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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호]나홀로족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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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호]나홀로족을 잡아라!
  • 기획취재팀
  • 승인 2016.12.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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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시대의 소비자들
 [소비라이프 / 기획취재팀]혼밥, 혼술, 혼영, 혼공, 혼곡…. ‘혼자’하는 무언가에 대한 신조어가 하루가 다르게 생성되고 있다. 혼밥은 ‘혼자 밥 먹기’, 혼술은 ‘혼자 술 먹기’, 혼영은 ‘혼자 영화 보기’, 혼공은 ‘혼자 공연 보기’, 혼곡은 ‘혼자 노래방에서 노래(曲) 부르기’ 등을 뜻한다. ‘혼자 노는 사람’ 이른바 ‘혼놀족’ 또는 ‘얼로너(Aloner)’라 불리는 이들은 더이상 특이하거나 쓸쓸한 사람이 아닌, 하나의 문화 현상이자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무려 전체 가구 중 27.2%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통계청은 2022년에는 전체 가구 중 30%가 1인 가구를 자치할 것이며 2035년에는 현재의 1.5~2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1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1인 문화’를 즐기는 나홀로족을 잡기 위한 시장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옥션, 나홀로족을 위한 전문관 신설
 
 
온라인 마켓 옥션은 이달 말까지 신규 브랜드 캠페인 ‘혼자가 더 좋을 땐, 어서옥션!(이하 어서옥션)’을 전개한다. ‘어서옥션’은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1코노미족(1conomy)’을 주목한 기획으로 사이트 내 전문관을 신설해 이달 31일까지 △혼자 떠나는 여행 △혼자 즐기는 문화 △혼자 먹는 밥과 술 △혼자 하는 노래·취미 등 총 4가지의 테마 프로모션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관련 제품을 특가 판매한다.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첫 번째 프로모션 ‘혼자 떠나는 여행’에 이어 이달 2일까지는 진행되는 ‘2탄. 혼자 즐기는 문화’ 프로모션에서는 ‘혼즐남녀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혼즐남녀 토크&콘서트’는 옥션에서 개최하는 콘서트로, 옥션 사이트에서 해당 상품 페이지에 100원을 지불하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250명을 선정한다. 지불한 100원은 추후 캐쉬백을 통해 돌려주니 ‘무료’인 셈이다.
 
이번 콘서트는 ‘혼자 즐기는 남녀’를 위해 계획됐기 때문에 콘서트 이벤트 행사에 당첨되면 1인만 참가할 수 있다. ‘혼즐남녀 토크&콘서트’는 영화평론가 허지웅, 방송인 홍석천, 가수 자이언티가 참여한다. 이와 더불어 이달 2일까지 ‘CGV싱글콤보(예매권1+팝콘+콜라)를 9900원에 매일 오전 10시에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달 9일까지는 ‘3탄. 혼자 먹는 밥과 술’을 통해 ‘혼술상 패키지’를 단돈 100원에 판매한다. 또한 인기BJ와 함께하는 옥션 ‘혼밥로드’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는 ‘4탄. 혼자 하는 노래와 취미’를 통해 코인노래방 노래배틀을 열고 참가자 전원에게는 5천 원의 상금을, 1등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임정환 옥션 마케팅실 실장은 “최근 나홀로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이번 옥션의 신규 캠페인은 변화하는 고객 요구를 반영해 마련한 것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내고 싶은 나홀로족이라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영족을 위한 좌석도 준비돼
 
데이트의 대명사였던 영화관 또한 혼영족을 맞이하며 변화하고 있다. 최근 CGV리서치 센터에 의하면 1인 티켓의 최근 5년간 매출 신장률은 2011년 8.4%, 2012년 7.7%, 2013년 8.1%, 2014년 9.7%, 2015년 10.1%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1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혼영족’이 뛰어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혼영족’들은 혼자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로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를 꼽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다른 이유로는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를 꼽았다. 바쁜 현대인들은 누군가와 서로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조율하고 시간을 맞추고 약속을 잡아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이제는 또 하나의 ‘일’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런 혼영족들의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세대들이다. 혼자 영화보러 오는 ‘나홀로 관객’을 올해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상정한 바 있는 CGV는 혼영족을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커피콤보’ 판매를 시작했다. ‘커피콤보’는 아메리카노 1잔에 프렛즐 또는 츄러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복합상영관인 메가박스는 ‘싱글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싱글패키지’는 14,000원의 가격으로 관람권 1매와 팝콘 및 탄산음료를 각각 레귤러 사이즈로 1개씩 제공한다.
 
