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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호]양극화되는 커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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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호]양극화되는 커피 시장
  • 고혜란 기자
  • 승인 2016.08.12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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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테이크아웃할 땐 ‘저가’ 선호

[소비라이프 / 고혜란 기자]최근 저가 커피의 인기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커피 가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1세대 대형 커피전문점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만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7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가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해 1,352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고 영업이익은 25.5%나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페베네, 커피빈, 폴바셋 등 주요 커피 업체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페베네는 1,422억 원에서 1,210억 원으로 14.9% 감소했고, 커피빈은 지난해 매출이 1,389억 원으로 전년(1,463억 원)보다 5.1% 줄었다. 폴바셋은 지난해 48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285억 원)보다 69.8% 증가했지만, 1억 80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세븐카페와 카페25 잇따라 출시

커피전문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격을 낮춘 고급 원두 커피를 출시하며 저가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가 커피의 초기 시장은 이디야, 빽다방이 주도했었지만 MPK그룹의 ‘마노핀’이 890원 커피를 내놓으면서 점차 가격이 인하됐다.
 
최근에는 세븐일레븐과 GS25가 천 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세븐카페와 카페25라는 상표로 출시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는 저가 원두커피를 출시한 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정승인 대표는 “품질이 확실하고 가격이 좋기 때문에 세븐 카페 사업은 100%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다며 “전문점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수준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고 편의점 저가 커피 시장에서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드미
위드미, 500원짜리 커피 출시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에서는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춘 500원짜리 커피 ‘테이크 원’ 커피를 출시했다. 위드미에 따르면 천 원에 판매하던 일반 원두커피 대신 드립커피 기계로 매장에서 직접 추출하는 500원짜리 원두커피를 내놓자 점포당 하루평균 원두커피 판매량이 1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원이라는 가격은 시판 중인 일부 자판기 커피의 가격과 같으며 대기업 계열사가 내놓은 원두커피 가격으로는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브라질 세라도 지역의 원두를 사용해 원두의 맛과 질을 놓치지 않은 것도 인기의 원인으로 평가됐다. 위드미 관계자는 “고급 원두지만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를 통해 대량수입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 “연내에 200개 점포로 판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가 커피는 대기업이니 가능한 일

사실 커피 가격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은 커피 가격을 비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숙련된 인력의 인건비, 임차료, 높은 기기관리 비용 등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카페의 회전율은 떨어지고 있고, 포화상태인 커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끊임없는 신메뉴 개발이 필요해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계열 식품프랜차이즈는 대량의 구매력과 유통망을 활용해 커피가격을 쉽게 낮출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가 커피 시장에서 승부수가 있지만, 일반 커피 전문점에서는 가격을 쉽게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분간 저가 커피 도입 경쟁은 식지 않고 계속 이어질 전망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맛을 느낄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는 최고”라면서 “경기불황 속에 소비자의 입맛과 지갑 사정에 꼭 맞춘 상품이어서 판매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급 커피전문점이 살길은 차별화

하지만 소비자들은 테이크아웃을 할 경우에는 저가 커피를 찾고, 여가 시간을 즐기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고가의 커피 전문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가 많아지면 고가 커피 전문점들이 갈 길을 잃을 것 같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커피 질 자체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공간 이용료를 지불할 것인지 말지의 문제라는 것은 요즘 소비자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커피전문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시장의 빠른 트렌드를 읽고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차별화에 승부를 두고 있다. 카페베네는 올해부터 스페셜티(최고급) 커피 메뉴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인테리어 등 외관에서부터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급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이디야는 베이커리 팀을 신설하고 관련 메뉴 강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련자는 “막상 이율을 따져보면 베이커리 메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고, 메뉴 개발에 들어가는 연구개발 비용까지 생각하면 큰 이익이 남지는 않지만, 차별화된 메뉴로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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