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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호]대기질 세계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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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호]대기질 세계 최하위…
  • 기획취재팀`
  • 승인 2016.08.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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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과 예방법은?

 [소비라이프 / 기획취재팀] 매일 미세먼지에 대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하루가 다르게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5월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공동 조사한 ‘2016 환경성과지수(EPI·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가 기준 중 대기질(Air Quality)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으로 조사 대상 180개국 중 최하위권인 173위를 기록했다.

대기질은 미세 입자 물질, 이산화탄소, 실내 고체 연료 사용 등의 노출 정도로 점수가 매겨지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부문에서 33.46점을 받아 중국과 같은 순위인 174위를 기록했으며 그 외의 다른 평가지표 점수를 합산한 EPI 종합점수에서 80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4년 발표에서 43위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으로 우리나라 환경이 후퇴한 것을 드러내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예방방법은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단순한 ‘먼지’ 아닌 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PM ; Particulate Matter)란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입경 10㎛ 이하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를 말한다. 입자가 2.5㎛ 이하인 경우는 ‘초미세먼지’또는 ‘극 미세먼지’ 라고 불린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먼지’ 수준이 아니라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로운 물질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왔으며, 2013년에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는 주로 연소작용에 의해 발생돼 황산가스, 암모니아 등의 대기오염물질뿐 아니라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 성분까지 포함하고 있어, 인체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감기·천식·기관지염 등의 질환은 물론 폐기종, 폐암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초미세먼지의 경우, 피부를 통해서 직접 침투가 가능해 혈액순환장애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국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는 물질이다.

미세먼지의 근본원인도 모른 채 고등어탓

미세먼지 발생원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발생원은 흙먼지, 바닷물에서 생기는 소금, 식물의 꽃가루 등이며 인위적 발생원은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에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 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 성분, 소각장 연기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는 1990년대부터 언급돼왔으며, 2013년부터 환경부는 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봄에 이동성 저기압과 건조한 지표면의 영향으로 황사를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매년 1월부터 5월까지 기승을 부리다가 비가 내리는 6월부터는 점차 누그러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낮아졌던 미세먼지 농도가 6월에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23일 환경부는 “주방에서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할 수 있다”는 발표를 냈다. 이후 고등어 소비가 급감하고 어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발표 2주만인 6월 6일, 해명자료를 통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언론과 국민들은 환경부가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파악을 하려 하지 않고 서민들에게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특별하지 않은 특별대책…실효성 떨어져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 지시한 이후, 관계부처는 6월 3일 장관회의를 개최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특별대책의 주요 내용은 △경유차 감축 △친환경차 2020년까지 30% 보급 △대기오염 심각도에 따른 자동차 운행 제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폐지 등이 중점이 됐다. 하지만 이번 특별대책은 대통령의 요구와 국민들의 비난 여론으로 성급하게 발표된 ‘특별’하지 않은 ‘특별대책’으로, 그동안의 미세먼지 대책을 ‘재탕’한 것인 데다가 구태의연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09년에는 경유를 ‘친환경차’로 분류하고 ‘클린 디젤’이라며 보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각종 혜택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꿔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발표하고 경유차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및 화력발전소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정부는 2012년부터 민간 화력발전소의 설립을 허용했고 이에 화력발전소는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연구결과,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PM2.5)의 가중농도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자가 1,14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화력발전소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현재 국내 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은 중국발 미세먼지이지만 올해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에서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있는 상태다. 이에 국민들은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공식적인 대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예보 신뢰도 하락해

이렇게 정부의 미세먼지 관련 대응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국내 미세먼지 예보 측정치를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허용기준은 WHO, 유럽, 호주, 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하면 2배가량 높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24시간 평균 100㎍/㎥이며 초미세먼지의 경우엔 50㎍/㎥이지만, WHO는 그의 절반인 미세먼지 50㎍/㎥, 초미세먼지 25㎍/㎥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세계적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는 미세먼지 기준에 관련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약한 기준으로는 강한 정책을 수립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미세먼지 예보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커지면서 국민들은 일본의 기상청 사이트나 중국의 실시간 대기질 인덱스 사이트에 접속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정보를 제공받거나, 직접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입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추세다. 한편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예보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www.airkorea.or.kr)을 통해 문자(SMS) 알림을 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 대기질’에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환경보전법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시간당 평균 15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며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시간당 9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경보는 농도가 주의보 기준보다 2배 이상 높을 때 발령된다.

미세먼지 농도 높을 땐 외출 자제해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가능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긴소매 옷과 모자를 착용해 피부와 두피에 미세먼지가 직접 접촉되는 것을 피해야 하고 미세먼지 차단기능이 있는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착용한 옷을 바로 세탁하고 샤워, 세수, 양치질을 통해 몸에 남아있는 미세먼지 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만약 눈에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실내에서는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기에 창문을 닫아놓는 것이 좋으며,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침투되기 쉬우므로 하루에 물 8잔 이상을 섭취하고 젖은 수건 등을 방에 걸어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미역, 다시마, 김, 미나리 등의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을 섭취하면 몸에 축적된 독소를 배출하고 중금속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닫고 흡연을 하거나, 생선을 굽는 등의 행동을 할 경우 오히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청소할 때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나오고 바닥에 있던 미세먼지가 사방으로 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를 하기 전,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가라앉힌 후 물걸레로 닦아내 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관련 상품 쏟아져

한편, 미세먼지에 관한 이슈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오염물질로부터 피부 보호 효과가 있는 안티폴루션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차단·제거하거나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 손상을 개선하는 화장품과 관련한 출원은 총 26건으로, 2008년부터 매년 1건 이하의 적은 출원 건수를 나타내다가 2014년에 5건, 2015년에 10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2016년에는 5월까지 7건이 출원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그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미세먼지 제거기능을 갖춘 가전제품과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농담 삼아 이야기하던 ‘산소를 구입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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