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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집방보고 다방보고 다방~”…부동산 중개 '플랫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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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집방보고 다방보고 다방~”…부동산 중개 '플랫폼'시대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5.0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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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사이트 특별한 차이 없어 결국 인지도 싸움...모델전략도 인지도 상승에 한 몫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집방보고 다방보고 다방보고 집방보고 다방~” 방값이 얼만데…볼 수 있는 건 다 봐야지” 걸스데이 혜리가 부동산중개앱 ‘다방’ TV광고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혜리는 이 광고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없다. 과격한 액션을 통해서 주는 시각적 효과와 ‘집방’ ‘대방’을 반복적으로 연호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남는 것은 없다. 그런데도 이 광고가 중독성이 있어 부동산 중개관련 사이트를 찾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 (사진: '다방' TV광고/유튜브 캡쳐)

부동산은 의(衣), 식(食), 주(住) 중 대표적으로 고관여 과정으로 구매된다. 먹는 거나 입는 것은 싼 것은 몇 천원 비싸야 몇 만원 아니면 몇 십 만원 정도이다. 고관여 제품도 있지만 저관여 제품도 상당히 많다. 즉, 구매에 앞서 많은 탐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습관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부동산은 다르다 부동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세나 매매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 천 만원에서 몇 십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값이 지난 3월말부로 4억원을 돌파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 2월말 평균 5억 1천만원을 돌파했다. 가격이 가장 낮은 강원도 아파트 평균 가격만 하더라도 1억 3천만원이다.

물론 방 하나를 전세나 월세로 임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최소 몇 천 만원은  지불해야 한다. 당연히 발품을 팔아서 여기 저기 알아 볼 것은 다 알아봐야 한다. 주변 시세, 교통, 학군, 자연환경 등등.

▲ (사진: '다방'TV광고/유튜브 캡쳐)

그런데 왜 ‘다방’은 부동산 구매시 고려해야 할 것들을 하나도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일까?  15초내에 일일이 다 이야기 못 한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부동산 중개앱이 플랫폼 경쟁을 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방’이나 ‘직방’은 부동산 거래를 직접 하는 사이트가 아니다. 단지 부동산을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매도인과 매수인, 임대인과 임차인이 부동산 매물을 대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놓고 있을 뿐이다.

‘다방’이나 ‘직방’은 부동산 거래할 사람들이 지역별, 가격별, 형태별로 부동산을 갈아탈 플랫폼을 제공해 줄 뿐인 것이다. 가격별을 우선적으로 알아볼 사람은 가격별로, 지역을 우선적으로 알아볼 사람은 지역별로 매물을 검색하면 되는 것이다. 경부선 플랫폼에서 부산가는 기차를 타고 호남선 플랫폼에서 광주행 열차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따라서, ‘다방’이나 ‘직방’은 구조적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고 그전부터 있었던 ‘부동산 뱅크’나 ‘부동산 114’ 등과도 큰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부동산 중개앱 플랫폼시대에는 결국 인지도 싸움이 된다.

즉, 누가 먼저 소비자 머리속에 있는 부동산 중개앱 플랫폼을 점령하느냐의 싸움이 된다는 것이다. 서울역을 기억시키느냐 용산역을 기억시키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부산가는 열차는 서울역에도 용산역에도 있다.  플랫폼이 있는 역이름을 확실히 고지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열심히 소개했는데 다른 역으로 가게 되면 헛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혜리를 모델로 선택한 것도 탁월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약 25%를 넘어서고 있다. 3, 4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것이다. '다방'은 앱이나 사이트에서 부동산 매물을 검색하려는 젊은층 1인 가구에게 확실히 어필 할 수 있는 모델이 혜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혜리는 아이돌 멤버이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하여 장년층에도 인지도가 높다. 핵심 타겟은 물론이고 2차 타겟까지 아우를 수 있는 모델이 혜리인 것이다. '다방' 광고가 심플해서 메시지 이해가 쉽고 기억이 잘 나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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