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제116호]미세먼지 차단에서도 빈부 양극화
상태바
[제116호]미세먼지 차단에서도 빈부 양극화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06.12 0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소득층, 경제적 부담으로 비인증 마스크 구입하는 겨우 많아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미세먼지가 연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황금연휴가 있었던 지난달에는 전국에 미세먼지 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재앙’ 수준의 공기질을 보였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1/5~1/30 정도로 작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우리 몸에 그대로 스며들어 기도, 폐, 심혈관, 뇌와 같은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염증반응을 발생시키고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피부질환과 안구질환 등을 유발한다.

하지만 미세먼지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인증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아 마시는 공기에서조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 매출 지난해 대비 7.6배
 
소비자들이 미세먼지 노출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최근 마스크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KF94 등 식약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 제품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티몬에 따르면 황사와 미세먼지 공습이 본격화된 지난 3월을 기준으로 티몬에서 마스크 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성장했다. 특히 이 가운데 더욱 작은 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고기능의 KF94 제품 성장률은 무려 271%에 달했으며 KF80 제품의 성장률은 138%였다. 또한 미세먼지가 연일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던 지난달 7일까지의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6배(6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노출을 막기 위해선 식약처의 검증을 거친 보건용 마스크를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보건용 마스크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포장지에 ‘의약외품’과 ‘KF’ 표기가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로, 뒤의 숫자가 높을수록 더 높은 미세먼지 차단율을 보인다. 
 
경제적 부담으로 비인증 마스크 구입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온라인 기준 1매당 최소 1,000~2,000원 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대부분 일회용 제품이다. 4인 가족이 매일 한달간 착용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월 12만 원을 마스크 구입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는 한번이라도 사용하면 세균에 노출되기에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마스크를 세탁할 경우 내장된 필터가 손상돼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하락한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 탓에 마스크를 며칠 동안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용 마스크의 구매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일반 마스크를 대용품으로 사고 있다. 식약처의 인증을 받지 않은 비(非)인증 일반 마스크의 경우 개당 20원에 달할 정도로 저렴한 제품도 있지만, 이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검증되지 않은 마스크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18만 원짜리 영국산 마스크 등장해
 
경제적 부담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꺼리며 저렴한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가 있는 가운데 20만 원에 달하는 비싼 마스크도 등장했다. 
 
지난 3월 갤러리아 명품관이 선보인 영국 디자이너 페이스웨어 브랜드 ‘FREKA(이하 프레카)’의 교체형 필터 2개가 포함된 마스크 풀세트 ‘프레카 플로우 세트’의 경우 가격이 무려 18만 8,000원에 이른다. 무려 저가형 공기청정기와 맞먹는 수준의 가격이지만 갤러리아 측은 미세먼지 이슈가 계속되면서 하루 10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프레카 온라인몰은 지난달 공지사항을 통해 주문량이 증대해 잠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레카 마스크를 이용한 한 소비자는 “마스크 가격으로는 물론 비싼 가격이지만, 필터를 교체할 수 있어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고 기존의 흰색 마스크와는 달리 검은색과 회색의 마스크를 선택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에 론칭된 미국 패션 마스크 브랜드 ‘Vogmask(이하 보그마스크)’의 경우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의 약 10~20배인 2만 9,500원~3만 8,0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보그 마스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품절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보그마스크 관계자는 “기존의 일반 마스크와는 달리 얼굴 곡선에 맞게 디자인돼 편안하고 손세탁 후 80~240시간(2~5개월) 동안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미국 국립 산업안전보건 연구소의 인증을 받은 N99 필터를 사용해 먼지, 세균, 꽃가루 등 오염물질을 99% 이상 차단한다”라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는 ‘비싸서 못 사’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기청정기 사용을 권하고 있지만, 공기청정기의 가격은 최소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육박하기 때문에 서민 입장에서는 가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저가형 공기청정기도 존재하지만 프리미엄 공기청정기와는 미세먼지 정화능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대신 한 달에 일정 비용을 내고 임대해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오랜 기간 임대할 경우 저렴한 비용은 아니다.
 
이에 경제력에 따라 미세먼지 노출에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화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까지 대기오염에 의한 한국의 조기 사망자수는 5.2만~5.4만 명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지만 그나마 미세먼지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나 공기청정기 구매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은 최악의 미세먼지 재앙을 맞이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