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제122호] 오직 지금만! 소비 심리 자극하는 한정판 마케팅
상태바
[제122호] 오직 지금만! 소비 심리 자극하는 한정판 마케팅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12.19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 길을 걷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다 보면 ‘한정판’ 또는 ‘기한 한정 판매’ 등의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한정판은 판매하는 제품의 수량이나 기한이 정해져 있거나 소량으로 제작되는 재화를 말한다. 한정판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제품을 갖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한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자가 어느 한 분야에 마니아일 경우 더욱더 한정판 제품을 선호하는 성향을 띈다. 실례로 미국의 게임회사 ‘블리자드’가 지난 2012년, 자사의 인기게임 ‘디아블로3’를 출시하면서 여러 가지 구성품과 추가 혜택 등을 더한 한정판을 함께 내놓자 이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출시일 전날부터 대형마트 앞에 몇 천 명의 소비자들이 줄을 서며 기다린 일이 있었다. 한정판 제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될 경우 접속자가 순식간에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한정판 마케팅은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정판’
 
 
‘한정 재화’는 판매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거나 제품 구매 개수가 한정돼있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면 다시 구하기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에 소비자는 굳이 사지 않아도 되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갑을 열어 구입한다.
 
한정판은 희귀하다는 점이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특색 있는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층 사이에선 매력 있는 아이템일 수밖에 없다. 희소성이 있는 한정판은 시간이 흘러도 상품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높은 가치를 갖게 되는 경우도 있어 재테크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는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판매자에게도 한정판 마케팅은 이익이 된다. 기본적으로 소량의 제품만 제작돼 팔리는 한정판은 쉽게 ‘완판’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활용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제품이나 회사 등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의 관심과 함께 뜨거워진 ‘평창 롱패딩’
 
지난달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평창 롱패딩’이였다. ‘평창 롱패딩’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 패럴림픽 대회(이하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의류인 구스롱다운점퍼로 3만 장 한정 수량으로 제작돼 판매됐다.
 
운동선수들이 벤치에서 체온 유지를 위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롱 패딩을 입어 ‘벤치 파카’로도 불리는 롱 패딩은 시중에서 30만 원부터 100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 의류이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생산된 평창 롱패딩은 마진을 최소화시켜 149,000원으로 저렴하게 출시됐다. 덕분에 평창 롱패딩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주문이 폭주해 지난달 17일 패딩이 판매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가 마비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2만 3,000여 장이 팔린 후 지난달 22일 잔여 수량인 7,000여 장이 롯데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됐다. 소비자들은 한정판인 평창 롱패딩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백화점 개장 전날 새벽부터 줄을 서며 구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에 백화점이 개장하기도 전에 줄서있는 소비자만으로 패딩이 품절됐다.
 
이러한 인기로 소비자들은 추가 생산을 요청했으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평창 롱패딩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한정수량으로 기획된 제품이다”며 “추가 생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SK텔레콤은 지난달 16일 삼성전자, 넷마블게임즈와 함께 게임 마니아들 위해 ‘노트8 리니지2 레볼루션 한정판’을 단독 출시했다. 국내에서 게임 타이틀로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품은 국내를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 11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테마로, △갤럭시노트8(256GB) △삼성전자 덱스 스테이션 △HDMI 케이블 △리니지 게임 희귀 아이템 등의 패키지로 구성됐다. 
 
이번 패키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을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대화면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덱스 스테이션(Dex Station)이다. 덱스 스테이션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8, 갤럭시S8 플러스를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충전되는 동시에 데스크톱 인터페이스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등의 사용으로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처럼 사용하게 해주는 액세서리다. 
 
‘노트8 리니지2 레볼루션 한정판’ 출고가는 133만 1,000원이며 1만 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재판매자’ 기승으로 정책 바꿔
 
스타벅스는 매년 연말, 이벤트 기한 내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한 총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쳐왔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 덕분에 평소 스타벅스를 즐겨가지 않았지만 연말만큼은 스타벅스에서 집중적으로 커피를 사 먹는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음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다이어리만 별도로 1권당 3만 2,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다이어리 중 구매할 수 있는 다이어리는 대부분 평범하거나 무난한 제품이었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다이어리는 음료를 구입해 교환할 수 있는 한정판 제품이었다.
 
그 때문에 이벤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을 때는 품귀현상이 나타나 원하는 색상의 다이어리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전전해야 하는 일도 빈번했다. 구하기 어려워진 다이어리는 재판매자(Reseller)들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기도 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올해 처음으로 다이어리 5종 모두 별도로 구입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다이어리를 받고자 하는 소비자 대신 전문적인 리셀러들이 이벤트가 시작하자마자 제품을 빨리 소진시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진 탓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