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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또 취업사기...설계사 모집을 ‘정직원’처럼 위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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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또 취업사기...설계사 모집을 ‘정직원’처럼 위장해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7.02.22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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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생명도 비슷하게 ‘취업사기’ 저질러, 업계 확산 우려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삼성생명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또 대학생들의 ‘취업사기’ 논란에 휘말렸다. 삼성생명은 채용을 미끼로 청년들을 사실상 기만하는 ‘취업사기’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된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삼성생명 뿐만 아니라 KB생명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럴싸한 광고로 구직자를 모집한 뒤 채용 후에는 당초 약속한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부여한다는 주장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 보험설계사모집을 '정직원'인냥 속이고 모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금융전문가 양성을 내걸고 구직자를 모집한 뒤 막상 교육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비교적 기피현상이 심각한 ‘보험 영업’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스카이데일리가 보도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처우 역시 일반 정규직 직원들에 비해 상당히 열악해 실제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들 사이에서는 “취업에 목마른 청년 구직자를 기만한 행위나 다름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삼성생명은 대학생들의 여름·겨울 방학시즌에 맞춰 ‘금융아카데미’를 실시해 왔다. 금융아카데미 과정은 삼성생명이 업계 최초로 시행한 것으로 △경제이슈 △금융상품 △재무설계 △마케팅·컨설팅 △금융 포트폴리오 작성법 등을 교육하는 금융전문가 과정 교육프로그램이다.
 
금융아카데미는 삼성생명 유니브(Univ) 사업부에서 전담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시행 초기에는 한 달 과정으로 실시됐지만 최근에는 교육 이수까지 짧으면 1주에서 길어봐야 2주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원 자격은 대학교 4학년(6학기 이상) 학생및 기졸업자다.
 
그런데 삼성생명 금융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 사이에서 금융아카데미의 실제 성격은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삼성생명 금융아카데미의 실체는 업무 기피도가 높아 지원자가 적은 영업 부서 직원을 뽑는 일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생명 아카데미 과정 수료 후 삼성생명에서 일을 했던 김모씨는 “실제 내부 인사 과정 시 특별히 곧 졸업을 앞둔 대학생 중심으로 뽑으라는 지시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전문가’라는 이름을 내세워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라는 회사 차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삼성생명은 “교육의 연장선으로 재무설계 관련 업무를 해보겠냐”며 제안을 했다. 금융전문가의 꿈을 품고 교육을 이수한 지원자들은 삼성생명의 제안을 받아들인 후 면접 및 입사교육을 받고 바로 업무 현장에 투입되었다.
 
업무현장은 바로 보험영업의 현장이었다. 최초 제안처럼 재무설계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전문가로 활동시키기보다 ‘보험영업’을 강요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입사 전 지원자를 모집할 당시 ‘보험영업’ 업무를 맡는 것 아니냐는 지원자들의 질문에 전문설계사로 활동할 것만 강조했다. 취업자들 사이에서 “삼성생명의 취업사기”라는 반응이다.
 
김모 씨는 “금융아카데미를 통해 입사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업무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하지 않거나 혹은 에둘러서 설명한 후 곧장 업무에 투입시켰고, 최종적으로는 보험영업을 강요했다”며 “미리 보험영업 사원을 뽑는다고 했으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은 ‘재무설계사’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긴 하지만 실제 입사는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정규직이 아닌 위촉계약직이라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받는 식으로 “보험설계사”와 다름이 없다. 기본급은 적은 편이기 때문에 결국은 영업 활동을 통한 인센티브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른 삼성생명 취업자 이모 씨는 “과거 일했던 지점은 지점장이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대리점 직원들을 상대로 상당한 영업 압박을 가했었다”며 “동기들로부터 다른 지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들었다”고 밝혔다며, “지점장들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영업만을 강요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또한, KB생명은 금융권 취업컨설팅 과정 ‘KB a Dream’은 보험설계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모집 공고 시 이와 관련 내용을 누락시킨 경우가 많았다. 이들 두 프로그램은 모두 모집대상에 ‘졸업예정자’를 포함시키고 있어 취업이 간절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꼼수 채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KB생명 관계자는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이기 때문에 ‘KB금융’이라는 기업 타이틀과 ‘금융전문가’라는 직업 타이틀 등에 매료돼 취업을 결정한다”며 “하지만 얼마 안가 보험영업직임을 인지하고 거기에 영업 압박까지 받으면 불만을 품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취업에 목마른 청년들을 대상으로 꼼수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두 생보사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카데미 과정 수료 후 본인이 원하면 위촉계약관계를 맺기도 하는데 보험설계도 재무설계의 한 부분이니까 보험영업도 포함되긴 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내부 취업자들 사이에서 영업사원 모집을 위한 꼼수 채용이라는 불만이 제기됐다는 지적에는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답변을 피했다.
 
KB생명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점 계약직 보험설계사(FC)들이 자체적으로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KB생명 관계자는 “모집 과정 중에 각 지점에 있는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일부러 보험영업 관련 멘트를 빼고 개인 SNS나 취업카페에 올리는 것일 뿐이다”라며, “본사에서 미리 파악은 못했다”며 “관련 사항이 파악되면 보험설계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험설계사들이 모집해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KB생명 관계자는 “교육 첫 날 미리 공고 내용이 사실과는 다르다고 공지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설명을 듣고 집에 돌아가곤 한다”고 항변했다. 
 
한 보험전문가는 " 대졸 취업이 어려운 틈을 노려, 모집이 힘든 '보험설계사'를 충원하기 위해, 정직원인냥 속이고 일단 교육을 받게하여 교육을 받는 동안 '보험설계사'가 해 볼만 한 직업이라는 인식전환의 도구로 삼는 것"이라며, " 하지만,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이 그렇게 조직영업을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을 정도의 비열한 행위이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 보험설계사는 떳떳한 직업이다. 제1의 생명보험사가 보험설계사로 선발하면 될 것을 속이 ‘취업사기’의 혐의를 받는 것은 경영층의 인식이 매우 잘 못된 회사라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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