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회는 집단소송법을 신속히 처리하라!

- 기업에는 책임을, 소비자에게는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 말로만 하는 정부, 대통령 필요없다...국회가 법 제정으로 국민요청에 따르라!

2026-10-04     김소연 기자

[ 한소연 성명 ]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KB국민은행에서 또 터졌다. 잠잠하다 싶으면 하루가 멀다하고 유출사고가 발생한다. 그때마다 정부와 대통령, 국회의원은 호들갑을 떨지만 변하는 건 없다. 이제는 국회가 입법으로 답할 때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장 조태임)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장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집단적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기업은 사과하고, 정부는 조사와 제재를 예고한다. 그러나 정작 피해를 본 소비자가 배상을 받는 길은 멀고 험하다. 피해자가 직접 소송비용을 부담하고 기업의 잘못과 자신의 손해를 입증해야 하는 현실에서, 권리가 있어도 행사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이제 국회가 답해야 한다. 집단소송 관련 법안을 신속히 심사하고 처리해 소비자의 피해구제에 실질적인 길을 열어야 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집단소송법안은 이미 심사에 들어갔다.

박균택 의원안과 용혜인 의원안은 지난 4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조문별 심사를 거쳤다. 제도 도입을 선언하는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법률로 완성해야 할 시점이다. 집단소송은 소수의 대표당사자가 다수 피해자를 위해 소송을 수행하고,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그 결과가 다른 피해자에게도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피해액이 소송비용보다 적어 개별 소송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에게 특히 필요하다. 한 사람의 피해는 작아도 수많은 사람의 피해를 합치면 기업이 책임져야 할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지금처럼 소비자가 일일이 소송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피해구제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은 권리를 포기하고, 기업은 실제 배상을 청구한 일부 피해자만 상대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기업의 자율적인 보상과 책임 있는 경영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과징금과 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목적이 다르다. 과징금이 커졌다고 피해자의 손해가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위법행위에 대한 공적 제재와 함께, 피해자가 자신의 손해를 돌려받을 수 있는 민사적 구제수단을 갖춰야 한다.

재계가 제기하는 소송 남용 우려는 법원의 허가 심사와 대표당사자의 적격성 심사, 부당한 합의에 대한 통제 등으로 대응할 문제다. 실제 발의된 법안에도 법원의 소송허가와 화해 허가 같은 장치가 포함돼 있다. 남용을 막을 절차를 정교하게 마련하면서 피해구제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만 법률의 이름만 집단소송법이어서는 안 된다.

적용 대상을 지나치게 좁히거나 소송허가 절차를 과도하게 복잡하게 만들면 소비자는 또다시 높은 문턱 앞에 서게 된다.

기업이 보유한 핵심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증거 확보 장치도 필요하다. 피해자는 기업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어려운데, 관련 증거까지 스스로 찾아오라고 요구한다면 공정한 소송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행 이전에 발생한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지도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한다.

법적 안정성과 피해구제의 필요성을 함께 검토하되, 현재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새 제도의 혜택에서 일률적으로 배제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적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과 금융소비자연맹은 집단소송제도, 징벌배상제도, 입증책임 전환을 소비자권익3법의 핵심으로 강조해 왔다. 집단소송이 피해구제의 통로를 넓힌다면, 징벌배상은 중대한 위법행위의 반복을 억제하고, 입증책임 전환은 정보와 증거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국회는 이 세 과제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 국회는 이제 집단소송 관련 법안의 심사 일정과 처리 목표를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쟁점이 있다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이견이 있다면 조정해야 한다.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끝없는 지연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 확보는 어려워지고 권리구제의 부담은 커진다. 국회가 법안 처리를 미루는 동안 그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는다.

소비자의 권리는 피해를 당한 뒤에도 실제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책임은 사과문을 넘어 정당한 배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회는 집단소송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라. 이번에는 논의를 실질적인 입법 성과로 완성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