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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균열, 하영구 씨티은행장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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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균열, 하영구 씨티은행장 버틸까?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4.05.1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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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강경투쟁속 하영구 은행장의 거취가 주목되, 금감원 중징계도 예상...
▲ 노사간에 심각한 갈등과 금감원의 중징계가 예상되는 시티은행 하영구 은행장. 사진과 같이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 최장수 은행장인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최근 곤경에 빠져 있다. 진퇴를 고민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은행의 구조조정에 반기를 든 노조가 하 행장의 임기 내내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 씨티그룹의 이익극대화에 집중하는 '해바라기식 경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하행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게다가 금감원의 민원평가에서 '민원다발'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고, 씨티캐피탈 등 주력 계열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여파로 소비자피해를 키워 하 행장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무려 14년간 씨티은행 수장으로 승승장구해 온 그의 장기집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대규모 점포 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 문제로 사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전체 영업점의 30% 가량의 점포를 올해안에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통폐합 대상 56곳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32곳, 인천 9곳, 경기 8곳 등 수도권에서 49개의 점포가 철수했거나 조만간 통폐합될 예정이다. 강원·전북·전남내 하나뿐인 점포도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달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총 3200명 가운데 91.6%가 파업에 찬성해 단계적인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노조는 씨티은행이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이후 매년 미국 씨티본사에 경영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용역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지출된 전체 용역비는 1조2185억원으로, 이 중 해외용역비는 62%(7541억원)를 차지한다.
 
씨티은행의 당기순익이 2011년 4567억원, 2012년 2385억원, 2013년 2191억원 등으로 줄어든 반면, 해외용역비는 같은 기간 745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해외용역비 논란에 대해 사측은 "다국적 기업의 계열사가 본사 용역을 받고 경비를 부담하는 것은 일반화된 원칙"이라며, 국내 세법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해외용역비 지급과 관련해 수익을 비용으로 회계처리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위한 역분식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역비는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돼 37%의 법인세 및 배당세 대신 10%의 부가세만 내고 본국에 송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금융감독원에 씨티은행의 해외용역비의 정확한 내역과 해외용역으로 씨티은행의 생산성 향상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등을 검사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이달 안에 탈세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사측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노조측은 "사측이 금융당국이 고배당에 제동을 걸자 해외용역비란 편법을 쓰고 있다"며 "사측이 약속을 어기고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점포 폐쇄를 강행한 만큼 이에 대한 응분의 타격을 사측에 안길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사간 대립은 하영구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노사갈등 장기화에 따른 고객불편은 물론 기업 이미지 및 신뢰도 훼손, 경영악화 등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씨티은행과 씨티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경우 하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 행장이 업계의 예상대로 중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이 불가능해지고 퇴임 후에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어 사실상 금융권에서 퇴출된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다국적 시티그룹이 국내에서 선진 금융기법을 제공하지는못할망정 이익을 용역비등으로 국외 유출시키는 행위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일 같다며, 국내 소비자중심의 경영개선을 촉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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