메가박스는 ‘혼영족’의 증가 추세를 감안해 이미 지난 2013년 코엑스점에 혼영족을 위한 ‘싱글석’ 2개관을 도입했고 1년 후 2014년에 4개관을 추가 도입한 바 있다. ‘싱글석’은 1인 관객을 위한 좌석으로, 한 열의 좌석 전체가 다른 좌석과 분리돼 있다. 관계자는 “싱글석에 대한 인기가 굉장히 높다”며 “일부러 싱글석에서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람객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영화관 측에서 혼영족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에는 혼영족이 대부분 영화 마니아들이며, 이들은 개봉 날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해 자연스레 영화에 대한 ‘입소문’을 담당하고 다른 관람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영향 ‘혼술족’, ‘집술족’ 늘어
 
과도하게 술을 권하는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은 누군가와 불편하게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조촐하게 혼자 즐기며 술을 마시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주류 판매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9%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맥주는 약 14% 증가했으며 소주는 10% 정도 늘어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지난해 판매가 저조했던 양주의 매출이 12%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퇴근 후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족’과 ‘집술족’ 증가함에 따라 과거 카페, 유흥주점 중심으로 유통되던 양주의 소비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술족이 증가함에 따라 식·음료 및 외식업계도 발 빠르게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혼술족’들은 맛과 영양을 고려하기보다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안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동원F&B는 여기에 착안해 안주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기존 견과류캔이나 과일캔 등은 간단한 안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요리라고 하기는 어렵다. 반면 ‘동원 포차’는 캔을 따기만 하면 조리된 안주를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100g 이하의 소단량으로 출시되어 1인분으로 알맞으며 휴대와 보관도 간편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동원 포차’는 6종으로 구성됐다. 참치, 골뱅이, 꽁치 등의 주재료에 자체 개발한 소스로 안주 용도에 걸맞게 자작하게 만들어 냈다. 참치에 각각 소시지와 베이컨을 함께 볶은 ‘동원 포차참치’ 2종(소시지 참치 볶음, 베이컨 김치 볶음), 자연산 골뱅이와 오징어의 식감이 살아있는 ‘동원 포차골뱅이’ 2종(간장소스, 매콤 소스), 자연산 꽁치 직화구이에 특제 양념을 가미한 ‘동원 포차직화꽁치’ 2종(직화 양념, 고추 양념)이다. ‘동원 포차’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만큼 1,980원~2,480원 대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이와 더불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는 혼밥족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1인 샤브샤브 메뉴를 출시했다.
 
혼자서도 즐거운 공연 관람 ‘혼공’
 
나홀로 콘서트, 뮤지컬 등의 공연을 즐기는 ‘혼공족’들도 늘고 있다. 국내 최대 공연 티켓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1인 1매 티켓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05년에는 혼자 공연을 관람하는 비율이 11.3%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급격히 늘어 31.5%, 2014년에는 33.8%에 달했다. 지난해는 정부가 공연계 지원을 위해 ‘공연 티켓 1+1’ 사업을 진행해 정확한 1인 1매 티켓률을 산정할 수는 없지만 전년 대비 1~2% 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혼공족’이 늘어나자 재밌는 이벤트들도 진행되고 있다. 남성 듀오 가수인 ‘옴므(이현, 이창민)’는 이달 24~25일 열리는 크리스마스 콘서트 ‘크리스마스를 탐험하는 커플들을 위한 안내서’에서 ‘혼공남녀ZONE’을 마련했다. ‘혼공남녀ZONE’은 크리스마스에 공연을 혼자 보러 온 솔로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 좌석으로, 공연장에서 무대가 가장 잘 보이며, 조명이 아름답게 비추는 명당자리다. 옴므는 이날 콘서트에서 ‘혼공남녀ZONE’ 관객들에게 커플 성사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성인 5명 중 4명, ‘나는 나홀로족’
 
한편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취업검색엔진 잡서치와 공동으로 전국 성인 남녀 1,4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나홀로족 의식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나홀로족에 가깝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무려 78.3%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22.2%는 ‘매우 가깝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나홀로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45.3%)가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으며,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29.5%)까지 총 74.8%가 나홀로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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