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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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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화 볼까?”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8.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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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취미나 여가생활을 즐기지 않더라도 영화 한 편을 보는 건 이제 대중화를 넘어서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좋아하는 장르나 영화선택의 기준은 각자 다르긴 하다. 하지만 친구를 만나거나 연인과 데이트 때 식사하거나 가볍게 한잔하는 코스 전에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영화는 만남의 접근이 쉬운 강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보기도 하고 느끼면서 감정이 이입되기도 한다.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돼 때론 멋진 스타가 되기도 한다. 어떨 땐 비련의 주인공이 돼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렇듯 영화는 우리가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 간접경험을 통한 ‘대리만족’이란 선물을 안겨주는 영상물이다.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상영된 것은 1898~1899년이다. 1898년엔 영미연초회사가 담배를 팔 목적으로, 이듬해인 1899년엔 한성전기회사가 서울 청량리와 서대문 사이에 부설한 전차에 손님을 끌기위해 상영했다.

하지만 그 땐 영화산업과 관련된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치러졌다.

소수의 상류층들을 위한 것이어서 근대적 대중여가라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문화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오락분야

영화전용상영관은 민족자본가 박승필이 1909년에 문을 연 단성사다. 국내 최초의 극영화는 조선총독부 체신국이 기획하고 윤백남이 만든 ‘월하의 맹서’(1923년 작)였다. 같은 해 우리나라 최초의 흥행영화이면서 발성영화인 ‘춘향전’이 만들어져 일반인에게 개봉됐다.

최초의 순수 조선영화 ‘심청전’을 윤백남 프로덕션이 만들어서 개봉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925년이었다. 이처럼 상영관에서 출발한 한국영화산업은 영화관의 투자와 프로덕션의 제작으로 컸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영화산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급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오늘날 영화콘텐츠는 문화산업 중에서도 문화소비자들이 손쉽게 즐겨 찾는 가장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엔터테인먼트산업분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영화 싸게 즐기기 & 품격있게 즐기기

특히 2000년에 접어들면서 관객동원수가 500만 명 이상에서 1000만 명 이상을 넘는 흥행대작이 잇달아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영화흥행의 산업적 영향력을 실감케 한다.  이런 가운데 2003년부터 국내 영화 전체관람객 수만도 1억 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시장도 할리우드 직배회사들의 국내진출과 할리우드영화 지배구조 아래 있었던 10여 년 전보다 2001년엔 두 배 이상 성장하면서 2005년 기준으로 약 1조원에 이를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영화연감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 시장점유율도 영상선진국 중 미국을 빼면 유례가 없을 정도다.  50%를 넘어설 만큼 우리 영화산업은 가파르면서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영화산업 성장이 머뭇거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기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반면 관객들은 1인 7천~8천원 안팎의 극장입장료가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부쩍 늘고 있다. 이동통신할인 등 각종 요금혜택이 꼬리를 감췄기 때문이란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남들 보다 값싸게 영화를 보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찾아보면 얼마든지 많다.

첫째, 신용카드를 통한 할인서비스가 아직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극장협회 등이 수 년 전부터 영화입장료 정상화를 명목으로 폐지를 추진하는 중이어서 존폐기로에 서 있다. 극장주들이 이동통신과 신용카드사들의 입장료 할인서비스를 적극 저지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혜택이 대형 멀티플렉스 등에 몰린다는 판단에서다.

요금할인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멀티플렉스로 관객들이 쏠리면서 극장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둘째, 한 극장을 꾸준히 이용하는 방법이다. 마일리지서비스와 조조할인 등 상당수 극장들이 입장권을 살 때마다 마일리지를 제공, 일정점수가 되면 무료티켓을 주어 단골고객을 확보하려는 마케팅전략이다.

셋째, 각종 예매사이트에 등장하는 할인티켓을 이용하는 것이다. 영화홍보사들이 주중 예매율 1위를 달성, 해당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높이려고 예매사이트에 할인권을 제공하므로 이용할 만하다.

이렇듯 영화를 값싸게 보려는 노력과는 달리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제대로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는 영화명품관도 등장했다. 국내 처음 프리미엄영화관이란 컨셉을 선보인 골드클래스를 필두로 최근 고급영화관시장 붐이 일고 있다.

일반극장보다 세 배 이상 비싼 값 때문에 처음엔 누가 갈까하고 품었던 의구심도 잠시다. 품격이 다른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트렌드세터와 특별한 데이트를 원하는 연인들에겐 ‘최고의 장소’로 인정받았다. 프리미엄영화관을 찾는 관객들도 꾸준히 느는 추세로 ‘비싼 만큼 값을 한다’는 등가교환원칙을 충실히 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자신이 선호하는 영화가 ‘최고’

영화는 경험재여서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구매의사결정을 한다. 따라서 영화선택에 있어서 적잖은 시간과 돈을 들여 다양한 경로로 영화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경험적·주관적 정보를 살펴봄으로써 영화선택과 관련된 지각된 위험을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

영화를 보기위해 택하는 다른 사람들의 주관적이고 경험적인 정보 중 하나가 바로 영화평이다. 영화전문매체들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영화평들은 물론 급속히 발전한 인터넷매체와 맞물려 너도 나도 영화평을 쏟아내는 요즘 영화평론과 비평은 그 구분이 모호한 채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이란 강력한 매체 힘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네티즌들의 영화평과 매체에 단평을 기고하는 전문가들의 영화평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져서 영화평이 영화평론 역할에만 그칠 뿐 아니라 단순히 영화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되는 듯하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매체에 많이 의존했던 과거엔 영화평을 쓸 때 그나마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신중하게 썼다.

그러나 요즘엔 다르다. 인터넷매체의 보편화로 영화평이 해당영화에 대한 관심을 짧은 시간에 끌어내 영화흥행을 담보하기 위한 마케팅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다.

이에 영화개봉 앞뒤로 해당 영화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글을 올리는 신종아르바이트까지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선 인터넷의 익명성이란 특성을 이용, 영화에 대한 근거 없는 악평을 심하게 한다든지, 다른 사람의 비평에도 억지 호평을 늘어놓는 등 영화평론을 하나의 마케팅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영화평론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제 영화는 우리 일상에 너무나 친숙하게 자리 잡은 여가소비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그 선택의 정보는 다양하게 넘쳐 흘러나가기에 점점 더 그 선택이 어렵고 신중하게 된다.

그래서 영화선택은 농담으로 회사원들이 오늘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을까하는 것만큼 쉬우면서도 어려운 문제라 여겨진다.

영화를 고르고 보는데 정답이 있는 산수가 아니므로 관람객 각자의 선호도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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