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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시원한 여름 나기' 선점한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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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시원한 여름 나기' 선점한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6.0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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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좋은 건 어딘가에 시원함이 있기 때문이다"...기상이변으로 찾아온 시장기회, 지리한 기능 대신 이미지로 승부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기상청은 지난 5월 23일 '2016 여름철 기상전망'에서 올해 여름은 폭염이 잦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에 따르면 6월은 기온이 높아 폭염이 잦겠고, 장마가 시작되는 6월 말부터 7월 사이에는 저기압이 자주 통과하면서 더위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장마가 끝난 8월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늦더위와 함께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와같은 여름철 기상전망은 더이상 새롭지도 않다. 엘리뇨와 라니냐에 의한 기상 이변도 더이상 새롭지 않다. 이제는 여름철 무더위쯤은 21세기 사는 우리가 달고 살아야 하는 부속품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했던가? 여름을 슬기롭게 즐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사진: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TV광고/유튜브 캡쳐)

찰랑 찰랑 물 소리와 함께 잘 익은 수박과 참외가 담긴 그릇이 보인다. 그 수박은 한 입 베어무는 소녀가 등장하고 다른 소녀는 풀장에 뛰어든다. 맥주나 청량음료를 담글만한 큰 욕조에 첨벙하고 몸을 던지는 청년, 얼린 패트병을 친구 얼굴에 대며 조잘거리는 여학생들, 자전거 타는 소녀, 그늘 밑에 누워 부채질하는 할아버지와 그 옆에서 쭈쭈바를 먹는 손자, 엄마와 간식을 만드는 소녀 그리고, 그 간식을 기다리며 누워 책을 읽는 아빠.

"여름이 좋은 건 어딘가에 시원함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카피가 흐른다. 이러한 방법이 정말 여름을 가장 멋지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이번 여름휴가때 한번 해보고 싶은 것들을 잘도 모아 놓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샤워를 마친 개구장이 꼬마가 에어컨 앞에서 샤워수건을 쫙 벌리고 젖은 몸을 말린다. 그리고 다시 "두개의 바람으로 두배 더 시원하게 휘~" "두배 더 시원한 여름 나세요~"   

▲ (사진: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TV 광고/유튜브 캡쳐)

그 흔한 유명 모델도 나오지 않지만 여름을 정말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광고를 통해 이번 여름은 저 광고처럼 보내야 겠다 생각하면서 브랜드를 확인하게 된다.

2014년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어컨 보급율은 약 70%에 달한다. 시골을 제외하면 도시 가구는 거의 100%에 육박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상 이변으로 봄과 가을이 실종되어 가고 있어 더운 여름과 추운 여름만 있다는 우스게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날이 더워만 가고 있다. 우리나라 여름은 습도 까지 높아 2014년도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홈플러스 제습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0% 성장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에어컨 없이는 더 이상 여름을 버텨내기 힘든 때가 온 것이다.

인구절벽을 맞이하고 결혼율이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혼수품인 에어컨이 인구감소와 결혼율 하락으로 시장 정체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1인 가구 증가와 이상 기후로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사진: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TV광고/유튜브 캡쳐)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 가전시장을 양분해 해 왔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서로 최고의 기술력을 내세워 최고의 브랜드임을 앞세워 왔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번 휘센듀얼 에어컨광고에서 두개의 에어콘보다는 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원함을 내세웠다.

과거 '시원한 바람', '강력한 냉방효과' 같은 제품 성능 위주의 광고에서 '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시원함'이라는 감성적 컨셉을 선점(先占/Preemption)함으로써 끊임없는 성능전쟁을 마감하고 경쟁사와 에어컨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여름도 LG 휘센듀얼 에어컨 광고처럼 시원하게 보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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