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LOVE LETTER]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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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기생충
  •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작가
  • 승인 2020.02.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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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소비라이프/김정응 소장] 영화 <기생충>이 월드 클래스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영화에 문외한인 제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찾아서 볼 정도이니 말입니다. <기생충>이 수상작으로 호명될 때마다 마치 제가 상을 받는 것처럼 엉덩이가 들썩들썩하게 되더군요. 지인들과의 만남은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의기소침해있던 많은 사람들도 큰 활력을 얻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생충> 및 봉 감독의 쾌거는 몇몇 장면에서 저를 울컥하게 만들더군요. 그중에서도 압권은 봉 감독이 감독상 수상 소감을 말하던 바로 그 장면이었습니다. 어느 지인은 그 지점에서 눈물까지 흘렸다면서 저와 격하게 공감의 뜻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 감독은 영화를 공부하던 학생 시절부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이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겼다고 하면서 그런 감독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봉 감독을 향해 인사를 했고, 모든 배우와 관객들은 그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 박수가 예사롭지 않게 보였습니다. 영화 거장이자 선배, 그리고 같은 길을 가는 자신들 모두에게 바치는 응원이자 칭송의 소리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브라보 아워 라이프(Bravo Our Life)!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샘솟듯 올라왔습니다. 역사와 전통이라는 것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같기에 더욱 가슴 뭉클하게 와 닿은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내가 있고 우리가 있는 것은 앞 사람들의 수고스러운 길 닦기 덕분일 것입니다. 

“후임 CEO들이 전임 CEO의 것을 이어받는 경우가 드물어요. 취사선택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 모든 것이 에너지의 낭비인 셈이죠.” 어느 모임에서 대기업 부회장을 역임한 분이 기업 조직의 역사와 전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던 중에 언급했던 말입니다. 그러면서 부정이나 단절을 해야 본인이 선명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을 덧붙였습니다. 어디 회사에서만 그런가요?

작년 2019년은 제가 다닌 초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 해였습니다.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흥겨운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어느 선배의 말이 기억에 새롭습니다. 좌우명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의 좌우명이 약간 독특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 노래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민다.” 그러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날 100주년의 역사와 전통도 동문 모두가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사실 영화 <기생충>은 저에게 약간의 불편한 진실을 갖게 했습니다. 소문에 떠밀리다시피 해서 영화를 보았고, 보고 나서도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계를 뒤흔든 <기생충>의 쾌거를 접하니 괜히 쑥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영화 안목이 이렇게 한심한 수준인가 하고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블랙코미디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기생(寄生)이 아닌 공생(共生)이라는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한국영화 101년 역사를 새로 쓴 <기생충>의 쾌거에는 배우, 제작 스태프, 후원자 등 여러 사람들이 애쓴 결과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으뜸으로 뽑는 것은 봉 감독의 수상 소감에서 묻어나는 그의 인생 철학입니다. 물론 저의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앞선 길에 대한 존중과 그 길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창조한다.’ 
그런 정신과 태도를 가지고 영화를 대했기에 오늘과 같은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기생충>의 쾌거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요? 혹시 아직 보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기생충> 앞으로 달려가고 볼 일입니다. 브라보 아워 <기생충>!

김정응 FN 퍼스널브랜딩 연구소 소장 / 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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