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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나 노랫말 기억하기 힘든 당신, '디지탈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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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나 노랫말 기억하기 힘든 당신, '디지탈 치매'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6.05.27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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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우리 뇌가 핸드폰 전화번호 저장, 노래방 가사 써비스 등 IT기술에 의존하기 때문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요즘 친구의 전화번호를 외우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혼자서 흥얼거리고 부르기 쉽지 않다. 이른바 '디지탈 치매' 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친구의 전화번호가 십게 떠오르지 않는 것은 핸드폰에 지인의 전화번호를 저장해 놓고 쉽게 꺼내 볼 수 있어 우리 뇌가 굳이 노력해서 기억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좋아하는 노랫말 하나 떠올리지 못하는 것 역시 노래방에서 항상 노래 가사를 보고 따라 불러서 게으른 우리의 뇌가 기억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디지탈 치매' 현상이다.

심리학자에 따르면 우리의 뇌가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번호를 외우려는 리허설(rehersal)이라는 틀별한 노력을 해야만 하는데 우리의 뇌가 게을러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감각기관으로 들어오는 수 많은 시각, 청각, 감각 정보를 0.2초에서 1초 이내에 접하고는 바로 잊어 버리게 된다.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 뇌로 전해진 모든 정보는 전화번호와 같이 5 ~ 9라는 청크(Chunk/의미를 지닌 가장 작은 단위)의 정보를 "XXXX-XXXX", "XXXX-XXXX"을 반복적으로 외우는 리허설을 통해 중기기억을 거쳐 장기 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탈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노력이 불필요하게 만들어 지인의 전화번화나 노래말 하나 기억 못 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한 통신회사에서는 이러한 우리 뇌의 노력이 별로 필요치 않은 전화번호 이른바 '골드번호' 응모행사를 벌여 3대 1을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휴대전화 뒷번호 1만개를 추첨을 통해 응모자들에게 제공하는이벤트를 오는 29일 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현재 가장 인기가 있는 번호는 ‘4999’로, 경쟁률이 무려 2800 대 1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 ‘7777’(225 대 1), ‘0000’(148 대 1), ‘9999’(135 대 1), ‘1004’(86 대1), ‘8888’(65 대 1), ‘1111’(43 대 1) 순으로 인기가 많다. 특정 업계 종사자들에게 인기 있는 2424(이삿짐센터), 4444(상조업)도 경쟁률도 각각 3 대 1, 11 대 1을 넘었다.

우리의 뇌가 이러한 노력을 안하고도 쉽게 전화번호를 기억할 수 있는 번호가 있다면 당연히 선호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서 유명인이나 지인의 얼굴이 떠오르는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좋아하는 노래 하나 따라 부르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나이 들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디지탈의 힘에서 벗어나  지인을 전화번호를 일부러라도 외운다든지 노래말을 흥얼거리는 노력을 해야 건가한 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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