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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중심 호텔 빙수 인기... 왜? 진입장벽 낮춰 신규 고객 확보 도움
특급 호텔 여름맞이 빙수 대전...속내는?
2021. 06. 19 by 이은비 소비자기자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 / 출처 : 서울신라호텔
신라호텔에서 6만 4000원에 판매 중인 애플망고빙수. 사진=서울신라호텔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여름이면 생각나는 달달한 빙수.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에 호텔업계는 빙수 메뉴 출시에 여념이 없다. 적게는 3만원에서 6만원 대에 이르는 비싼 가격임에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가 뭘까.

오로지 빙수를 먹기 위해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주 고객층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2030세대다. 호텔이 다양한 빙수 메뉴를 선보이는 이유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젊은 세대에게 호텔에서 맛보는 고급 빙수는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호텔입장에서는 빙수 메뉴가 인기를 끌어 젊은 고객의 방문이 늘면 자연히 호텔 진입 장벽이 낮아져 신규 고객층 확보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다.  

인기의 시작은 ‘애망빙’이라고 불리는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출시한 뒤 2011년 서울신라호텔에서도 판매를 시작하며 인기를 끌었다. 애플망고빙수의 출시 당시 가격은 2만 7000원. 현재는 6만 4,000원이란 비싼 가격에 팔린다. 호텔 빙수가 비싼 이유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서라는 설명이지만, 프리미엄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고 보는 게 설득력 있다. 더 비싼 빙수도 있다. 포시즌스 호텔에서 판매하는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6만 8,000원이다. 지난해엔 4만 9,000원에 판매했지만 주재료를 제주 애플망고로 바꾸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비싼 가격에도 인기가 사그라들기는 커녕, 새로운 빙수가 등장했다. 포시즌스 호텔은 제주 애플망고 빙수 외에도 ‘베리베리’ 빙수와 ‘마루 흑임자’ 빙수를 판매한다. 그 외에도 달마다 제철 과일을 곁들인 한정 메뉴를 내놓으며 고객을 끌어들인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라운지는 토마토와 바질 샤베트를 올린 ‘또바 빙수’를 선보였다. 조선 팰리스 1914 라운지에서는 최상급 당도의 제주 카라향을 엄선해 만든 ‘카라향 빙수’를 내놨다.

이처럼 호텔들이 앞다퉈 빙수를 내놓는 건 식음료로 매출 상승효과를 거둬서다. 지난해 신라호텔 2분기 객실점유율은 28%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빙수를 판매했던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는 늘 만석이었다. ‘애플망고빙수’와 ‘수박빙수’를 판매하는 웨스틴조선 호텔도 지난해 빙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6%나 상승했다.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호텔이 자구책으로 빙수를 활용한다고도 볼 수 있다. 얼마 전 강남구에 위치한 더리센츠,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등이 폐업하거나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특급 호텔도 존폐 위기가 거론되는 시점에서, 식음료 분야가 호텔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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