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신분석학 - 갈라진 지지층을 포용하는 리더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통해서 바라 본 정신분석학적 함의 국민의 일상속 불안을 안아주는 돌봄과 안정의 컨테이닝(Containing) 리더십 발휘 기대

2026-10-25     김진기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김진기 정신분석 칼럼]

대통령의 지지율과 SNS 소통, 그 속에 숨은 심리

최근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과 함께 대통령의 직접 소통 창구인 SNS 활동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 전통 언론과 참모진은 메시지의 파장을 조율하는 문지기, 즉 게이트키핑(Gatekeeping)을 수행해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초래할 정치적·외교적 위험을 완충한다. 반면 SNS 정치는 이러한 제도적 여과 장치를 우회하여 대중과 날것의 언어로 대중과 곧바로 만난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왜곡 보도 프레임을 정면 돌파하는 무기로 SNS를 활용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특유의 거침없는 직접 화법과 강한 추진력을 동반한 정책 효능감 중심의 정치는 강력한 팬덤을 모으는 원동력이었다. 이를 정신분석학(Psychoanalysis)의 눈으로 보면 흥미로운 심리가 드러난다. 대통령이 중간 단계 없이 직접 말하는 방식은 무의식 속의 '전능 환상(Omnipotence fantasy)'을 자극한다. 내 말 한마디로 현실을 곧바로 바꾸고 바로잡을수 있다는 믿음이다. 

지지율이 떨어져 불안이 커지면 비판 세력을 적대시하고 지지 집단을 선으로 가르는 '분열(Splitting)' 기제가 드러나기도 한다. 결국 거르지 않은 직접 소통은 양날의 칼이다. 핵심 지지층에게는 깊은 공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만, 반대 진영의 반발을 부르고 대통령 말의 권위와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된다.

 

민주당 지지 세력의 분화와 지지율 이탈의 심리적 역동

민주당 지지 기반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정체성과 결속 방식에 따라 여러 층으로 나뉘며, 최근에는 외곽층과 핵심층 모두에서 동시다발적 균열이 관찰된다. 핵심 지지층 안에서도 두부류가 있다. 지도자와 정서적 일체감을 이룬 무조건적 '팬덤층'과 검찰,사법 기득권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검찰 개혁 열망층'이 공존한다. 정신분석학적으로 팬덤층은 지도자를 '자아 이상(Ego ideal)'과 동일시(Identification)하며 지도자가 공격 받으면 완강한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를 구사한다. 반면, 개혁 열망층은 지도자를 단호한 개혁의 대리인으로 바라본다. 따라서 개혁의 속도 조절이나 정치적 타협 조짐이 보이면 개혁 완수 실패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과 함께 전능했던 지도자가 무기력해졌다는 깊은 실망감이 겹치면서 비판적 태도로 돌아선다.

동시에 국정 운영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는 또 다른 축은 실용 성향의 2030 세대와 수도권 중도 유권자들이다. 이들의 이탈은 부동산 가격 불안정, 양극화, 나빠진 체감 경기 등 생활과 맞닿은 문제들이다. 이러한 다중적 반발은 심리학적으로 '이상화의 붕괴(De-idealization)'와 연결된다. 대중은 통치자에게 모든 결핍과 불안을 해소해 줄 완벽한 보호자 상(Father figure)을 무의식적으로 투사(Projection)하지만, 기대가 좌절되는 순간 그 환상은 산산조각 난다.

억압된 불안은 내적 공격성으로 전환되어 권력이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근원적 공포와 환멸로 터져 나온다. 결국 검찰 개혁층의 조바심과 청년·중도 외곽층의 이탈은 단순한 정책 불만을 넘어, 국가 권력이 내 삶과 믿음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집단적 유기 불안(Abandonment anxiety)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심리적 저항이다.

 

검찰 개혁 열망 세력의 답답함, 그리고 꺽인 기대

민주당 내 강경 지지층과 검찰 개혁 완수를 바라는 세력은 지도부를 향해 "개혁이 너무 느리고 약하다"며 추진 속도와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답답해 한다. 압도적인 의석과 정권 을 쥐고도 사법 기득권과의 정면대결을 망설이고, 협치나 안정을 핑계로 몸을 사린다는 비판이다. 기득권 카르텔 해체라는 과제를 미루다가는 과거 정권들처럼 개혁의 골든타임을 영영 높칠 것이라는 위기감도 크다.

