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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믹스커피 1위, 동서식품이 핫초코에 집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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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믹스커피 1위, 동서식품이 핫초코에 집중하는 이유는?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8.01.04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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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커피 1위 동서식품의 고민, 급성장하는 커피시장에서 믹스커피는 정체…어린이용 핫초코시장을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용으로 확대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겨울철 찬바람 불 때면,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는 몇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호빵, 군고구마 그리고 핫초코 등…이들은 겨울철  찬바람이 불면 꼭 생각이 난다.  

유치원버스에서 아이들이 서로 아빠 자랑에 나섰다. 한 아이가 먼저 “우리 아빤 치타야! 달리기 엄청 잘해!”라고 치고 나섰다. 또 다른 아이가 나섰다. “우리 아빤 물개거든~”.

▲ (사진: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TV광고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김수용편'/유튜브 캡쳐)

이를 듣고 있던 아이가 뜬금없이 한마디 던진다.”우리 아빠는 판다거든~”. 뜬금없이 판다라니? 전혀 자랑거리가 아니다. 아이들이 묻는다. “판다?”. 아이가 시니컬하게 답한다. “보면 알아”.

▲ (사진: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TV광고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김수용편'/유튜브 캡쳐)

말대로 판다 아빠를 본 아이들은 하나같이 놀란다 “와아~진짜 판다다”. 아이와 판다 아빠는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대며 반가워 한다.

▲ (사진: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TV광고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김수용편/유튜브 캡쳐)

‘부드러운 거품 속 진한 초콜릿’이라는 나래이션이 이어지고, 아빠가 “아빤 용이야 수드래곤”이라고 우겨보지만 아들은 “판다야”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 (사진: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TV광고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김수용편'/유튜브 캡쳐)

동서식품은 매년 겨울 ‘찬바람 불 때 핫쵸코 미떼’라는 컨셉으로 ‘핫쵸코 미떼’ 캠페인을 지속하고있다. 이른바 봉지커피라는 믹스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이 핫쵸코 캠페인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믹스커피 시장의 성장율 정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커피를 많이 마신다. 커피시장은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믹스커피 시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커피시장은 6조 4041억원으로 2014년 4조 9022억원에 비해 30.6% 성장했다. 약 5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맥주시장 보다도 큰 규모이다. 한국 성인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무려 413잔에 달한다.

커피시장은 원두커피로 대변되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선도하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은 커피 전체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2016년 4조원으로, 2014년 2조 6000억원 대비 53.8% 성장했다.

반면, 커피류 제품시장은 2016년 2조 4041억원으로 집계되었다. 그 중 커피음료가 50.0%, 조제커피가 37.9%로 뒤를 이었다. 믹스커피가 대표적인 조제커피는 2014년에만 해도 45.9%로 커피류 제품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2년만에 2위로 밀려났다. 설탕이나 크림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제품도 다양화 된 것이 주요인으로 보여진다.

믹스커피 1위인 동서식품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동서식품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생소한 시장인 커피전문점 사업에 뛰어들 것인가? 아니면, 나름 익숙한 커피류 제품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노력할 것인가?

동서식품의 선택은 조제커피가 시장에서 정체되기 전부터 이미 커피류 제품시장이었다. 동서식품은 프리미엄 원두커피 ‘카누’를 런칭해 이른바 ‘원두’ 봉지커피시대를 열었다. 또한, 스타벅스 병커피도 출시하여 전문점 커피를 병으로 마실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핫초코 미떼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핫초코는 카페인이 없는 논커피(Non-coffee)로 주로 어린이가 먹는 음료이다. 최근 이디야커피를 비롯해 롯데네슬레, CJ푸드빌 등에서도 핫쵸코제품을 겨울철 논커피로 마케팅하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 머릿속에는 “핫초코는 미떼”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있다. 동서식품이 그 동안 ‘찬바람 불 때 핫초코’라는 캠페인을 수 년간 집행해 왔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핫초고 미떼 광고에 어린이를 등장시켰지만 어린이 음료로 한정시키지 않았다. 동서식품은 어린이와 아빠를 등장시켜 겨울철 마시는 음료로 인식시켰다. 핫초코시장을 어린이용에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을 위한 음료로 확대시킨 것이다.

미국 생활용품기업 존슨앤존슨이 베이비붐세대를 대상으로 판매했던 ‘유아용’ 샴푸를 ‘순하고 부드러운’ 샴푸로 재포지션하여 성공한 캠페인을 연상시킨다.

동서식품은 핫초코의 시장확대와 정밀한 TOP(Time/Occasion/Place)를 통해 누가 언제 어디서 마셔야 하는 지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각인 시켰다. “어린이를 비롯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은 겨울철 찬바람이 불 때, 커피대신 핫초코 미떼를 마셔라”라고.

동서식품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캠페인이야 말로 코코아가공품 또는 초콜릿류 시장이 1조 907억원 시장으로 성장하게 한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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