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LOVE LETTER] 여행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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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여행의 기술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8.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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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기 하나가 이렇게 다른 여행을 만든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여행의 즐거움은 준비에 있다고 합니다. 설렘으로 가득한 그 시간은 어린 날에 소풍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번 가족 여행을 앞두고 세 사람과 관련된 세 가지의 부담에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자칫 가족들의 여행 기분도 망칠 수가 있기에 노심초사했습니다. 

첫째는 박경리 작가였습니다. 
예전에 <토지>의 박경리 선생에 대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작가는 며칠간의 중국 여행을 다녀와서도 뚝딱 책을 한 권 썼다는 것입니다. 칼럼을 쓴 이는 저명한 학자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도 놀라움의 표현을 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여행을 하고자 할 때면 그 칼럼이 생각나서 저를 부담케 했습니다. 어떻게 여행을 하고 나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뭐 그런 것이죠. 

또 하나는 지인이었습니다. 
“여행은 낚시다.” 제가 가족 여행을 간다고 했더니 지인이 자신의 여행철학이라며 한 마디 해준 것입니다. 보고 먹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의미(意味)의 월척을 건져 올려야 진정한 여행이라는 것입니다. 월척이냐, 피라미냐는 여행에 임하는 자세에 달려있고 나이 먹어서의 여행은 특히 그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세 번째는 공자였습니다. 
대학 선배와 번개 미팅을 가졌습니다. 아직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학여불급(學如不及)’이라는 공자의 말이 대답으로 돌아왔습니다. 늘 부족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배운다는 뜻입니다. 갑자기 저의 여행 목표가 과도하게 높이 설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주의 땅, 하늘, 공기 속에서 뭔가를 배우고 오겠노라.” 무리한 목표는 과중한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세 가지의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행에 임하는 자세를 고쳐 가다듬어야 했습니다. 제주의 곳곳을 찬찬히 더듬고 깊이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느끼고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비자림>
‘천 년의 숲’이라는 수식어처럼 천 년의 시간에 주목했습니다. 천 년의 공들임이 이러한 멋진 숲을 창조해낸 것입니다. 단일 수종으로는 세계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깊이와 격조가 있는 클래식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아득한 신비감이 밀려와서 독특한 힐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용머리 해안>
“가장 위대한 크리에이터는 자연이다.”
용머리 해안은 한 폭의 추상화이고 음악으로 치면 바다의 교향곡이 아니라 광시곡(狂詩曲, rhapsody)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 자연의 걸작은 모진 파도와 거센 비바람과 망부석 같은 바위가 서로 부딪히고 얽혀서 탄생한 것입니다. 융합의 공들임 덕분입니다. 

<용눈이 오름>
제주에는 36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용눈이 오름은 색다른 특별함을 자랑합니다. 용눈이 오름의 특별함은 조화의 공들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올라가기도 부드럽고 완만하여 남녀노소가 조화롭게 오를 수 있습니다. 오른 사람과 방목하는 말의 어울림이 조화를 이루어 마음을 평화롭게 해줍니다. 우도, 성산일출봉을 비롯해서 사방팔방으로 제주의 상징과 조화를 이루기에 시선 또한 편안합니다. 

“자연처럼 공을 들여야 한다.” 
자연의 작품에 대한 감동과 함께 곳곳에서 터진 감탄사가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자연이 애쓴 공들임. 즉 시간, 융합, 조화의 공들임. 감히 단순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저의 인생에 대한 공들임과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책을 쓰는 일, 고객을 대하는 일,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 나아가 세상을 대하는 일에 대해서 말입니다. 마음먹기 하나가 이렇게 다른 여행을 만든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저의 ‘인생 여행’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당신의 여행 기술은 어떠한 것인지요?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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