사자 몇 백과 무장공비 몇 백을 빼고도 5만명에 이르는 그 막대한 주검은 도대체 무엇인가?  ‘대사를 치르려면 사기그릇 좀 깨지게 마련이라’는 속담은 이 경우에도 적용되는가? 아니다. 어디 그게 사기그릇 좀 깨진 정도냐.” 

이산하의 장편서사시 ‘한라산’에 가슴이 먹먹했다.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에서 지리산에서 그리고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을 위하여 장렬히 산화해 가신 전사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안치환의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 에도 울먹였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아~
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여행은 길 위에서 인생 대학교를 단기 졸업하는 격이다. 여행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영역이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지를 깨닫게 해준다. 여행은 익숙해서 볼 수 없었던 것을 다시 보게끔 하는 안목을 준다.

'독서(讀書)는 머리로 하는 여행이고 여행(旅行)은 몸으로 하는 독서다"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으로의 여행이 나를 그렇게 변하게 만들었다. 나를 한 차원 높은 브랜드로 만들어 주었다. 여행은 모든 사물을 매일 처음 보는 듯이 대하도록 하는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꽃피는 춘삼월의 시작이다.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자. 조용필의 그 노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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