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에서 커제 9단과 알파고와의 제1국이 진행됐다. 경기는 4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알파고는 경기흐름을 완전히 장악하며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5번기에서 4승 1패로 승리를 거둔 이래로,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도 자신의 건재함을 바둑계에 각인시켰다.

 

경기는 초반부터 알파고가 흐름을 주도하면서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를 상대로 자신의 색깔을 내려놓고 실리 바둑을 이어갔지만 알파고에게 무용지물이었다. 

 

커제 9단은 초반 3·3두기, 좌하귀 침투 등의 전략을 사용하며 알파고 흔들기를 시도했으나 유효타를 날리진 못했다. 오히려 알파고가 상대의 잇따른 전략수에도 균형을 잃지 않고 대국을 이끌어가면서 커제9단을 압박했다. 

 

이날 경기에서 커제 9단은 경기도중 여러 번 자세를 고쳐 앉는 등 불안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커제 9단이 경기종료 후 남긴 시간은 13분 17초, 속기를 두는 것으로 유명한 커제로서는 얼마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지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알파고는 경기 종료 후 1시간 29분 7초의 시간을 남겼다. 

 

바둑계는 100여수가 넘어간 시점에서 일찌감치 알파고의 승리를 점쳤다. 중국을 대표하는 바둑기사 구리 9단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파고가 진화한 탓에 커9단이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제9단과 알파고는 총 세판의 경기를 가질 예정이며 두번째 대국은 한국 시각으로 25일 오전 11시 30분에 속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