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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낙하산이 금융경쟁력 꼴찌 만든다...세계무대에서 눈감고 칼싸움하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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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낙하산이 금융경쟁력 꼴찌 만든다...세계무대에서 눈감고 칼싸움하는 격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6.09.07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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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장 현기환, 기업은행장 정찬우, 낙하산 하마평 무성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우리나라 금융경쟁력이 140개국 중 87위로 우간다(81위)보다도 낮았었다. 2015년9월3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세계 140개국 중 87위였다.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인 우간다(81위), 가나(76위)보다도 낮은 순위였다. 이의 주요 원인이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세월호사태이후 낙하산을 근절하겠다던 정부가 정권 말기에 이르자, 다시 금융권이 ''모피아, 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로 술렁이고 있다. 올 하반기 금융권 주요 수장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가운데 낙하산 인사들의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크다. 얼마남지 않은 박근혜 임기때문에 전직 관료나 현정권 인사들이 정권교체 전에 굵직한 기관의 주요직에 투하될 것이란 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증권금융, 생명보험협회 등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연봉 3억원대의 신임 감사로 내려 왔다. 조 전 비서관은 금융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
▲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조인근이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내려와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이 거세다.
생보협회는 송재근 전 금융위원회 감사담당관. 전무 자리를 1년간 공석 상태로 유지하다 그의 선임을 강행했다. 손보협회와 은행연합회도 전무 자리를 수개월째 공석을 둔 채 금융 관료 출신 인사의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올 연말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끝날 예정이다. 내년 3월에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임기가 끝난다.
 
최근 금융권에선 KB국민은행과 기업은행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올 것이란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장직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년째 겸직 중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윤 회장이 조만간 은행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은행장 자리에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선임된다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권 인사인데다가 은행권 경영 능력도 전무하다는 점에서 ‘낙하산’를 떼기 어렵다. 현 전 수석은 과거 주택은행에서 평직원 신분으로 노조위원장을 지내다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행원 경력은 짧고 은행 경영 경력은 전무하다.
▲ 주택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캠프에서 일하다가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다가 최근에는 KB국민은행 은행장 내정설이 퍼져있다. 금융 문외한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국민은행을 맡는 것이 금융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많다.
 
차기 기업은행장 인사를 두고도 벌써부터 시끌시끌하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금융 관료 출신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인사설이 확산되자 금융노조는 발끈하고 나섰다. 금융노조 측은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정권 관치금융의 핵심 몸통들을 한꺼번에 낙하산 은행장으로 내려 보낸다는 소문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외에 20개월째 공석인 손해보험협회 전무 자리는 서경환 금감원 전 분쟁조정국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은행연합회 전무도 홍재문 전 금융위 국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홍기택 전 산은 회장 사태로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가 확인됐음에도 현정권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관피아 낙하산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임기 말이 되자마자 태도가 돌변해 눈총을 받고 있다.

▲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찬우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비례대표를 신청하기도 했다가 이번에는 기업은행 권선주 행장의 후임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금융의 폐해를 막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임원 자격 요건에 전문성이나 경력 요건을 추가해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는 우리 금융 산업의 발전을 저해해온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폐해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 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약속은 공염불이 되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관료들이 포진하는 한 우리나라 금융의 앞날은 어둡다. 날고 기는 전문가가 경영을 해도 세계와의 경쟁이 어려운데 비전문가가 요직을 차지해 경영을 하면 눈감고 칼싸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기 때문에 우간다보다 금융경쟁력이 뒤지는 금융꼴찌 국가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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