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
상태바
[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저 같은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7.10.25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케이스 스터디다. 앞선 사례 연구는 핵심에 도달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놓고 어떻게 창조적인 발전을 꾀하느냐가 관건이다.

케이스를 발견하지 못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개인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좋은 케이스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스승은 그 중에서 으뜸이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김준엽. 그는 독립군으로 일제와 맞서 싸우기도 했고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80년 초 전두환 정권 시절, 대규모 학생제적 요구를 총장직을 걸고 반대했던 참 지식인이었다. 요즈음 많이 보는 총장사퇴 촉구 데모가 아니라 총장사퇴 반대 데모라는 진풍경(?)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많은 고려대 동문들은 그를 영원한 스승으로 생각하고 또한 자랑스럽게 여긴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고려대 동문들의 힘은 아마도 이러한 참 스승의 참된 가르침에서 크게 비롯되었을 것이다.

"선생은 있다. 그러나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듯한 요즈음 사제지간에 대한 자조의 목소리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크게 떠 보자. 학교 선생님은 물론이고 멘토도 있고 롤 모델도 있다. 이 모두가 스승이다. 나만의 스승을 받들어 모시는 일은 나를 관리하는 가장 가성비(價性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좋은 스승과의 만남은 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열다섯 황상은 스승과 처음 만났는데 어느 날 스승은 황산을 불러 공부를 권했다. 그리고 서로간의 문답을 글로 써주며 벽에 붙여 놓고 마음을 다잡으라 당부했다. 황상은 이를 ‘삼근계((三勤戒)’라 부르며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다. 스승은 다산 정약용이고 황산은 그의 강진 유배 시절에 만난 제자다. 그들의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내가 황상에게 공부할 것을 권했다. 그는 머뭇머뭇하더니 부끄러운 빛으로 사양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게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둔한 것이요. 둘째는 막힌 것이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내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에게 큰 병통이 세 가지 있는데, 너에게는 그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 데 민첩하면 그 폐단이 소홀한 데 있다. 둘째, 글짓기를 날래면 그 폐단이 들뜨는 데 있지,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그 폐단은 거친 데 있다. 대저 둔한데도 들이 파는 사람은 그 구멍이 넓어진다. 막혔다가 터지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지. 답답한데도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뚫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틔우는 것은 어찌하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네가 어떻게 부지런히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아야 한다.” – 정민 <삶을 바꾼 만남>에서

황상의 발전은 눈부셨다. "저 같이 머리 나쁜 아이도 공부할 수 있나요?" 이렇게 물었던 그였다. 그는 어느 날 스승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으로 부터 다음과 같은 놀라운 평가를 받는다. "월출산 아래 이런 문장이 있다니" <삼근계>의 가르침을 받은 지 불과 3년 반 만이다.

스승은 평생 동기부여다.
아무리 교권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여전히 스승의 약발이 최고다. 마음에 두면 평생 용기가 된다. 마모되지 않는 엔진을 장착하는 것이고 마르지 않는 우물을 얻는 것이다. 황상은 60여년 이상을 한결같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했다.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달았기 때문이다. 현재실천진행의 가치인 ING 에너지를 얻은 것이다.

스승은 명품 내비게이션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이자 선택의 길이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사이의 C’라고 했다. 김훈의 <남한 산성>에는 김상헌과 최명길 두 신하의 피 튀기는 설전이 있다.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어느 길을 가야 하나. 스승이 있었다면 갈 길을 가르쳐 주었을 것이다.   

스승은 찾아야 보인다.
평생 큰 바위얼굴을 바라보며 자라서 나중에 큰 바위얼굴을 닮게 되었다는 것은 비단 소설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롤 모델을 삼아보자.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면 정신 바짝 차리고 고은 시인의 절창(絶唱)에 귀 기울여 보자.

<순간의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