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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국민 노릇을 하고 살았나...자괴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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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국민 노릇을 하고 살았나...자괴감 든다
  • 이명훈 기자
  • 승인 2016.11.04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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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90초 사과'이후 10일 만에 대국민 사과

[소비라이프 / 이명훈 기자] 결국 사퇴 발표는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90초 사과’ 이후 10일 만에 다시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발표한 대국민담화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또 박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며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말미에 안보와 경제를 내세우며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님들과 종교 지도자분들 여야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결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대국민담화를 하는 내내 대통령은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며 시종일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개인사 등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렇지만 대통령의 위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뒤따르는 자리다. 그래서 감성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박 대통령이 주변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 국정이 마비될 정도로 큰 차질이 생겼다면 사과가 아닌 사퇴가 마땅하다는 것이 야권과 국민들의 요구사항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지지율도 곤두박질하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하위인 5%를 기록했다. 심지어 광주와 호남지역에서는 0%의 지지율이 나오는 막강한 기염(?)까지 토했다. 이날 개인사와 국가에 대한 안위를 내세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더 이상 국정을 수행하기 어렵겠다는 우려를 국민들에게 던진 셈이다.

이날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침통하고 측은하게 바라보며 눈물을 지었던 사람은 ‘박근혜-바라기’로 알려진 이정현 여당대표뿐이었다. 어찌보면 외로운 박 대통령에게 남은 유일한 충신(?)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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