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80dB은 진공청소기 옆에서 잠드는 소리" 한국소비자단체연합,국회정책토론회 「공동주택 소음기준 완화, 쟁점과 대안」 개최

- 환경영향평가에 주택법령 소음기준 적용 개정 취소하고 원상 복귀 요구 - 저소음 포장 등 소음 발생원 제어를 대안으로 제시

2026-08-28     소비라이프뉴스

[소비라이프 / 국회출입기자]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8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손명수·염태영 국회의원 공동주최로「공동주택 소음기준 완화 문제의 쟁점과 대안」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입법예고한「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일부개정령안(국토교통부공고 제2026-873호)이 논의 대상이었다. 단지면적 30만㎡ 이상 대단지에 적용되던 실외소음 기준을 없애고 모든 아파트에 창을 닫고 잰 실내소음 45dB 기준만 적용하는 내용이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이

공동주최자인 두 의원은 축사에서 공급과 주거환경의 균형을 강조했다.

손명수 의원은 진정한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의 '속도'와 함께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정주 환경의 질'이 조화롭게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소음 발생원 제어와 효율적인 환기 시스템 같은 기술적·정책적 대안이 함께 논의될 때 공급 확대와 주거 품질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염태영 의원은 주택은 공급해야 할 숫자가 아니라 국민이 매일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라며, 공급 확대와 주거권·건강권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아파트에 사는 국민에게 ' 창문 닫고 사시면 됩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개회사에 나선 조연행 한국소비자단체연합 부회장은 "아파트에 사는 국민에게 '창문을 닫고 사시면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소음을 견디는 책임을 창문 닫는 국민에게 넘길 것이 아니라, 소음이 생기는 곳에서 줄이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재응 명예교수(중앙대 기계공학부)는 도로교통소음 노출자 가운데 24%가 고도 수면장애를 호소했다는 국내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창을 닫고 살아야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주택은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아파트 이중창호의 소음 저감량이 약 35dB인 점을 들어, 실내 45dB 기준은 창밖 소음을 80dB까지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80dB은 진공청소기를 켜거나 지하철이 지나갈 때의 소음 수준이다. 건축자재와 가구에서 나오는 폼알데하이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 같은 실내 오염물질은 환기로만 제거되며, 기계환기 설비도 제때 청소하지 않으면 새로운 위생 문제를 낳는다고 했다. 규정 개정으로 민간주택 공급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짚었다.

이재응

토론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오갔다. 김유진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운영과장은 도로변 인접 공간의 활용을 넓히면 몇 세대라도 더 지을 수 있다며 "100채도 소중하다"는 것이 부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지면적 30만㎡ 이상인 아파트는 전국을 통틀어 20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성림 한국토지주택공사(LH)팀장은 높은 땅값과 단지를 둘러싼 도로, 교통량이라는 조건에서 고층아파트를 짓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다소 시끄럽더라도 교통 접근성과 도심 입지를 선호하는 수요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경석 환경정의 전문위원은 피해가 결국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시끄러워도 교통접근성, 도심입지 선호 수요 감안 VS. 소음발생원과 전달경로 함께 관리 정책전환

선효성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원 및 환경분쟁 사례를 제도개선의 예방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소음 발생원 관리에 집중하여 차량속도와 교통량, 타이어-노면 소음, 저소음포장, 방음시설 등 소음발생원과 전달경로를 함께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소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 사무관은 공동주택 면적 제한 폐지와 관계없이 환경영향 평가 대상과 적용은 변화가 없다면서 더 구체적인 소음 기준 합리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원칙만 강조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이하 한소연)의 요구

한소연은 이날 발제에서 제시된 결론을 소비자단체의 요구로 채택했다.

1. 건강한 생활환경을 보장하면서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소음 발생원을 제어하는 방법을 적극 반영할 것

2. 환경영향평가에 주택법령 소음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한 개정을 시급히 취소하고 원상 복귀할 것

3. 모든 공공주택 사업에 주택법령 소음기준만 적용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을 백지화할 것. 대규모 집단민원이 늘고 추가 저감대책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수 있다

4. 환경소음 기준을 WHO 권장 수준으로 낮추는 로드맵을 작성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

5. 교통소음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킬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지 말 것. 창문을 닫고 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소음 발생원인인 인근 도로의 기능성 포장 등 저감방안을 세울 것

 

□ 대안 : 도로에서 소음을 줄이는 저소음 등 기능성 포장

한소연은 수음점 대책에 기대는 방식 대신 도로에서 소음을 줄이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배수성 포장과 저소음 포장 같은 기능성 아스팔트 포장이 대표적이다. 노면의 공극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흡수하고, 빗길 물튀김과 미끄럼을 줄여 교통안전에도 기여한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 창호 성능을 조건으로 높은 외벽 소음도를 허용했다가 집단소송과 민원을 겪은 뒤 1990년대에 소음 발생원 제어로 정책을 전환했고, 복층 저소음 포장을 주요 고속도로와 도심 도로에 대대적으로 시공해 최대 5~8dB(A)을 낮췄다. 현재 네덜란드 고속도로의 약 90%가 저소음 포장이다. 한소연은 방음벽을 계속 높이는 방식이 조망과 통풍, 유지관리 부담을 키우는 만큼, 신규 택지와 기존 단지 인접 도로에 기능성 포장 적용을 의무화하고 재포장 주기와 유지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