정신분석학으로 보면 이는 지도자를 완벽한 존재로 보는 '이상화(Idealization)'와 세상을 선악의 흑백논리로만 맞물리게 본 결과다. 강경 지지층은 과거 부당한 사법 탄압을 견뎌온 지도자를, 자신들의 억압된 상처를 단번에 치유해 줄 완벽한 구원자로 격상시켜 왔다. 이 무의식적 틀 안에서 정국은 '개혁 세력 대 기득권'이라는 단순한 이분법 대결구도로 재단된다.

그러나 집권 후 현실 정치의 제도적 한계 속에서 속도조절이나 유연한 실용노선이 나타나자, 전능하다고 믿었던 지도자에게 금이 가고 집단적 배신감이 고개를 든다. 기대가 채워지지 않는 데서 오는 좌절(Frustration)은 곧 내부를 향한 공격으로 바뀐다. 지도자를 "타협하다 힘을 잃은 권력자"로 깍아 내리는 심리적 반동을 부른다. 결국 이들의 불만은 개혁 완수에 대한 현실적 요구이면서, 동시에 '전능한 보호자' 상이 무너되며 생기는 집단적 불안의 표현이기도 하다.

 

흔들린 지지층을 되찾는 길 - 심리적 양가성 수용

검찰 개혁 완수를 촉구하는 핵심 지지층의 조바심과 민생 안정을 갈망하는 중도·외곽층의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자금은 집권 세력의 정치 역량과 심리적 성숙도를 함께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대통령과 여당은 개혁과 민생을 양자택일의 대립적 구도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사법·검찰 개혁은 국회가 중심이 되어 치밀한 입법과 제도 정비로 차분히 추진하고, 행정부의 모든 정책 역량은 체감 경기와 민생 안정에 전면 배치하는 정교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투명한 개혁 로드맵을 제시해 핵심층의 개혁 후퇴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고, 물가,주거 안정 등 눈에 보이는 성과로 외곽층의 심뢰를 되찾는 완급 조절이 절실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마주해야 할 본질적 정신분석학적 핵심은 '완벽한 지도자'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고 집단적 '양가감정(Ambivalence)'곧 기대와 실망이 함께하는 마음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다. 대중은 지도자에게 모든 결핍과 상처를 단번에 해결해 줄 전능한 부친상을 투사하지만, 현실 정치는 늘 제약과 타협이 따른다. 이상이 무너질 때 나타나는 핵심층의 배신감과 외곽층의 불안을 적대시하지 말고 품어야 한다. 불완전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태도야말로 갈라진 지지층의 심리적 상처를 아물게 하는 출발점이다.

 

현실 검증을 통한 방어기제 극복과 품어주는 컨테이닝(품어주는) 리더십

국정 지지율의 정체와 지지 기반의 균열을 돌파하기 위한 핵심 과제는 당내 여러 정파와 세력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국민의 신뢰를 복원하는 일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대중은 권력자를 문제 해결사이자 든든한 보호자로 기대하지만, 민생 불안과 정책적 효과가 늦어지면 깊이 좌절한다. 이때 지도부가 외부 비판을 반대 진영 탓으로 돌리거나(투사), 세상을 선과 악으로 가르는 흑백논리(분열)에 매달린다면, 중도층과 합리적 유권자는 깊은 환멸을 느끼고 완전히 마음을 닫아버린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의 첫걸음은 '무오류의 환상을 내려놓는' 정직한 '현실 검증(Reality testing)'이어야 한다. 부동산과 물가 등 서민이 겪는 삶의 무게를 그대로 인정하고 국정의 한계를 솔직하게 밝힐 때 대중의 심리적 저항과 방어벽이 비로소 허물어질 것이다. 실천적으로는 진영 대립을 부추기는 적대적 언어를 줄이고 국민이 체감할수 있는 경제 회복에 국정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갈등을 키우는 정치 대신, 

이재명

국민의 현실적 결핍을 유능한 국정 성과로 채워줄 때, 상처 입은 신뢰가 회복되고 흔들리던 국정 동력도 다시 바로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