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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체유 시장 연평균 51% 성장 대체유 시장 급부상에 낙농업계와 갈등 고조
우유 시장 위협하는 대체 우유
2021. 06. 10 by 이은비 소비자기자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이은비 소비자기자] 영양의 보고라 알려진 우유. 한때는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할 식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몬드 음료, 귀리 우유와 같은 ‘식물성 대체 우유’가 우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체유 시장은 아몬드, 귀리, 쌀, 콩, 캐슈너트, 마카다미아 등 다양한 종류로 확대되고 있다. 우유 대체품이지만 유제품이 아닌 식물성 원료로만 구성된 음료다.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 등을 추출해 우유와 유사한 맛을 낸다.

대체유 시장이 호황을 맞은 데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중요시되는 ‘가치 소비’의 영향이 한몫했다. 최근 친환경적∙윤리적 가치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고기, 우유, 달걀과 같은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Vegan) 식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유당불내증을 가진 소비자들도 대체유를 찾으면서 인기가 상승했다. 유당불내증은 유당을 분해할 효소가 부족해 이를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유제품 섭취 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 한국인 10명 중 7명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체유를 찾는 소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대체유 시장 규모는 431억 원으로 2016년 83억 원에서 연평균 51%씩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5년 대체 우유 시장은 668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대체유 기업 스웨덴 ‘오틀리(Oatly)’는 귀리 우유를 내세워 최근 미국 증시에 데뷔했다. 매출도 2019년 2억 달러(2,254억 원)에서 2020년 4억 달러(4,508억 원)로 증가했다. 귀리 우유 생산 시 일반 우유를 생산할 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80% 적고, 토지를 79% 적게 사용하며, 에너지 소비가 60% 감소한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귀리우유 열풍이 불었다. 귀리에 포함된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 성분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서울우유 등 여러 브랜드에서 귀리 우유 제품을 출시했다. 

매일유업와 블루다이아몬드가 합작해 내놓은 ‘아몬드 브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열량이 우유보다 낮아 체중 조절용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기존 오리지널 맛 외에 당분을 조절한 언스위트 제품, 프로틴과 식이섬유를 첨가한 기능성 식품으로 다변화 중이다.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대체 우유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스위스 기반의 글로벌 식료품 기업인 네슬레는 완두콩을 주재료로 한 식물성 우유 브랜드 ‘운다(Wunda)’를 론칭했다. 국내 기업 웅진식품은 100% 식물성 쌀 음료인 ‘아침햇살 미유’를 선보였다. 국산 쌀에 발아 현미와 미강 추출물이 함유된 비건 제품이다.

한편, 낙농업계는 대체 우유 시장의 빠른 성장을 견제하는 눈치다. 미국과 유럽의 낙농업계는 ‘우유’라는 명칭 사용이 소비자로 하여금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 EU는 2017년부터 식물성 대체 우유에 대해 ‘우유(milk)’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국내에서도 원재료로 우유를 사용하지 않거나, 제품의 유형이 우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제품명 일부에 ‘우유(milk)’를 사용할 수 없다. 유제품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뜻의 ‘Dairy free’라는 표현도 다른 업체의 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사용할 수 없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코리아 총괄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대체우유의 주요 시장인 북미와 서유럽에서는 식물성 우유가 일반 우유의 시장을 위협할 정도다”라며 “향후 지속가능성을 내세운 대체우유 시장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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