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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LG유플러스는 왜 국군장병에게 휴대폰을 무상 지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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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LG유플러스는 왜 국군장병에게 휴대폰을 무상 지원할까?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4.20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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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가혹행위로 인해 불안감 높아진 사회환경과 SKT와 KT에 열세인 시장점유율과 밀접한 관계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유명 연예인이 나오거나 통신서비스를 주로 광고하던 통신사 광고에 언제부터인가 입대하는 군장병과 이들을 보내야만 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한 통신사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입소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요즘 군대 좋아졌다니까’, ‘너무 겁먹지 말고’, ‘잘 할 수 있어’, ‘조심해서 잘 다녀와’라는 자막과 함께 “사랑해 아들”이라고 엄마는 말한다. 손 흔드는 아들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을 땐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이어 아들과 통화하면서 “아픈 덴 없지?”, “나야 군대 체질이니깐”이라면서 군에 있는 아들과 통화한다. 그러면서 “늘 곁에 있는 것처럼 그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광고를 마친다.

▲ (사진: LGU+광고/유튜브 캡쳐)

LGU+는 왜 이런 광고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군내 가혹행위로 인해 국군장병과 부모의 불안감이 높아진 사회환경과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4월 6일 육군 28사단에서는 세간을 깜작 놀라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윤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 전에도 유사한 가혹행위는 있었지만 군에 자식을 보낸 국민을 이처럼 놀라게 한 사건도 없었다. ‘윤일병 사건’이 발생한 다음 입대를 앞두고 있는 청년들은 입대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그들의 부모들은 이러한 군대에 자식을 어떻게 보내겠냐며 거부감까지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군당국은 가혹행위를 방지하는 대책을 과거 것까지 재탕해가면서 쏟아내기 시작했다. 

▲ (사진: LGU+광고/유튜브 캡쳐)

이후 내무반의 환경과 근무조건은 사실 상당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가장 바뀐 것은 휴대폰 지급인 것 같다. 사병들에게 받기만 할 수 있는 휴대폰을 지급한 것이다. 사병들은 지급받은 휴대폰으로 부모에게 전화 요청하는 전화를 할 수 있고 부모는 그 휴대폰으로 자식에게 전화를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의원이 2014년 실시한 군내 가혹행위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군복무를 마친 성인 남녀 68.5%가 군에서 구타 및 가혹행위를 경험했다. 또한, 12.3%가 성추행과 성폭행까지  경험했다고 한다.

물론 군내 가혹행위만으로 LGU+가 이러한 광고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LGU+가 국내 통신시장에서 점유율 22%로 KT와 KT에 이어 3위라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총 44,186,636명이다. 이중 SKT 가입자는 20,583,715명으로 46%를 차지하고 있으며 KT 가입자는 13,568,992명으로 3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LGU+가입자는 9,763,839명으로 22%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 (자료: 스마트폰 가입자/미래창조과학부)

LGU+는 45만명에 달하는 사병들에게 휴대폰을 제공함으로써 국군장병과 그들의 가족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하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가족들은 다른 통신사 휴대폰으로 통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교체수요를 자녀들과 같은 LGU+로 갈아탈 수는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45만명의 국군장병을 미래의 고객으로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메리트 역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제대를 해서 사회로 나가서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경우 LGU+로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또한, 그들이 제대를 하면 또 다시 그만큼을 새로운 국군장병이 입대하게 되어서 그들의 미래의 고객으로 흡수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LGU+는 SKT나 KT와 고객확보를 위해 피 튀기는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 LGU+는 기존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경쟁사가 보지 못 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LGU+는 무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마치 신병훈련소에서 지속적으로 신병을 받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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