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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호]비자수수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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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호]비자수수료 유감
  •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
  • 승인 2016.12.14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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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에 관한 사항은 계약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상호협의 선행돼야
[소비라이프 / 이기연 여신금융협회 부회장] 최근 지난 몇 개월간 국내 카드업권에서는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카드사의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비자카드사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가 카드업권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 여신금융협회 이기연 부회장, 법학박사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의 관점에서 비자카드의 이번 수수료 인상은 다음과 같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비자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아·태지역에 국한했고, 게다가 그중 일부 국가(일본, 중국)는 인상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국가별로 차별하고 있다. 둘째, 비자카드는 수수료 인상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에게 수수료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셋째, 비자카드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통보는 사전협의가 없었을뿐더러 국내 카드사가 계약상 이의가 있더라도 비자카드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모든 요구사항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비자카드와 국내 카드사의 불공정한 계약관계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카드업계는 비자코리아에 차별적 수수료 인상 관련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것,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를 차별하는 금번 수수료 인상을 철회할 것, 수수료 인상과 같은 주요 사안의 경우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국내 카드사와 사전협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계약구조를 개선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비자코리아는 국내 카드사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금번 수수료 인상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의 피해가 현저함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비자카드는 금번 수수료 인상이 첫째, 한국의 고객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좀 더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고, 둘째, 비자카드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수료 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태지역 모든 국가에 완벽하게 동일한 변경 시기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다만 비자카드가 한국 카드사를 대상으로 일관성 없는 방식을 채택하지는 않았고, 셋째, 불공정 계약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비자카드는 공식적인 수수료 인상 발표가 있기 3주 전인 2016년 4월 초부터 국내 카드사와 수수료 조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를 우호적인 사업파트너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하청업체 정도로 인식하고 자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내 카드사에게 비용을 더 부담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다.
 
이에 국내 카드사는 지난 9월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국 비자카드 본사까지 찾아가 항의했으나, 비자카드는 동 사안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처리를 기대한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의 바램을 저버리고, 자사의 시장 우월적 지위 하에 국내 카드사와 30여 년 전 맺은 불공정 계약에 근거해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수수료 인상을 지난 10월부터 강행했다. 
 
비자카드가 그동안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고 강행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는 결국 비자카드가 국내시장에서 약 56% (2015년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 그 힘을 남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비자카드가 국내 소비자와 카드사에 대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수수료에 관한 사항은 계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에 속하기 때문에 당사자인 비자카드사와 국내 카드사간의 상호협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카드사들은 국제브랜드 카드사와 공정한 거래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비자카드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소비자와 카드업계는 비자카드사의 이번 수수료 인상 시도가 현명한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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