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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 알리안츠가 단돈 35억원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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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 알리안츠가 단돈 35억원에 팔린다!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6.04.07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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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세계 1위 보험사 알리안츠(Alliantz)가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중국의 안방(安邦)보험에 단돈 35억 원의 헐값에 팔기로 했다.  안방보험은 작년 2월 동양생명의 대주주이던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지분 63%를 1조1천31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사업을 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 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로 알려져 있다.

당초 알리안츠 매각 가격이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300만달러(약35억원)에 팔리는 거래가 성사된 것은 충격적이다.
 
단돈 35억원에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중국의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은 자본 잠식 상태인 데다 조직과 영업위축으로 매각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그룹은 1999년 국내 4위 생명보험사 제일생명을 4000억원대에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8500억원을 신규 증자하는 등 알리안츠생명에 총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성공하지 못하여 결국 손들고 17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을 35억원에 인수하긴 하지만 인수와 동시에 자본 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00만달러(약 930억원)를 투입해야 해 사실상 1000억원 정도를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더라도 시장 예상가 2500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한 보험전문가는 “생보사의 경영권 프래미엄을 감안하면 값이 그렇게 형편없이 떨어진 것은 초저금리 상황 하에서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부담이 매우 크고 앞으로의 시장전망도 그렇게 밝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수년간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고  2015년 기준으로 총자산은 16조5893억원이고 영업손실이 1431억, 당기순손실은 874억 원이 발생했다.
 
▲ 제일생명이 독일 알리안츠보험그룹에 인수된지 17년만에 1조원의 자금을 투하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중국 안방보험에게 내주고 철수하게 되었다.
한 소비자전문 교수는 “알리안츠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경직된 조직문화와 노조문제 그리고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소비자의 니드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소비자입장에서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현상”이라며, “중국자본이 국내 보험시장에 진입하여 어떠한 변화를 이루어 낼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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