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자·모임 회비·업비트 입출금’…인터넷은행, 금융권 ‘메기’ 역할 톡톡
토스 파킹통장·카뱅 모임통장·케뱅 업비트 계좌 인기 선이자 예금·게임형 적금·사업자 통장으로 금융 소비자 선택권 넓혀
[소비라이프 / 김현식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시중은행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금융권의 ‘메기’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금리를 조금 더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자를 매일 받거나, 모임 구성원이 거래 내역을 함께 확인하고, 가상자산 플랫폼과 은행 계좌를 즉시 연결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금융 이용 절차 자체를 바꾼 것이 특징이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은 2727만 명, 케이뱅크는 1607만 명, 토스뱅크는 1487만 명에 달했다. 토스뱅크는 4월 말 1500만 고객을 넘어섰고 케이뱅크도 플랫폼 제휴와 개인사업자 금융을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뱅크 파킹통장, ‘매일 확인하는 이자’로 금융 습관 바꿔
토스뱅크를 대표하는 상품은 수시입출금식 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이다. 2026년 6월 기준 금액 구간이나 별도 실적 조건 없이 세전 연 1% 금리가 적용된다. 이자는 매월 자동 지급되지만 이용자가 앱에서 직접 ‘이자 받기’를 선택해 원하는 때 받을 수도 있다.
별도의 ‘나눠모으기 통장’은 세전 연 1.4%의 이자를 매일 자동 지급하고, 비상금·여행비·경조사비 등 목적별로 최대 30개까지 만들 수 있다. 금리보다도 이자가 쌓이는 모습을 매일 확인하고 자금을 목적별로 구분하는 경험이 차별점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총무의 장부를 공동 금융 플랫폼으로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은 '모임통장'이다. 카카오톡 친구를 초대하면 모임원들이 잔액과 입출금 내역을 함께 볼 수 있어 동창회·여행·가족·동호회 회비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모임주 한 명이 최대 100개 모임을 개설할 수 있고 한 모임에는 최대 1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1/N 빵 나누기’, 회비 요청, 모임 체크카드 등의 기능도 결합됐다. 금리는 2026년 8월 1일 기준 연 0.1%로 높지 않지만,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핵심 이유는 금리보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초대와 공동조회 편의성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고객은 2024년 말 이미 1130만 명, 잔액은 8조4000억 원에 달했고 이후 잔액 10조 원을 넘어섰다. 모임통장의 성공은 시중은행들이 유사 상품을 확대하게 만든 대표적인 ‘메기 효과’로 평가된다. 2026년에는 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도 신규 모임통장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케이뱅크·업비트 연계, 은행과 가상자산 플랫폼 연결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연결되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로 주목받았다. 업비트에서 원화를 입금하거나 출금하려면 현재 케이뱅크 입출금계좌를 인증해야 하며 다른 은행 계좌로는 대체할 수 없다.
계좌 개설부터 실명확인, 원화 입출금까지 모바일로 이어지는 구조는 가상자산에 익숙한 20·30대 고객을 케이뱅크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통로가 됐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변동에 따라 예치금이 크게 움직이고, 자금세탁방지 절차나 출금 지연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용자도 있다.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현 제휴 계약은 2026년 10월 만료 예정으로, 재계약 또는 복수 은행 제휴 여부가 향후 경쟁 구도를 바꿀 변수로 꼽힌다.
선이자 예금·26주적금·사장님통장도 인기
3개 인터넷은행에는 대표 상품 외에도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상품이 적지 않다.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가입 당일 이자를 지급한다. 3개월·6개월·12개월 중 기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2026년 6월 기준 세전 금리는 각각 연 3.0%, 3.08%, 3.2%다. 가입 금액은 100만 원부터 10억 원까지다.
