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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금융소비자운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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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금융소비자운동인가?
  • 이기욱
  • 승인 2013.04.1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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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운동의 궁극적 목적은 소비자주권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옹호함으로써 소비자의 복지를 증진시키는데 있다.

한국의 소비자운동은 민간 소비자단체 주도하에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산업화과정에서 발생된 각종의 비인간적이고 반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참여의식으로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

1960년대 정부주도하에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사회는 온통 경제발전 내지 기업살리기 논리로 유지되었고, 그 와중에서 소비자의 일방적인 희생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덕목’이 되기도 했다.

이후 6차에 걸친 경제개발계획을 통하여 경제가 ‘대량생산, 대량판매, 대량소비’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문제가 중요한 경제․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미 1960년대 후반부터 소비자보호운동이 전개되었고 소비자보호운동의 활동 진입기인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소비자보호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소비자운동은 주로 유형재를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무형재는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금융도 경제발전에 힘입어 90년대 들어서 급성장과 양적 팽창을 거듭하다가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금융의 중요성을 소비자들이 깨닫게 되고 금융도 일부나마 소비자운동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이전에 금융은 소비자들에게 어렵고 문턱이 높은 전문적인 것으로 여겨져 소비자는 다가설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다른 분야는 많은 소비자단체의 활발한 활동과 많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금융은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냉장고를 살 경우, 가격과 품질, 디자인, 기능, 제원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타사와도 비교해가면서 선택을 한다. 물건에 하자 등이 있을 때는 반품 또는 환불 등 소비자의 권리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하지만 금융은 보험이나 예금에 가입할 때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금융기관 직원이 그냥 알아서 들어 주면 가입하는 기이한 상대성을 갖고 있을 정도로 모순적인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금융은 아직까지도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어렵고, 복잡하며 상품설명서인 약관조차도 깨알 같은 글씨에 전문용어로 되어 있어 소비자는 읽어볼 엄두도 내지 않고 있다. 금융이 실제로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큰 것임에도 주장하지 않거나 못하여 정책 결정과정이나 상품에 자신의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소외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금융에서 문제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는 보험의 경우에는 판매하는 설계사도 상품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소비자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문제는 그 피해를 소비자가 모두 입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그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금융은 무형상품으로 소득 2만불을 넘어가는 시대에 가장 밀접한 품목이다. ‘수확체감의 법칙’은 한정된 곳에서 아무리 많은 노동량을 투입해도 어는 시점에는 생산량은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이처럼 과거의 금융은 상품도 많지 않았고 비교적 단순했으며 양적으로 작았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이 법칙을 비웃는 듯이 컴퓨터 등의 발달로 급격한 양적팽창과 복잡하고 전문적인 수많은 상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금융사가 능력이 한정되기 시작했다. 또한 허점이 노출되면서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네티즌들의 정보교류 등으로 금융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게 되었다.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와 유럽의 금융 위기 등이 그런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각종 금융 관련 법률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보호’에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금융감독원에서 금융민원 등을 처리하고 있으며, 각 금융사들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담당부서가 있어 민원들을 처리하고 있다. 또한,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금융사 광고는 이제는 TV, 일간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기업의 소비자보호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疏通”은 마음을 트고 통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통보다 소가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은 아직도 일방통행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금융상품도 소비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민원은 증가하고 있고 불만 또한 어느 때 보다 높다. 진정으로 소비자 소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낸 보험료로 “고객을 사랑합니다, 고객 행복은 나의 행복입니다”라면서 값비싼 광고를 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와는 소통하지 않는다. ‘소통’. 단순히 외형적으로 통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트고 통해야 한다. 그렇게 소비자와 소통해야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혼자가면 모험이 되지만 같이 가면 길이 된다”

금융사가 소비자를 외면한 채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그 기업은 소비자의 외면으로 빠른 시일내에 사라질 것이다. 설사 살아남았다 해도 존폐는 시간문제다.

이렇듯이 기업은 양적팽창으로 스스로 치유불능 상태에 있다. 물질적으로만 소통하고 진심으로는 하지 않고, 기업의 스스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를 찾고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금융소비자운동’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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