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NO’라고 외치는 보험사

보험료 카드 납부 가능해도 복잡하고 번거로워...

2014-01-07     조아라

  

카드 고객들이 보험료를 카드결제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하지만 보험료는 여전히 카드결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약 53%는 보험료의 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손해보험사의 경우 일부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만 카드결제가 가능한 상황이다.  

 생보사 17개 중 8개(흥국생명, 미래에셋생명, 우리아비바생명, KDB생명, 알리안츠생명, 신한생명, 라이나생명, 하나생명)는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이 매월 일일이 방문하거나 콜센터 등에 전화를 걸어 카드 결제를 요청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처럼 꼭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 일부는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카드 납부로 연간 2000억 원 가량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연 1회 결제라는 측면과 자동차보험시장의 열띤 경쟁에 살아남고자 카드 납부를 허용했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상품에 따라 매달 내방하거나 자동이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금 및 종신보험을 포함한 대부분의 보험은 자동이체를 할 수 없으며 내방을 통한 일회성 결제만 가능하다”며 “다소 번거롭고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할 때 카드 명의자가 직접 보험사에 방문해야 하고, 일일이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 부담 문제이다.

보험료를 카드로 낼 경우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3%대 수준으로 전 업종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인 2%대보다 높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수수료율과 관련하여 카드사와 이권다툼의 여지가 있어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수수료로 인한 추가적 부담은 사업비용 상승에 영향을 주어 결국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에 종신보험을 가입한 이모씨(50.여)는 “아이 대학 등록금도 이젠 신용카드가 되는 마당에 보험회사는 왜 신용카드 결제가 안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카드결제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카드결제 금지는 소비자들의 결제 편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카드결제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는 만큼 이해관계자의 자율 합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