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드림’을 위해 일한다 - 스리랑카 청년 나둠(Naun)

- “언젠가 고향 바닷가에 부모님을 위한 집을 지어 드릴려구요” - 1996년생(30세) 스리랑카 청년 나둠(Naun)의 눈물겨운 ‘코리안드림’

2026-09-05     김소연 기자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코리안드림을 꼭 이루고 싶어요."
한국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30세 청년 나둠(Naun·1996년생, M.B. NADUN CHINTHAKA)​에게는 이루려는 꿈이 하나 있다. 

고향 스리랑카의 바닷가에 작은 펜션을 짓고, 평생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둠은 오늘도 낯선 땅 한국에서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린다. 그의 고향은 콜롬보에서 150Km정도 떨어진 시골 '친타카'다. 

 

2018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나둠은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일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어를 공부했다. 쉽지 않은 공부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둠은 양부모와 누나와 여동생이 있다. 

30세

한국어시험에 합격했고, 기술자격시험에도 도전해 합격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E-7 비자를 받아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았다. 경기도의 안성 대소의 한 공장에 취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생활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낯선 언어와 문화, 익숙하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공장 일을 시작했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는 한 번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힘들어도 참아야 합니다. 가족을 위해서지요.” 짧은 한마디 속에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남들이 쉬는 주말에도 그는 일한다

나둠의 특별함은 평일보다 오히려 주말에 드러난다. 강화도 온수리 공장에서 일하는 평일에도 피곤하지만, 주말이면 다시 일터를 찾는다. 펜션 청소 등 할 수 있는 일이면 마다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현재 강화도 코지네이쳐에서 쉬는 날에는 청소알바를 한다. 남들이 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주말에도 그는 일을 한다. 조금이라도 더 벌고, 조금이라도 더 저축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모은 돈은 쉽게 쓰지 않는다. 옷을 사고, 좋은 음식을 먹고, 여행을 다니는 대신 미래를 위해 차곡차곡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고향에 500평 정도의 자신의 땅도 마련했다. 한국에서 흘린 땀이 고향의 땅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 땅에 부모님과 살 집을 짓고 싶어요” 

나둠이 고향에 땅을 마련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투자만은 아니다. 그곳에 언젠가 자신의 꿈을 담은 펜션을 짓기 위해서다. 그가 꿈꾸는 곳은 화려한 대형 리조트가 아니다. 고향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에 아담하고 아름다운 펜션을 짓고, 그곳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며 손님들에게 따뜻한 미소로 인사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편하게 사실 수 있는 집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이것이 나둠이 한국에서 힘든 일을 견디는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이제는 혼자가 아닌 ‘우리 부부의 꿈’

올해 나둠에게는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다. 배우자를 한국으로 초대했다. 나둠은 2024년 일시 귀국하여 그동안 사귀어온 애인과 결혼식을 올리고 혼자 한국에 온 상태였다. 자신이 살아가는 한국을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한국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함께 경험하며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함께 아르바이트도 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혼자서 시작했던 코리안드림이 이제는 부부가 함께 꾸는 꿈이 된 것이다. 힘든 일도 함께하면 견딜 만하다. 오늘 흘리는 땀이 내일의 행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도 더 커졌다. 그동안 공장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다가 신혼방을 차리기 위해 온수리에 방도 구하고 살림도 마련한 후 조기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배우자를 한국에 부른 것이다. 그는 요즘 신혼의 단꿈에도 빠져 있다.

 

나둠에게 한국은 ‘돈을 버는 나라’ 그 이상이다

나둠에게 한국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찾아온 나라가 아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성실함과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의 노력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나둠은 한국에서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고향에 땅을 사고, 한국에서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그가 만들어가는 코리안드림은 결국 '한국과 스리랑카를 연결하는 작은 성공 이야기'가 되고 있다. 

 

부모님을 향한 마음이 그를 일으켜 세운다

타국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면 외롭고 힘든 순간도 있다. 몸이 아프거나 일이 힘들 때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난다. 그럴 때마다 나둠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부모님께 더 좋은 삶을 드릴 수 있다.’ 그 생각 하나로 다시 일어선다. 나둠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기술이나 한국어뿐만 아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쌓아올린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세운 셈이다.

가족을 위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법, 그리고 작은 돈이라도 소중하게 모아 미래를 만드는 법​을 배운 것이다.

 

어느 날, 고향 바닷가에 펜션이 들어선다면

아직은 꿈이다. 하지만 나둠에게 꿈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다. 이미 고향에 땅을 마련했고,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으고 있다. 배우자와 함께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그 꿈이 현실이 될 날을 그는 믿는다. 고향 바닷가에 펜션이 완공되는 날. 나둠은 부모님 손을 잡고 자신이 만든 집을 보여드릴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약속했던 집입니다.” 그 순간 부모님은 아들의 지난한 세월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서 흘렸던 수많은 땀방울과, 남들이 쉬는 주말에도 일했던 시간들, 가족을 생각하며 한 푼 두 푼 모았던 아들의 젊은 날을. 그리고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정말 잘했다. 고맙다.”

 

꿈을 향해 오늘도 달리는 스리랑카 청년

1996년생. 아직 젊은 나이다. 하지만 나둠은 이미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돈 그 자체가 아니라 가족의 행복,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들어가는 미래다. 한국에서 시작한 그의 코리안드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한국어시험 합격, 기술자격 취득. E-7 비자 취득, 한국 취업, 주말 아르바이트, 스리랑카 고향에 땅 마련, 아내와 함께 미래 준비.

그리고 다음 목표는 하나다.

“고향 바닷가에 펜션을 짓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

오늘도 나둠은 공장에서 묵묵히 일한다. 그리고 주말이면 다시 일한다. 그가 흘리는 땀방울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고향 바닷가에 세워질 펜션의 벽돌이 되고, 부모님과 함께할 행복한 미래의 초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한 청년의 작은 꿈. 그 꿈은 지금도 한국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

언젠가 고향 바닷가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환하게 웃고 있을 나둠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