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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위상 추락...성장 동력과 비전도 크게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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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위상 추락...성장 동력과 비전도 크게 부족해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5.08.2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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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농협에도 밀려 생보업계 4~5위로 추락, 더 떨어질 가능성 커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교보생명(회장 신창재)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생명보험 업계 '3위'라는 자리를 확고하게 빼앗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미래 성장 비전도 부족해 더욱 더 깊은 나락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6월달에는 만년 5위 흥국생명에게 신계약 실적이 밀리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월납초회보험료 135억원을 거양해 전체 생보사 중 3위를 기록했었다. 교보생명은 107억원을 판매해 흥국생명에 밀려 4위로 내려 앉았었다. 수입보험료 측면에서도 삼성,한화,농협,교보 4개사 모두 5월 한 달간 감소하기는 했지만 교보생명만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크게 후퇴했다.
 
올 1·4분기 교보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2,6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가량 줄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1조370억원을 기록하며 12% 증가했으며 한화생명 또한 3,954억원으로 13% 늘었다. 교보생명만 크게 감소한 것이다. NH농협생명의 경우 올 1·4분기 9,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해 교보의 3배의 실적을 거둬 교보생명을 월등히 추월했다.
▲ 업계 4,5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겪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더욱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많다.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 또한 271.3%로 생보업계 전체 7위에 불과하고 상위 업체중 최하위권이다. 푸르덴셜이 391.7%, 삼성생명이 369.2%, ING가 388.5%, 한화생명이 318.1%와 비교해도 한참 뒤 떨어진 실적이다. 심지어 ACE(383.6%)나 PCA(369.5%)만도 못하다.
 
금융소비자연맹이 평가한 2015년 좋은 보험사 순위에서는 교보는 이미 4위로 내려 앉았다. 푸르덴셜생명과  ING생명에도 밀리는 순위이다. 교보생명은 안정성 순위에서 7위, 건전성에서는 무려 16위를 차지하였다. 교보가 건전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위험가중자산비율이 36.84%로 업계 평균 29.59%를 훨씬 뛰어 넘고 가중부실자산비율도 0.05%로 비교적 높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소비자성(2위)과 수익성(3위)에서 상위를 차지해 종합 4위를 겨우 지킬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보험사의 위험담보 규모를 알 수 있는 책임준비금은 작년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139조원, 한화생명이 62조, 교보생명이 56조, 농협생명이 48조을 기록해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자산증가율은 크게 뒤쳐지는 모습이다. 2015.5월 말 현재 삼성생명이 219조원으로 총자산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화생명(95조원)과 교보생명(83조원), 농협생명(54조원) 순이다. 문제는 이들 상위 4개사 중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교보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들은 모두 두 자릿수의 자산증가율을 기록했다.
 
종합적인 소비자평가 측면에서는 한화생명은 물론 푸르덴셜생명, ING생명 등에 밀리고 있지만 규모적인 측면에서도 교보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NH농협생명이나 흥국생명에 추월당해 따라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보생명의 더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원인으로 첫째로는 조직력의 약화를 꼽는다.
 
예전에는 강한 조직력과 추진력을 내세워 내외야 조직력으로 뭉쳐 난관을 돌파하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했었으나, 언제부터인지 조직이 무너져 조직원들이 목표의식도 없어졌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영업현장에서는 효율중심이라는 명분아래 ‘되는대로 마감’하고 '편하게 일하는 풍조'가 만연해 영업목표에 대한 달성 ‘의지가 아예 사라졌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교보의 퇴직율은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할 때 까지 일은 안하고 위성조직으로 떠도는 직원들이 많다. 그저 자리만 지키고 안주하는 ‘죽은 조직’이 많다는 반증이다. 일 잘하던 우수한 인력들은 명예퇴직 등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그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고, 업계에서의 교보생명의 '조직' 위상도 축소되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성장 비젼이 없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업 이외에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생명보험업을 하는 교보생명 역시 미래가 불투명하다. 교보가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다 포기하였다. 홍보효과는 거두었지만 애시당초 인수 자금도 없었고 의지도 없었다는 후문이 많다. 최근에는 인터넷 은행 참여를 저울질 한다고 하지만 여기에 참여한다 해도 잘 할 지가 심히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손보사인 교보악사를 인수했으나,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중도에 철수해 버렸다. 남기고 팔았다지만 교보의 경영능력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 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한증권을 인수해 교보증권으로 사명을 바꾸어 영업하고 있으나, 총 48개 증권사중 22위를 차지해 대형사중 최하위에 머무르는 실적을 보였다. 교보증권은 안정성 24위, 소비자성 10위, 건전성 25위, 수익성 13위로 전반적으로 하위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증권사를 인수해 제대로 크게 키우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교보증권도 매물로 내놨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 다는 설도 많다.
 
또,2013년 출범시킨 인터넷 전문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역시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고, 올 1·4분기에도 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5년 내 흑자를 기록하겠다는 신창재 회장의 계획과 달리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이다. 합작 파트너사인 일본 라이프넷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등 성장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이 동방생명과 안국화재를 인수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 업계 최고의 글로벌 보험사로 키운 것과 지극히 비교되는 현상이다. 80년대 초만해도 교보와 삼성은 1,2위를 두고 각축을 벌였었으나, 현재는 삼성생명은 교보생명의 3배도 넘는 경쟁사로 쳐다 볼 수도 규모로 커졌다.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생명보험은 삼성이 교보생명을 이기지 못했다는 회고가 '격세지감' 새로워 지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는 교보는 자신들의 문제가 진정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조직, 인사, 상품, 영업 등 여러 곳에서 많은 문제점이 분명히 노출되고 있는데, 교보는 ‘효율도 좋고, 소비자보호도 사회봉사 활동도 잘하고’ 여전히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사장이 없다. 신용호 창업주 아들인 신창재 회장이 대표로 있고 경영을 도맡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설자리가 없거나, 믿고 맡기지를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직구조이다. 시스템적으로 견제할 수 없는 CEO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창재 회장은 "2015년에는 총자산 100조원과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었다. 2015년 지금 총자산은 88조, 순이익 4,821억의 초라한 실적으로 4위나 5위로 추락하는 신세이다.
 
한 보험전문가는 교육보험의 효시, 생명보험의 자존심이라 던 교보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주먹구구식 개인 경영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교보는 ‘새로운 시각, 새로운 성장 동력, 강력한 추진력의 발굴이 시급한 실정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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