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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결코 소소하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카카오소(小)토리 ‘카카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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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결코 소소하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카카오소(小)토리 ‘카카오스토리’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7.2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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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확대 재생산’이 Insight...카카오스토리에서 생산된 소소한 이야기는 엄청난 이야기로 확대 재생산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소소하다’라는 말이 있다. ‘대수롭지 않고 자질구레하다, 어김이 없고 밝고 분명하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소소한 것 같지만 결코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얼굴만 남기고 나머지는 그래픽 처리된 아이가 물갈퀴를 하고 수영모자를 쓴 채로 소소한 댄스를 춘다.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라는 노래가 장기하의 목소리로 반복된다.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는 어디에다 할까요?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는 카카오소(小)토리.”

▲ (사진: 카카오스토리 TV광고/유튜브 캡쳐)

아이는 파란색 추리닝과 노란색 상의를 입은 모습으로 변하고 다시 중년의 아저씨와 소녀가 합세 한다. 모두들 아이처럼 손을 들고 소소댄스를 춘다. 이들은 마치 영화 '매트리스'에서 스미스 요원처럼 똑 같은 사람들로 복제되어 소소 댄스를 춘다.

카카오스토리 광고는 이들의 캐릭터의 모습이 수시로 바뀌고 복제되어 늘어나면서 CM song 역시 지속적으로 반복 된다.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는 카카오스토리 소소한 이야기잖아.”라며 끝을 맺는다.

▲ (사진: 카카오스토리 TV광고/유튜브 캡쳐)

카카오스토리는 네티즌들이 사진과 짧은 글을 게재해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인터넷 공간이다.이 카카오스토리의 광고에 한번만 노출돼면 누구도 그 중독성에 빠져 나오기 힘들게 된다. 단순한 멜로디와 가사가 반복되는 ‘소소송’을 한번만 들어도 나도 몰래 자꾸만 따라 부르게 된다.

왜 일까? ‘소소한 이야기’의 인사이트(Insight)는 반복과 복제에 있다. ‘소소한 이야기’라는 단어는 멜로디가 더해져서 30초 동안 무려 14번이나 반복된다. 한때 사전 방송광고심의제도가 있었을 때는 이와 같은 반복적인 연호는 방송불가였다. 그만큼 중독성이 있어 시청자를 현혹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 (사진: 카카오스토리 TV광고/유튜브 캡쳐)

또한, 카카오스토리 광고에서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계속 복제되면서 단순한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오프라인에서는 같은 재화를 공유할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같은 재화를 무한히 복제하여 공유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미디어들이 정보를 독점했다. 미디어들만이 정보를 생산해서 유통시켰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네티즌도 정보를 생산하기도 하고 유통시킨다. 오히려 네티즌들이 정보를 가공하고 확대 재생산하여 유통시키기도 한다. 

▲ (사진: 카카오스토리 TV광고/유튜브 캡쳐)

그래서,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이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는 소소하지 않다. 결코 소소할 수 없다. 그들이 나눈 소소한 이야기는 온라인 공간에서 가공되고 확대 재생산되어 엄청난 이야기가 되어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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