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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문턱 높은 ‘사잇돌’…서민들 저축은행으로 발길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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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문턱 높은 ‘사잇돌’…서민들 저축은행으로 발길 돌려
  • 박규찬 기자
  • 승인 2016.07.1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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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심사 강화로 사잇돌 무용지물

 [소비라이프 / 박규찬 기자]사잇돌 대출 출시에도 서민들은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을 위한 대출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1금융권의 문턱은 높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잇돌 대출을 신청하러온 소비자들이 까다로운 대출 자격 조건으로 인해 결국 시중은행보다 다소 낮은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대출심사가 한층 강화된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9개 은행은 지난 5일부터 신용 4~7등급의 중신용자들을 위해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해 연 금리 6~10%의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을 판매하고 있다.

자격조건은 근로자의 경우 재직 기간 6개월 이상 연소득 2000만원 이상으로 사업소득자는 사업 영위기간 1년 이상, 연금수령 1회 이상과 연소득 1200만원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1인당 대출한도는 2000만원으로 최장 60개월 내 원리금분할상환 해야 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저축은행의 높은 금리(최고 27.9%)를 면하고자 은행을 찾은 소비자들은 결국 다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자격 조건이 낮은 반면 대출이용 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문제점이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잇돌은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으로 저신용자나 소득이 확실치 않은 소비자들은 이용에 어려울 수 있다”며 “사잇돌 대출 자격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기존의 햇살론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저축은행중앙회는 올 3월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거래자수가 약 163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7.41% 늘었다고 밝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도 사잇돌 대출 출시 전부터 중금리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며 “현재도 중저신용자들의 생계형 대출관련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잇돌 출시 후 많은 고객들이 1금융권으로 이탈할 것을 우려했지만 생각보다 까다로운 대출 심사로 인해 이탈률은 크지 않을 것을 보인다”며 “앞으로도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중금리 상품 등 저신용자에게도 낮은 금리의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도 좋지만 실제로 대출이 시급한 사람들은 저신용자들인데 이들은 주로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이들은 고금리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저신용자들도 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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