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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비틀즈 ‘Yesterday’까지 동원한 시몬스와 에이스의 형제간 침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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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인문학] 비틀즈 ‘Yesterday’까지 동원한 시몬스와 에이스의 형제간 침대전쟁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4.1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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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구조변화와 결혼 기피현상으로 인한 시장 정체 타결책...비틀즈 'Yesterday' 탄생비화 재현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팝 역사상 최고의 그룹을 꼽으라면 아마 비틀즈를 1위로 꼽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또한, 팝역사상 최고의 곡을 꼽으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표된 지 51년이 지난 그들의 ‘Yesterday’ 첫번째로 꼽을 것이다. 그 만큼 광고음악 사용을 불허해 왔던 ‘Yesterday’가 시몬스의 광고에 등장했다.

바다 위에 피아노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고 그 장면을 한 남자가 바라보고 있다. 그는 눈을 뜨고 있어나 그 꿈속에서 들었던 멜로디를 바로 연주하면서 악보에 옯겨 적는다. 침대브랜드 시몬스는 ‘Yesterday 탄생비화를 광고로 재현하면서 브랜드컨셉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표현하려고 했다.

▲ (사진: 시몬스 TV광고/유튜브 캡쳐)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1964년 1월 프랑스 파리의 George V호텔에 머물면서 꿈결에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었다고 한다. 폴은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 마자 피아노에 앉아 멜로디를 연주하고 바로 곡을 완성하였다. 시몬스 TV광고와 똑 같은 내용이다.

폴은 3주동안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만나는 사람마다 들어본 적인 있냐고 물어봤다. 혹시 다른 사람의 곡을 자기가 착각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다 처음 듣는 멜로디라고 대답했다.

‘Yesterday’는 폴 메카트니가 클래식 작가에게 돈을 주고 샀다고 할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클래식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곡이다. 전세계에서 단 1분이라도 연주 안 되는 때가 없다고 할 정도로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곡이다.

▲ (사진: 시몬스 TV광고/유튜브 캡쳐)

그런데, 왜 시몬스가 갑자기 기존의 광고 패턴을 바꾸고 비틀즈의 Yesterday까지 동원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시장정체로 인해 브랜드간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침대는 대표적인 혼수품이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15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혼인 건수는 30만 2천 8백 건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했다. 또한,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평균 초혼연령도 남자 32.6세, 여자 30.0세로 전년대비 각각 0.2세 상승하였다.

또한, 지난 4일 통계청 산업동향활동에 따르면 지난 2월 ‘서비스업생산지수’가 70대로 급락했다. 100을 기준으로 70대 까지 떨어진 것이다. 골목 상권을 대표하는 주점이 73, 옷가게가 73, 미장원이 79, 학원이 82를 기록했다. 골목상권이 거의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통계청 11일 무직여성의 혼인 비중 추이가 2005년 54%에서 2015년 34%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전업주부의 비중도 감소했다. 외벌이로는 가정을 꾸려나가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이다. 

즉, 결혼적령기의 젊은이들은 결혼을 기피하고 소비자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지갑 닫아 버린 것이다. 침대 매출이 증가할 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침대시장규모는 약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침대시장을 이들 에이스와 시몬스가 40% 정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이 경영하고 있다. 형인 안성호씨는에이스를 경영하고 있고 동생 안정호씨는 시몬스를 경영하고 있다. 에이스는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다’라는 컨셉으로 침대시장의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나, 최근 매출이 줄고 있다.

반면, 시몬스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컨셉으로 에이스를 바짝 쫒고 있다. 시몬스는 5년전인 2011년 매출이 900억원대로 에이스의 절반이었으나 2014년에는 1300억원대로 성장하여 에이스와의 격차를 4백억원 정도로 바짝 좁혔다.

침대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니 1위와 2위간에 점유율 싸움이 더욱 치열해 진 것이다. 에이스는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다’ 이후 ‘침대는 에이스다’라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다. 시몬스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전개했고 이번에는 시장의 판을 바꾸기 위해 공격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여진다.

인구의 구조변화와 결혼기피 현상으로 인한 시장정체가 형제간 침대전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체와 형의 에이스가 정체상태인 시점에 동생 시몬스는 시장을 키우고 판을 바꾸기 위해 비틀즈까지 동원했다.  비틀스의 'Yesterday'까지 동원한 시몬스의 새로운 시도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지 않은 수 없다. 이번 캠페인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에이스 고객을 시몬스 고객으로 만들 수는 있을 지  누구도 모를 것이다. 'Yesterday' 작곡자 폴 메카트니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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