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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아, 소아 심장ㆍ폐 이식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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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아, 소아 심장ㆍ폐 이식수술 성공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6.05.02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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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심장ㆍ폐 이식수술 받은 4세 여아...폐 기능 되찾아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어린이에 대한 심장·폐 이식 수술 첫 성공 사례가 나왔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섬유화 등 폐 손상을 입은 4세 여아에게 국내 첫 어린이 심장ㆍ폐 이식수술이 서울아산엽원에서 실시돼 성공을 거뒀다. 이 여아의 엄마ㆍ여동생 등 한 가족 세 명이 가습기 살균제 탓에 폐 손상을 입었는데 이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에크모 장착ㆍ장기 이식 등 사투를 벌였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호흡기알레르기과 유진호 교수팀은 2011년6월11일 이 병원에 입원한 4세(당시) 여아는 서울아산병원에서 100일간 에크모(ECMO, 체외막형산소화장치, 몸의 산소 순환을 도와주는 기기)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다가 어린이로선 국내 첫 심장ㆍ폐를 함께 이식 받는 대수술을 받았다.

2011년 봄 아이에게 마른기침 등 그리 심각하지 않은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엔 감기 등 흔한 호흡기 질환으로 여겼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2주 뒤부터 빈호흡(호흡수 증가)ㆍ호흡곤란 등 상태가 악화됐다. 아이의 엄마ㆍ여동생(1세)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유 교수팀은 “아이의 가족은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고 했다. PHMG는 최다 사망자를 낸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다. 

아이의 1세 여동생은 불행히도 대형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에 숨졌다.  아이 엄마는 5일간 에크모의 도움을 받았지만 폐 이식 후 큰 후유증이 없이 회복됐다. 

아이는 에크모에 의존해 폐 등 장기 제공자가 나올 때까지 100일을 버텼다. 마침내 뇌사 판정을 받은 11세 소녀의 폐와 심장을 이식받았다.  

국내에서 성인의 폐 이식 수술은 1996년에 처음 시도됐다. 어린이의 폐 이식 수술은 이번 4세 여아가 첫 사례다.

유 교수팀은 논문에서 “어린이의 폐와 폐ㆍ심장 이식엔 걸림돌이 많다”며 “장기 제공자(뇌사자) 수가 적은데다, 제공자와 수혜자의 장기 크기가 다르고 외과 기술적으도도 훨씬 고난도이 수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팀은 논문에서 “장기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의존해야 하는 에크모ㆍ기계적 환기장치 등의 장착 기간이 길수록 이식 수술 뒤 다(多)장기 부전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며 “이번에도 에크모를 5일간 장착한 아이 엄마의 수술 후 후유증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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