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아파트 산다! '주식 차익 4.8조'가 부동산으로... '역머니 무브'
역머니 무브 현상으로 아파트 시장 자금 유입 '똘똘한 한 채 '부추기는 언론 보도도 문제
[소비라이프 / 김재희 소비자기자]
주식 시장에서 벌어들인 투자 수익이 대거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이른바 '역머니무브(Reverse Money Move)'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주식 매각 대금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매입하는 핵심 자금줄로 떠오른 것이다.
'머니무브'는 자금이 은행 등 금융권에서 증시나 채권,가상자산을 빠져 나가는 현상인데 반대 개념이다.
지난 6월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주식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해 부동산 매수 자금으로 쓴 규모가 약 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향하던 흐름이 뒤바뀌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는 세력은 올해 아파트 시장의 최대 매수 주체로 떠오른 30대다. 대출 규제로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묶이자, 이들은 그동안 주식과 해외 ETF 등으로 굴리던 자산을 처분해 내 집 마련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식 매각 대금의 절반 이상이 서울 강북권과 경기 화성 동탄 등 15억 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 매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아직도 '똘똘한 한 채'인가? 언론이 부추긴다!
문제는 자산 격차 심화와 부동산 시장의 과열 확산이다. 증시에서 재미를 본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서울 한강변 상급지뿐만 아니라 성북, 구로, 도봉 등 외곽 지역과 수도권 아파트 값까지 도미노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으로 자금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언론도 증시 자금의 부동산 이탈을 부추기는 보도를 하고 있다. 언론의 '주식 팔아 집 샀다'는 단정적 표현은 주식보다 부동산이 더 안전자산이고 현명한 자산 수단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똘똘한 아파트 한채'가 부동산 투자의 상징어로 쓰인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과 한강 벨트에서 고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면 똘똘한 한 채를 가졌다고 말한다.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주택시장이 자산의 최고 선택이며 한국에서 투자는 부동산임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 왔다.
최근 고가 부동산은 보유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가 과중해 세금 압박이 커짐에 따라 보유 부동산의 다각화 대응이 필수가 되고 있다. 쓸만한 현금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서 푸어 시니어가 많아지고, 역모기지론(주택연금)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자산 포트폴리오가 대세다. 부동산 중심 자산 언론 보도는 보도하는 기자들의 자산이 부동산 중심이어서 일정하게 상승 추세를 선호하는 기사화가 많다고 지적되기도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해 주식 차익이나 개인 자산이 부동산 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자금 쏠림이 가계부채 리스크나 실물경제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