2025년 말까지 이 상품의 누적 가입자는 약 70만 명, 누적 가입액은 44조6000억 원을 넘어섰고 만기 후 재가입 비율도 47%를 기록했다. 이자를 생활비로 쓰거나 다시 파킹통장에 넣어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장년 고객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뱅크의 ‘26주적금’은 저축을 일종의 도전과 게임으로 바꾼 상품이다. 1000원부터 시작해 매주 납입액을 일정하게 늘리고, 자동이체를 26주 동안 성공하면 기본금리 연 2%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5%를 받을 수 있다. 누적 판매 계좌는 2026년 7월 3300만 좌를 넘어섰다.
케이뱅크의 ‘사장님통장’은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인사업자를 위한 전용 입출금통장이다. 국내 자동화기기 입출금·이체 수수료가 무료이며 사업용 입출금과 카드대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다. 거래처 정보조회, 정책자금 안내, AI 세무상담, 신용리포트 등 경영지원 기능도 앱에서 제공한다. 2026년 7월에는 사장님통장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카드도 출시됐다.
이용자 반응은 ‘즉시성·투명성·재미’…앱 복잡성과 접속 오류는 불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 공개된 후기 및 관련 댓글을 질적으로 분류하면 이용자 반응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이는 전체 고객을 대표하는 통계조사가 아니라 공개 후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견을 유형화한 것이다.
첫째는 즉시성이다. 계좌 개설과 이체, 이자 지급이 짧은 시간 안에 끝나고 지점을 방문하거나 공인인증서·보안카드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둘째는 투명성과 공동관리다. 모임통장의 입출금 내역을 회원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서 총무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회비 독촉도 비교적 부드럽게 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셋째는 저축의 재미다. 매일 이자를 받거나 캐릭터와 함께 26주 도전을 수행하는 방식이 소액 저축을 지속하게 만든다는 평가다. 다만 26주적금은 매주 납입액이 늘고, 뒤에 납입한 돈에는 이자가 적용되는 기간이 짧아 최고금리만 보고 예상한 것보다 실제 이자액이 적다고 느낄 수 있다.
넷째는 앱의 과밀화와 장애에 대한 불만이다. 토스 이용자 중에는 금융·광고·이벤트 기능이 한 앱에 많이 들어오면서 화면이 복잡해졌다는 의견이 있었고, 케이뱅크 후기에는 로그인과 접속 오류, 상담 연결 과정에 대한 지적이 나타났다. ‘슈퍼앱’의 확장이 오히려 핵심 은행 기능을 찾기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MZ에서 중장년·시니어로…연령별 특화 금융 가능성
인터넷은행의 다음 경쟁은 단순한 고객 수 확대보다 연령과 생활 방식에 맞춘 금융상품 세분화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MZ세대에는 모임통장, 게임형 적금, 가상자산·증권·쇼핑 플랫폼 연계 상품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와 투자, 저축을 하나의 모바일 플랫폼 안에서 처리하려는 그들의 성향과 맞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에는 목돈을 짧게 운용하는 선이자 예금, 자영업자를 위한 사업자 통장과 세무·정책자금 서비스가 유망하다. 실제 토스뱅크 선이자 예금 가입자의 72.6%가 30∼50대였으며, 카카오뱅크는 2026년 1분기 기준 국내 40대 인구의 80%, 50대의 62%가 이용할 정도로 중장년 고객 기반이 커졌다.
시니어층에서는 큰 글씨와 단순한 화면, 음성 안내, 가족과 함께 확인하는 생활비·회비 통장, 보이스피싱 탐지와 이상거래 알림 등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실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면 상담을 보완하는 원격지원과 디지털 금융교육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의 ‘메기’로 남기 위해서는 금리와 혜택뿐 아니라 앱 안정성, 소비자 설명, 금융사고 예방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 혁신적인 상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경쟁을 넘어 청년·중장년·시니어가 각자의 생활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의 과제다. 금융소비자들은 접근성과 안정성,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에 대처하는 안전성이 보장되기를 원하며 모바일 플랫폼에서 인터넷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 금리와 상품 조건은 2026년 8월 1일 기준이며 시장 상황과 은행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