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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호] 식량 부족한 지구, 미래에는 곤충이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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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호] 식량 부족한 지구, 미래에는 곤충이 식재료?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8.02.0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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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곤충산업’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 영화 <설국열차>에서는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얼어붙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퀴벌레로 프로틴바(단백질 스틱)을 만들어 꼬리 칸 탑승객에게 공급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가 상영될 당시 다들 충격적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 장면이지만, 실제로 곤충으로 미래 식품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013년 미래 식량부족 문제와 영양보충을 위한 방법으로 식용곤충을 선정한 바 있다. 이미 식용곤충 개발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2020년에는 식용곤충 시장의 규모가 1,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식용곤충 개발에 힘쓰고 있다.

식량의 빈익빈 부익부 도래할지도

 
지구상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동물의 80%는 절지동물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절지동물의 85%는 곤충류라고 하니, 사실상 지구에서 가장 많은 동물은 다름 아닌 곤충인 것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곤충만 해도 100만 종이 넘으며 오늘날에도 매년 약 1만 종의 곤충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곤충이 없으면 지구상 대부분 식물이 번식할 수 없다. 셀 수도 없이 많은 곤충들이 꽃가루를 옮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현재 곤충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해충(害蟲)으로서 ‘끔찍한’ 존재쯤으로 여겨지며 자원의 가치로는 저평가됐다. 물론 사람을 위협하는 해충도 존재하지만 해충을 억제하는 익충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지구에 필요한 곤충이, 미래에는 인간의 식량 자원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유엔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를 중심으로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 명에 이르고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지금보다 2배 많은 식량이 필요하다는 ‘식량 위기론’이 대두됐다. 늘어난 인구의 식량을 만들면서 지구의 생태계는 지금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파괴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식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도래하고 식량자원은 무기화가 될 것이다. 이에 이미 선진국의 경우 곤충을 대상으로 식용곤충 및 신약개발, 가축 사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더불어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곡성군 등에서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및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다.

식용곤충류 전 세계 약 1,900종 존재

 
전 세계의 식용곤충류 통계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대략 1,900종의 식용곤충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아 한국소비자원 연구원의 <식용곤충 시장과 소비자 보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식용곤충으로 이용되는 곤충은 딱정벌레가 31%로 가장 많았으며, 애벌레 18%, 벌 14%, 메뚜기·귀뚜라미 13%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허가된 식용곤충은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누에, 갈색거저리(고소애), 쌍벌귀뚜라미(쌍별이), 흰점박이 꽃무지 유충(꽃뱅이), 장수풍뎅이 유충(장수애) 등 7종 정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6년 식용곤충의 위생적인 생산을 위해 제정한 <식용곤충의 사육기준>에 따르면 식용곤충의 사육실은 △사육에 적합하도록 온도 및 습도조절이 가능해야 하며 △학습·애완·곤충, 사료용 곤충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곤충의 사육실과 공간적으로 구분되고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야 한다.

또한 △식용곤충의 사육실과 사육 도구의 세척 및 소독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청결하게 관리돼야 하며 △식용곤충의 먹이는 격리된 실내공간에 별도로 청결하게 보관돼야 한다. △사육실과 먹이를 관리하는 이는 작업 연월일, 사육 곤충 종류 및 사육량, 사육실 온도 및 습도, 소독·세척·출하관리 사항, 먹이원 관리(종류, 제조일, 구입일) 등을 사육일지에 적어 2년간 보관해야 한다.

이처럼 식용곤충의 연구에는 시간 및 자원, 재원 등이 막대하게 투입되는데 비해 시장은 아직 작은 편이다. 국내 곤충산업 시장은 지난 2015년 기준 3,039억 원 규모로 이중 식용곤충 시장은 60억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곤충시장이 2020년 3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곡성군, ‘곤충산업’ 미래 동력산업으로

 
곡성군은 지난달 4일 ‘곤충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큰 탓에 곤충산업은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또한 식용곤충의 가격이 돼지고기와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는 등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곡성군은 단기적으로 곤충산업에서 식용곤충의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사료용 곤충산업’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식용곤충으로의 접근하고 있다. 여기서 사료용 곤충이란 애완동물의 사료도 생각할 수 있으나 현재 사료용 곤충의 산업적 접근은 가축과 양식 어류에 한해 먼저 접근하고 향후 애완동물 사료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축 및 양어 사료는 사료용 곤충으로, 애완동물 사료는 식용 곤충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료 곤충의 숙제는 대량생산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다. 가격 경쟁력은 단순 가격과 투여 대비 효과의 극대화에도 그 의미가 있다.

유근기 군수는 2018년 신년사를 통해 곡성군을 곤충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곤충 종 보급센터 및 가공시설을 마련하여 국내 유일의 대규모 곤충산업 단지로 구축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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